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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글연글 Apr 28. 2025

소머즈 귀와 불독 남편

은퇴 부부의 동거일기




저질 체력에 예민 덩어리인 나는
'개코'에 이어 귀 또한 '소머즈'급이다.


소머즈가 누구인지 할머니 세대가 아니면 낯설지도 모르겠다.

​나의 어린 시절, '6백만 불의 사나이'라는
주말 외화 시리즈가 있었다.
주말의 즐거움 중 하나였다.


'소머즈'는 그 6백만 불의 사나이 여자친구다.
6백만 불의 사나이는 천리안의 눈을 가졌지만,
소머스는 뛰어난 청력을 지녔다.

​내가 '소머즈' 정도의 청력은 아니지만
그만큼 소리에도 민감하다는 '묵은'비유이다.

​소리를 잘 듣는 장점이라면
카지노 게임 추천이 미처 꽉 잠그지 않은 세면대 물소리라든가, 언더싱크 정수기의 꼭지에서 졸졸 흐르는 물소리를 잘 잡아낸다는 것.

​집안에서 갑자기 발생하는 사고음 같은 것도 귀신같이 찾아낸다는것.

예를 들어,
욕실에 흡착 고무판 걸이에 걸어 둔 카지노 게임 추천의 면도기가 떨어지는 소리,

베란다에 세워 둔 양동이가 넘어지는 소리,
오래된 멀티탭에서 나는 아주 작은 진동음 같은 것들 말이다.

덕분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세상사 모든 것이 순작용만 있지는 않겠지.
소리에 민감한 탓에 피곤할 때도 많다.

​위층의 쿵쿵거리는 발망치 소리를 견디기 힘들어
나는 아파트 최상층을 선호한다.


예전에는 꼭대기 층은 '더워요, 추워요, 높아요' 하며 불호가 많았겠지만

요즘처럼 생활의 편의를 도와주는 전자제품이 발달한 시대에는,

더우면 에어컨 좀 더 틀고
추우면 난방 좀 더 돌리고


그에 따른 보상으로 조용하고 쾌적한 공간을 돌려받게 된다.

​높아진 높이만큼, 가시 범위가 넓어진 뷰는덤이다.

집 앞 공원의 사계절을 눈으로 느끼고,
사람들의 다양한 움직임을 바라보며
나의 동력의 자극을 얻기도 한다.

​이렇듯 생활 속 불편함은
적극적으로 해결방법을 찾아나가면 된다.

​하지만, 언제나 문제는 '내 의지로 안 되는 부분'이다.

부부의 ​소리이슈에서 빠질 수 없는 하나가

'코 고는 소리'일 것이다.


얼마 전의 이야기다.

카지노 게임 추천은 은퇴하고는 술도 끊고 체중도 좀 줄여서
예전보다 코 고는 소리가 많이 작아졌다.

그래도 "피~이잉, 푸르르르"가 시작이 되면
잠결에도 나는 머리 위 벽을 콩콩 친다.(석고보드라 소리가 잘 난다)


소리를 듣고 카지노 게임 추천은 고개를 틀어 잠시 잠잠해진다.
얼마쯤 지나 다시 시작되면 나는 또 "콩콩".
몇 번을 반복하다 보면 아침이 온다.

​오늘 아침에 깨어나,침대에서 뭉그적거리고 있는데
카지노 게임 추천이 툭 한마디 던졌다.

​"너도 코 골더라."

​헉! 나도 나이가 들었나 보다.
잠자는 숲 속의 공주처럼곱게자는 줄 알았는데...
(하긴 지난번에 놀러 온 여동생도 나한테 얘기했었네)

이어 카지노 게임 추천이 나지막이 혼잣말처럼덧붙인다.

​"근데 나는 너처럼 벽 안 두드리고 그냥 참았어 "

​풋!그 말에 웃음이 터졌다.

​이게 얼마 만에 보는 소년스러운카지노 게임 추천의 모습인지,
귀여운 감동까지 밀려왔다.

​맞다.
예전에는 이렇게 착하고 보드라운카지노 게임 추천이었는데.

​언제부터 '불독'얼굴에 '버럭이'카지노 게임 추천으로 변해갔을까.


나 또한, 카지노 게임 추천이 "바가지는 긁을 수 있겠냐"걱정하던 온실의 화초였는데
무엇이 나를까탈스러운할머니로 만들었을까.

지나 온 삶의 뒤안길에서
우리는먹고사는것이 힘들어지쳐서
세월 속에 야금야금 변해갔을까.

서로의 예전 모습은 기억조차 희미하고,

이제는 툭탁거릴때마다 서로에게


"네가 버럭 거리니까 나도 배워서 그러지!"


"그래그래. 니 팔뚝 굵다. 그럼 쌤쌤이네!"


​유치 찬란하게 초등학생처럼 싸우기도 했다.

늘 버럭거리기만 하는 카지노 게임 추천이미워서,

하루속히 카지노 게임 추천에게 여성 호르몬이찾아

(나이 들면 호르몬이 바뀐다고 하니)


남자 모습을 한 아줌마라도 좋으니

소통되친구로바뀌었으면 하는

엉뚱한 바람도 품고 있었다.


그런데 며칠전,

예전의 카지노 게임 추천 모습을살짝 보고 나니
손이라도 잡아주고 싶을 만큼 반가운아침이었다.
(아참참! 카지노 게임 추천은 코파는 버릇이 있으니 손은 잡지 말자)


이제 함께 짊어졌던 숙제도 다 끝났다.
남은 건, 빠르게 저무는 시간뿐이다.


예전의 카지노 게임 추천으로 완전히되돌아오기어렵다면,

더 자주 예전의 카지노 게임 추천이 찾아와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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