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수없이 많고 해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
최재천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 하고 싶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
한 달에 한 번씩 독서다꾸모임 오붓하게의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일단 책이 선정되고 나면 구입을 한다. 물론 대여할 때도 있긴 하지만 대여해서 읽고 난 후에 독서다꾸까지 하고 나면 이 책에 대한 애정이 생겨서 다시 구입의 후속 활동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번 독서다꾸에는 최재천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출간한 ‘하고 싶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선정되었다. 늘 그렇듯 우선 구립도서관에 책 검색을 해 보았는데, 없는 것이다. 약간은 툴툴거리면서 책을 구입했다. 그리고 최재천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도 같이 구입했다. 원작을 먼저 읽어보자는 마음과 함께 내가 늘 하고 있는 이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 대한 최재천 교수님의 담론을 듣고 싶었다.
하고 싶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책이 얇은데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책이 두껍다. 그래서 조금 미뤄두었다. 시간이 촉박해서 우선 책장을 넘겨보았다. 앗. 대화 형식이다. 나는 대화형식을 선호하지 않는데.... 고민하다가 잠깐 덮었다. 그런데 이제 정말 미룰 시간이 없었다. 다시 펼쳤다. 의외로 책이 너무나 잘 읽혔다. 서로 다르지만 같은 가치를 공유한 두 분의 대화는 내가 어느 강연장에 앉아 있는 것 같은 기분을 가져다주었다. 정신없이 읽었다. 동시에 아껴가며 읽었다. 책에 밑줄을 잘 긋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은 읽다 보니 안 그럴 수 없었다. 밑줄도 그어가며 작은 인덱스 포스트잇도 붙여가면 그렇게 읽기 시작했다. 3분의 2 지점 정도 읽었는데 이제 모레면 독서다꾸를 줌으로 나누는 날이다.
아쉬운 마음을 접고 일단 하고 싶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읽었다. 독서다꾸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읽으면서 정말로 이 원작의 핵심가치를 잘 담아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의 시선에서, 고민들을 이렇게 잘 녹여낼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그러면서 최재천 교수님이 말씀하셨던, 내가 밑줄 그었던 그 문장들이 곳곳에 절묘하게 스며들어 있었다.
나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좋았다. 재미있었다. 즐거웠다. '처음부터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좋았다'라고는 할 수 없다. 그보다는 어쩌면 자기 세뇌에 가까웠을 수도 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그렇게 잘하는 학생은 아니었다. 초등학교 때는 어느 정도 중상위권에 머물렀다. 다만 나는 책을 정말 좋아해서 밥 먹으면서도 책을 읽고 방청소하다가도 책을 읽고 걸어가면서도 책을 읽었다. 그렇게 하다 보니 6학년 때는 반에서 5등 안에는 들었다. 하지만 중학생이 되어서는 평균 80점 대에 머무르는 그냥 평범한 성적을 지닌 평범한 아이였다. 영어도 못했고 수학도 못했다. 아주 못했다기보다는 그저 그랬다. 학교에서 요구하는 영어와 수학에 대한 기초가 없었고 이해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적당히 외워서 시험을 봤기 때문이다. 아마 평균 점수를 올려준 것은 사회나 국어, 음악 같은 과목들이었을 것이다.
그러다 중학교 2학년 말 경 마음을 먹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조금씩 하기 시작했고 성적이 의도치 않게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앞으로 최소 몇 년은 더 해야 할 온라인 카지노 게임라면, 그러면 싫은데 마지못해 하는 일에 내 거의 모든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면 얼마나 불행한 인생일까. 이왕 해야 한다면 좋아하기로 했다. 싫은 과목이라도 장점을 찾아서 눈을 크게 떠 보기로 했다. 그렇게 보기 시작하니 수학은 딱딱 맞아떨어지는 정확한 계산의 재미가 눈에 들어왔고 영어는 문장을 외우면서 조금씩 맞추어져 가는 독해로 인한 독서의 즐거움이 느껴졌다. 체육조차 노력하면 되는 종목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순발력, 민첩성 같은 능력이 떨어지는 나에게는 지구력이 있다는 사실을 그때 깨달았다. 단거리 달리기는 느려도 장거리 달리기는 할 수 있었고 줄넘기 쌩쌩이는 못해도 미친 듯이 해 보니 어느 순간 하나씩 건너뛰는 두 번 넘기는 할 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 그럼에도 사회의 경제와 물리는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아 제일 뒤로 미뤄두기는 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좋아하게 되는 것이 너무 많아져 대학 입시 때 전공을 정할 때는 좀 힘들었다. 영문학과와 사학과, 그리고 법학과를 말했더니 조언해 주시는 분들이 모두 난감해하셨다. 세 가지가 완전히 다른 범주에 속해 있다는 것이다. 그때는 몰랐는데 나중에 대학에서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해 보니 왜 난감해하셨는지 비로소 알게 되기도 했다.
그리고 전혀 예상에도 없던 교대를 들어와 방황도 참 많이 했다. 그중에서 영어교육학과를 선택한 것은 그래도 잘한 일이었다. 아쉬운 것은 4학년이 되어서야 영미문학개론을 들은 것이다. 그때 알았다. 아. 나는 문학을 온라인 카지노 게임하고 싶었구나. 그리고 외국어를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구나.
물론 깨달았다고 다 길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교사가 되고 나서도 여전히 이것저것 좋아하는 것을 다 건드려 보았다. 그러면서 고민이 많았다. 다들 한 우물만 파라고 하는데 왜 나는 여기저기 다 파보는 거지? 이 책은 나에게 위로를 주었다.
‘길은 수없이 많아. 자신이 어느 길을 좋아하는지 처음에는 모를 수도 있어. 자신이 좋아하는 길을 착각할 수도 있지. 그렇지만 이 길 저길 다 다녀보면 내가 좋아하는 길이 어딘지 알 수 있단다.’
‘길을 찾아가는 자유를 주면 자기 분야에서 고만고만한 나무가 아니라 큰 나무가 될 수 있지.... 사실 이 길 저 길 가 볼 수 있는 시간은 있단다.’
나는 고3 때 재수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한 해의 시간이라도 늦춰질 수 없다고 생각했다. 나에게는 이 길 저길 가 볼 수 있는 여유가 없다고 여겼던 것이다. 나이 마흔이 넘어서 보니 그것은 정말로 편협한 가치관이었다. 삶의 길고 짧음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고민하고 방황하면서 여기저기 다녀보고 찾아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는 것을 몰랐다. 왜 그렇게 외부의 시선에 매여 있었는지 그때의 내가 좀 안쓰럽기도 하다. 그렇게 겪어 봤기에 또 이런 경험과 가치를 얻었으니 완전한 손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때는 실패해도 실수해도 괜찮다는 말을 들어도 들을 수 없었을 것이다.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이다. 다만 이제는 적어도 내 아이들에게는 괜찮다고, 충분히 기다려 줄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정도는 된다. 아이들에게도 이야기한다. 굳이 대학을 가지 않아도 된다고. 정말 가고 싶으면 졸업한 후 이것저것 경험해 보고 절실할 때 가도 된다고. 단지 대학 입학만을 위해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하며 십 대를 보낸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말이다.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더더욱 읽고 싶은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찾을 수 있도록. 책에도 나와 있듯이 책만큼 정확하고 친절하게 가르쳐 주는 선생님은 없을 테이니. 내가 백 마디 말로 하는 것보다 이 책을 한 권 읽으면서 같이 생각해 보고 써 보고 나눠보고 싶다.
해 보자고. 해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고. You never know until you try. 그렇게 일단 가 보면서 경험해서 쌓아 올리자고. 그리고 그렇게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틀을 쌓아가자고. 그것이 진정한 온라인 카지노 게임라고 말이다.
사실은, 이번 겨울에 몹시 아프고 나서 뭐든지 좀 심드렁했다. 이것은 무엇 때문일까. 번아웃일까. 무기력함이라는 것은 나와는 상관없다고 했는데 그냥 생각하기 싫었다. 지금까지 해 온 관성이 있어서 뭔가를 지속하고는 있었으나 애정과 열의가 딱히 동반되지는 않았다. 그렇게 지금 그대로 있는 것도 필요하다고 여겨서 기다리고는 있었으나 마음이 조급해지는 것은 사실이었다. 보통 이렇게 마음의 채근이 닥치면 움직이려는 동력이 생기는데 그럼에도 시큰둥한 이 상태가 계속되었다. 잠시 움직였다가 돌아가는 형국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나를 돌아본다. 다시 나를 깨운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어디 있었을까 나의 삶의 방향이 어디로 향했을까를 본다.
대학을 일고여덟번 가야 한다는 말이 너무 반가웠다. 나는 계속계속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하고 싶었는데 대학을 이제 와서 또 가고 싶다고 하면 신기한 눈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었고 이상한 눈으로 보는 이들도 퍽 많았다. 나는 기다린다. 아이들을 조금만 더 키우면 될 것 같다. 8년만 더. 그때를 위해 계속 온라인 카지노 게임해야지. 정말 결정적인 순간이 왔을 때 놓치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기나긴 기다림에 조금은 지쳤을지도 모르겠지만 이 아름다운 봄날의 오후. 나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꿈을 키우며 글을 쓴다. 이 또한 과정일 테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