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엽은 살고 뱃살은 늘고
이 나이에도 강약 조절이 어려운,
성질 급한 할머니다.
며칠 전, 카지노 쿠폰 작가가 되었다는 경사(?)로
마치 노벨문학상이라도 받은 양 들떠서
“이제 글 써야지!” 하는 일념 하나로 정신이 없다.
머리꼭지 위엔 말풍선이 둥둥 떠다니고,
글자들은 줄넘기하듯 이리저리 튀어 다닌다.
나는 그걸 잡으려고 하루 종일
글망망 속에서 허우적댄다.
뇌는 거의 탈수기 신세.
최강 코스로 쥐어짜듯 생각을 짜내고,
틈만 나면 냅다 앉아 메모부터 한다.
청소기를 돌리다가도, 밥을 먹다가도,
손녀와 놀다가도, 심지어 화장실에서도!
이젠 ‘앉았다’ 하면 뭔가를 써야
직성이 풀리는 몸이 되어버렸다.
그러다 보니 하루의 움직임은 절반으로 줄고,
그 빈자리를 배가 야무지게 채우고 있다.
불과 일주일 만의 변화다.
다음 단계는 복부비만이요, '글 쓰는 배꼽'이다.
어쩌면 좋담!
전두엽은 반짝이고, 메타인지는 쑥쑥 오르고,
‘나를 살펴주는 글쓰기’라며 뿌듯해했는데
그 속에 이런 뜻밖의 부작용이 숨어 있을 줄이야.
배는 나오고, 멘탈은 바짝 들어가고,
이래저래 내 몸은 글맛에 푹 절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