영화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 리뷰
청춘은어떤한단어로 정의하기 어렵다.시대의흐름에따라그활력도다르고, 복잡한 관계에 얽혀 방황을 반복하곤 한다. 그렇다면 이시대의 청춘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그들은 'MZ세대' 혹은 '알파세대'라는 이름으로 불리고미디어에 비치는 모습이 전부인 것처럼 보인다. 징징대고 제 권리만 노리며 수동적인 그런 사람. 실제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도편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은부담스럽다. 사회현상의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무차별적인 비난은세대 갈등과 성별갈등으로 뻗어나갈수 있기에, 우리는 서로를 조금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미야케 쇼 감독이 연출한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는 그러한 청춘의 복잡한 내면을 들여다보는 영화로, 영화속의 인물 중 '나'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는삶도, 직장도, 사랑도 스스로 포기했다고 여겨질 정도로팽배한무기력함에 놓여있고, 그는 무책임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주변인물들조차도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표현할 정도로 왠지 모를 벽이 느껴지는 그런 사람이었기 때문에그에 대해 완전히 알기 위해서는 영화를 조금 더 세심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 영화를 볼 때만큼은 편견을 모두 버리고 지금 이 시대의 청춘을 있는 그대로 마주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2020년 개봉했던 이 영화는 2025년 4월 16일 재개봉하여 다시 관객을 만난다.
하코다테의 서점에서 일하는 '나'는 실직 중인 시즈오와 작은 아파트에서 산다. 종종 지각을 하는 '나'는 상사에게 이따금 주의를 받고 동료 직원에게도 핀잔을 듣곤 한다. 그러던 중,'나'와 함께 일하는 사치코와 가까워지면서 '나'와 시즈오가 함께 사는 아파트로 놀러 온다. 세 사람은 힘께 술을 마시고 당구를 치고, 클럽에 다니며 즐거운 시간을 가진다. '나'는 마치 이 시간이, 여름이라는 계절이 영원할 것만 같았다. 하카지노 게임 끝나지않을 것 같은 시간도 조금씩 끝을 보이기시작했다.
매사에 진지카지노 게임 않은 것 같은 모습을 보이던 '나'는하고 싶은 것보다는 하기 싫은 게 많고, 좋아하는 것보다는 싫어하는 것이 더 명확한 사람이다. 그는 직장에서의 소극적인 태도로 인해 주변사람들에게 핀잔을 듣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진중하지도 않고, 성실하지도 않아서 무엇을 하고 싶은 건지 도무지 알 수 없다.사치코와의 관계를 진지하게 이어가고 싶어 하는 것 같으면서도 가볍게 행동하곤 한다. 자신이 상처받지 않으려는 방어기제가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그래서인지 그들의 관계는 아슬아슬한 경계 속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모두 무너질 것처럼 보였다. 누군가는 현실적인 문제를 마주하고 젊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히는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 '나'는 자신의 감정을 뚜렷하게 이야기하지 않는 모습에 그의 속내를 아무도 알지 못했다.그렇다고 해서 그의 모든 것을 부정할 수는 없는 일이었지만, 그렇다고 알지 못하는 그의 마음을 알아맞히는 건 불가능한일이다.
영화에서는 다 보여주지 못한 '나'의 모습이 있었지만 그의 일부는 분명하게 볼 수 있었다. 그래서그가 보여주는 무기력함이나 불성실함은 '자기 자신'을 마주하는 것이 두려워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의 결말에서 보여주었듯, 누가 자신을 잡아주길 바라며 숫자를 세는 모습에서 누군가를 잡으러 달려가는 모습으로 변한 모습에서부터였다.그는두려움을 극복하고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실패할까 봐 시작도 하지 못했던 과거의 자신과는 다르게성공하지 못하더라도 도전하는 모습으로 변화했다.모든것의시작은사랑에서부터시작된다는말이실감되는 순간이었다. 사랑은 그에게 불확실하고 두려운 세상을 마주할 수 있는 용기를 주었고, 그의 일부가 되어 두려움을 극복하는 변화를 일으킨 것이었다.
청춘에게 방향을 알려주는 지도도 물론 필요하지만 길 잃은 시간도 품어주는 온기가 더욱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요즘, 그것과 참 잘어울리는 영화를 만났다. 여러 장면을 통해 그들의 방황이 의미 없다거나 한심하게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의 이야기에 집중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게 되었다.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혹은 게을러서가 아닌 불안에서 비롯된 무기력감으로 인한 것이었다. 단지 용기가 없어서 방황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멈춤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영원히 오지 않을 것 같았던 계절도 오고, 어떤 것도 명확하게 느껴지지 않았던 것들도 명확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지금의 불안은 반드시 겪어야 하는 계절과도 같다. 그리 길지는 않지만 깊게 스며들고, 지나고 나면 문득 나를 자라 있게 한 시간으로 남는다. 그때는 힘들지만 지나고 나면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는 날이 온다. 끊임없이 아프고 흔들리며 단단해지는 법을 배워가는 것이다.
이건 아마 일본의 청년뿐만 아니라 전 세계 청년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더욱 그 기분에 빠져드는 것 같기도 했다. 이 영화는환한 햇빛으로 물든 아침보다는 동이 트기 전 새파란 어둠에 물든 새벽이 더 어울린다.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젊음에 한심함을 느끼며 비웃기보다는, 저 멀리서 조용히 기다려주며 손을 흔들어주는 그런 따뜻한 시선이 담겨 있다. 불확실한 많은 것들 속에서도단 한 가지 명확한 것은 사랑뿐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영화였다.특히 사치코의 시선에서 바라본 세상은 어떤 풍경이었을까. 마치 다른 세상에서 펼쳐지는 것처럼 그 이미지를 상상해 보게 된다. 이 영화의 이야기는끝났지만, 이들의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