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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드레 Apr 24. 2025

엉뚱하고 발칙한 상상을 싣고 나르는 동화 같은 카지노 게임.

영화 <곤돌라 리뷰


바이트 헬머 감독이 연출한 영화 <곤돌라는 2025년 4월 23일 개봉한 작품으로고요한조지아의마을과마을을유일하게외부와이어주는낡은 곤돌라의 모습을 비추고 있다. 거창한 이야기나 극적인 전개는 없지만 감독은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시선으로인간의 복잡하고도 미묘한 세계를 엉뚱하고도 사랑스럽게 풀어낸다. 영화는찰나의 교차점에서 피어나는 감정과, 그 교차가 반복될수록 점점 깊어지는 관계를 그린다. 곤돌라가 교차하며 교류하는 사람들 속감정들이 차분하게 쌓여가고 그들만의 세계가 펼쳐진다. 그 세계에 빠져들게 만드는 그런 묘한 매력이 있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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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의 한 산골 마을. 그곳에는 유일한 교통수단인 곤돌라가 있다. 기존 곤돌라 승무원이 세상을 떠나고, 그 자리를 대신해새로운승무원이바가 새로 채용된다.승무원이 채용되는기준은 간단했다.세 카지노 게임 중 기존복장 사이즈에맞는 사람은 이바였다.그렇게이바는꿈에 그리던 곤돌라 승무원이 되었다. 선배 승무원인 니노와는 처음엔 인사만을 나누었지만 점차 체스를 두고, 곤돌라를 장식하고, 악기를 합주하며 두 사람은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그들의 만남은 오로지 곤돌라가 공중에서 교차할 때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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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돌라는 이 영화에서 다양한 의미로 해석이 된다. 사람을 실어 나르는 운송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주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우선,곤돌라는 외부세계와 연결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하지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돈이 필요했고, 휠체어를 탄 승객은 탑승할 수 없었다. 곤돌라는 언제 고장 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로 운행되었고 무엇보다도 안전해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마을사람들은 유일한 교통수단인 '곤돌라'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영화 초반,이바가 처음 이 마을에 도착했을 때, 사람들이 그녀를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바가 승무원으로서 근무할 때도 마찬가지로 적대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몇 차례 왔다 갔다 하며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이었다. 마을 사람들과의 이야기가 많이 다뤄지지 않아 아쉬웠지만 곤돌라가 이동할 때마다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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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중심 이야기가 되는 건 이바와 니노의 관계다. 두 사람은매번반대편에서일하며 교차하는 그 순간에만 마주할 수 있었다. 그만큼 가까워지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인사를 한다던가, 체스를 둔다던가, 곤돌라를 꾸미며 그에 맞는 옷을 입는다던가, 같은 노래로 합주를 하며 가까워진다. 교차하는 횟수만큼이나.쉽게 가까워질 수 없었기에 더욱 애틋한 마음이 생겨난 것일지도 모르겠다.교차하고 무수히 엇갈렸던 두 사람이 서로를 마주 보고 상대를 위한 마음으로 사랑을 키워나간다. 그들만의 언어가 물리적 거리를 가깝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사장은 여자 승무원들에게 치근덕 대기 일쑤였고 임금은 턱없이 적었던 만큼 두 사람의 동질감도 더해진 것 같다. 그렇게이바는 지루하게 보였던 일상의 소리를 음악처럼 바꾸고, 니노는 이바에게 좋은 하루를 선물하기 위해 마을사람들에게 일상의 소리를 음악으로 들려준다. 서툴게 보였던 악기 연주도, 두 사람의 마음도, 이제 막 시작되는 소녀 소년의 사랑도 조금씩 싹튼다. 이들의 시작도 끝도 명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그들은 저너머의 행복이 아닌 현재의 행복을 마주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영화는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시네마천국 섹션 부문에서 상영되었던 작품이다. 시간이 맞지 않아 보지 못했지만 이 영화가 개봉하면 보리라 다짐했던 작품인 만큼 개봉하자마자 극장을 찾았다.곤돌라라는이름보다는케이블카라는이름에익숙했던나는영화를처음접했을 때, 어떤 영화일지 정말 궁금했다. 설명을 보니 먼발치에서 시작된 호감의 감정이 어떻게 사랑으로 번져가는지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다. 하지만사실 예상했던것과는전혀다르게전개돼 당황하기도 했지만 엉뚱하고 발칙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이 영화에 웃음 짓지 않을 수 없었다.말없이 뽀득뽀득 움직이는설정은찰리 채플린의작품들이 떠올랐고 흐릿흐릿한 화질은 마치 동화처럼 느껴졌다.현실과 허구가 섞여있는 듯한 느낌을 주며비현실적이고도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내었다.


영화에서는 음악 소리나 효과음과 같은 소리를 제외하면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무성영화로 돌아간듯한 설정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소음이 가득한 도시에서 필요한 적막을 가져온 것 같아서 좋았다.말로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시각적으로 명확하게 전달되는 감정선과 이야기의 흐름 덕분에 관객은 그 과정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된다. 침묵의 기능을 매우 잘 활용했다.현실은불편하고 삐걱대지만 그 위에 끼얹어지는엉뚱한 낭만은 오래된 사진처럼 바랬을지언정 결코 낡지 않는다.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지루하다고 놓쳐버렸던 소중한 감정들, 그리고저너머의 행복을 좇느라지금눈앞에있는 행복을 놓치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 영화는 조용히 속삭인다. 우리에게도 동화 같은 일들은 꼭 필요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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