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15 세월호 참사 11주기 자전거 카지노 게임 추천 86km
20250415 세월호 참사 11주기 자전거 카지노 게임 추천
새벽 여섯 시에 일어나 챙겨간 죽과 누룽지 끓인 것으로 식사카지노 게임 추천.
이른 아침에 문자가 왔다. 공룡이었다.
전날 동글이네 찾아줘서 고맙다고. 깊은 병은 몸이 불편한 것보다도 선택하지 않은 외로움이라고 생각한다고. 오랜만에 동글이 우리 보고 행복카지노 게임 추천고. 비가 와서 좋다고 카지노 게임 추천고.
그 정도로 좋아했을 줄은 몰랐다. 전날도 어렴풋이 느꼈지만, 비가 와서 자전거를 타진 못했어도 동글을 방문한 게 순례의 의미나 가치에는 더 맞았다.
7시 반쯤 짐을 챙겨 차를 타고 횡탄정으로 이동했다. 곡성 횡탄정부터 카지노 게임 추천 배알도 수변공원까지는 86km.
8시 반부터 여섯 시간 반 안인 오후 세 시에 도착해야 한다. 거기서 중마터미널까지 9km 정도를 더 가서 오후 네 시 버스를 타야 그날 진도에 갈 수 있다. 하루 두 대 있는 버스 중 그 버스가 막차였다.
우리는 20km 정도마다 있는 인증센터에서만 휴식하기로 하고 자전거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그런데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니키의 전동 자전거가 방전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전날 비를 맞힌 게 실수였다. 무거운 전동 자전거로 모터 없이 오르막을 오르기는 쉽지 않다. 오르막마다 자전거를 끌고 오르기를 반복하던 중 얼마를 더 가자 전기가 작동되었다.
사성암까지 28.7km를 가는 동안 채 떨어지지 않은 벚꽃 가로수가 길 양옆으로 가득했지만, 인도도 갓길도 없는 1차선이라 쉬지 못하고 달렸다. 섬진강물 위 바위에 흑조 한 마리가 고혹적으로 서 있었다. 그 장면은 찍고 싶었지만 멈출 수 없었다.
쉬지 않고 페달을 밟았다. 오른쪽으로 커브를 트는데 왼쪽으로 구례 가는 길이 보였다.
‘자연으로 가는 길 구례입니다’
무지막지하게 밟던 페달을 나도 모르게 멈추고 브레이크를 잡았다. 그 길로 가면 화엄사에 갈 수 있다. 2021년 4월 진도 거쳐 6월 해남부터 걸어온 18번 국도 카지노 게임 추천의 종착점이었던 곳, 2023년 지리산 화대종주의 출발점이었던 곳. 그곳으로 다시 가고 싶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된 건지 그곳에 가면 알 수 있을 듯했다. 어쩌면 그곳이 아니었다면 나는 지금 길 위에 있지 않을지도 몰랐다. 지난 길 위의 외로움과 고독과 갈등과 고통이 몰려오는 듯했다. 그것들이 나를 삼키기 전에 페달을 밟았다. 결자해지(結者解之). 언젠가 그곳에 다시 가서 풀 날이 있으리라.
10시 30분, 구례구역에 도착했다. 곡성에 살 때 자주 지나던 역. 18번 국도의 마지막 7월 도보순례를 함께한 세실을 데려다주며 그 앞에서 해남 백련재 문학의 집에 입주할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아 기뻐하던 곳이었다. 여유 있게 화장실에 들러 다시 출발했다.
오전 11시. 사성암 인증센터에 도착카지노 게임 추천. 30여 km에 두 시간 반 걸린 셈.
인증센터 앞 오섬뜰 농촌체험센터에서 해물 순두부로 이른 점심식사를 카지노 게임 추천. 들깨를 넣은 맛이 순하고 부드러웠다.
11시 50분. 다시 출발. 강을 왼쪽으로 끼고 오른쪽으로 크게 도는데 저 멀리 흰 눈 덮인 지리산 노고단이 보였다. 4월 중순에 눈이라니, 진달래를 보러 오려면 아직 멀었다고 지리산이 말하는 듯카지노 게임 추천.
오후 한 시, 남도대교 앞에 도착했다. 이것저것 사 먹을 수 있는 매점이 있었지만, 보온병에는 식당에서 타 온 믹스커피가 있었다. 간이화장실에 들러 출발했다. 카지노 게임 추천에서 살던 릴리와 스피커폰으로 통화하며 달렸다. 담양에서 만난 그이가 카지노 게임 추천에서 사준 불고기가 종종 생각난다. 그 인연으로 지금의 정착지에 시아와 함께 두 번이나 방문해 준 이. 조심스럽던 공동집필실에서 좋았던 인연이 더 많다.
매화마을까지 가는 길에는 유채밭이 샛노랗게 펼쳐있었다. 어느 순간 코너를 돌면서 절벽 위에 우뚝 선 소나무 한 그루를 보았다. 그것도 정말 사진 찍고 싶었다. 하지만 멈출 수 없었다. 내가 멈추면 뒷사람도 멈출 테고 그건 민폐였다. 물론 뒷사람은 내가 멈춰서 사진 찍는다고 절대로 뭐라고 할 분이 아니었지만, 나는 과거의 아픈 기억 때문에 멈추지 못카지노 게임 추천. 눈치 없이 지체하다 핀잔을 듣거나 버려지는 꼴 다시는 당하고 싶지 않았다.
페달 밟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점점 이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맨 처음 자전거 순례하던 2023년 군산부터 영광까지 자전거 순례 때 고창 갯벌에서 찍지 못했던 풍경도 떠올랐다. 일행이 있을 때 벌어지는 일이었다. 이제 너무 오래 혼자 순례를 하지 않았나 싶었다. 그래서 지난날 누군가 함께해 주길 간절히 기다리던 시기가 지나고 이젠 누군가와 함께하는 게 힘들어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순전히 혼자만의 생각이었다. 식사 후부턴 내 가방도 전동 자전거에 실어서 덕분에 더 편하게 질주하고 있었으니까. 어쩌면 중간에 계속 어긋나는 전화 때문에 풀밭에서 멈췄다가 출발하느라 비척거리다 맥없이 자전거와 함께 옆으로 쓰러진 탓인지도 몰랐다. 마음이 급하니 불필요하게 자꾸 부딪혀 멍이 들고 있었다.
더는 내 감정을 그대로 널뛰게 두지 않기로 했다. 그래서 과감히 정차했다. 그리고 상류와 중류를 찍지 못하고 지나온 섬진강 하류를 찍었다. 잠시나마 강물처럼 평화로웠다. 욕구는 해소해야 한다. 그대로 놔두면 불필요한 스트레스가 생긴다. 누구도 시키지 않은 상황에서 의식적으로 빠져나와야 한다.
2시 22분. 매화마을 도착. 20km 더 가야 있는 배알도 수변공원에 세 시까지 도착은 거의 불가능해졌다.
망덕포구 높이 쌓은 축대에 윤동주의 <별 헤는 밤 시구가 보였다. 윤동주 유고 보존 정병욱 가옥 근처였다. 몇 년 전 공사 중이던 가옥은 새 단장을 하고 해설사도 있었다. 그런데 벌써 오후 세 시가 넘어있었다. 배알도 수변 공원까지 가서 인증하고 중마터미널까지 8.4km를 가서 네 시 버스를 타는 건 불가능카지노 게임 추천. 그래도 정병욱 가옥을 그냥 지나칠 순 없었다. 그곳은 윤동주 시인의 친구 아버님이 아들 친구의 시집을 감춰두셨던 곳.
배알도 수변공원 인증센터는 유인에서 무인으로 바뀌면서찾기가 어려웠다.
4시 20분에 가까스로 인증. 90여 km에 8시간 소요. 식사 시간 제외하면 7시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진도행 버스를 탈 순 없었다.
마침내 광주 현 갤러리에서 세월호 참사 11년 사진전 중이던 꿈터 갤러리 관장님과 통화가 됐다. 나는 중마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진도가 아닌 목포로 가겠다고 했다. 거기서 만나자고. 그런데 관장님이 그러면 너무 늦는다고 카지노 게임 추천으로 태우러 오신다고, 근처 카페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누군가 도와주러 오시는데 감사한 마음보다 미안한 마음이 더 컸다. 목표치를 완벽하게 달성하지 못한 부끄러움에 결국은 민폐를 끼치고 말았다는 미안함이 겹쳐져 마음이 계속 가라앉았다.
오후 6시, 한 시간 반 만에 광주에서 카지노 게임 추천까지 달려온 검은 차에서 관장님이 내렸다.
두 대의 자전거를 실은 차는 지는 해를 정면으로 보며 서쪽으로 안정감 있게 달렸다.
밤 8시 반에 진도군에서 감자탕으로 저녁 식사를 카지노 게임 추천. 그즈음 내 무릎은 빠개질 듯 통증이 심카지노 게임 추천. 휴식 없이 무리해서 페달을 밟은 후유증이었다.
대체 왜?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4월만 되면 도대체 왜?
그곳에 가야 한다는, 그런데 쉽고 편하게 가고 싶지 않다는, 그런 마음이 올해도 팽목항 가는 길을 험난하게 만들었다.
그래도 우리에겐 관지의 하얀 집이 있다. 그곳에 가면 마음 놓고 쉴 수 있었다. 낮은 달이 붉어 무서웠다. 하지만 밤이 깊을수록 높이 오른 달은 원래의 흰 빛을 띠었다. 값비싼 펜션보다 관지의 하얀 집에서 방문 걸어 잠그고 푹 숙면을 취할 수 있었다. 안심이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