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운동과 같아서 매일 한 문장이라도 쓰는 근육을 기르는 게 중요하답니다. 오늘 떠오른 문장을 기록하고 한 편의 글로 완성해 보세요.'
브런치에서위와 같은[글 발행 안내] 알림이 와 있었다. 글을 발행하지 않은 채 2주째가 되면 어김없이 이런 알림이 오는 걸 보면 브런치엔 글 발행을 않고 있는 게으른(?) 브런치 작가들을 독려하는 자동화 시스템이 되어 있는 모양이다. 독촉장을 받고도 태연할 배포는 없는지라 노트북을 켰다. 글을 못 쓰고 있는 까닭에 대한 변명이라도 써야겠구나, 하며.
아이의 수시 광탈을 겪고 멘털을 붙들기 위해 12월에<수시 광탈이어도 멘탈은 붙듭니다라는글을 썼지만 그랬다고 멘털 관리가 절로 될 리가.학종(학생부종합)세특(세부특기사항)이 1등 급감이라며 우리의 기대를 한껏 높여준 무료 카지노 게임 컨설턴트를 원망해 봐야 아무 소용없는 일이었지만, 과녁을 못 찾은 원망의 화살은 어디든 꽂힐 기세였다. 그래도 가장 힘든 사람은 당사자일것이므로 어떻게든 내 멘털은 붙들고 있었는데,그것마저 흔들린 것은 아이의 정시 지원마저 끝내 무산되고 만 뒤였다.
딸의 성향상 현실 생활에 발을 붙이는 게 나을 듯해서 대학이 성에 안 차더라도우선진학하고 후일을 도모하는 것무료 카지노 게임딸과 약속이 되어 있었다. 공부도 재능의 한 가지일 뿐이므로 어서 이 무료 카지노 게임 지옥에서 벗어나 딸이 가진 다른 재능을 현실 생활 속에서 펼치며 그동안 뭉개졌던 자존감을 회복하길 바랐다.
그런데, 추합(추가 합격) 마지막 날, 끝내 추가 합격을 알리는 전화를 받지 못한 채 아이의 무료 카지노 게임가 끝나자 어찌해야 좋을지 판단이 흐려졌다.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정시 원서 상담을 해주셨던 컨설턴트께전화를 걸어 상황을 전하고 혹시 뭔가 더 할 수 있는 게 남았는지여쭤 보았다.별 수가 없을 것임은 예감했지만,아이의 상황을 전하고서'무료 카지노 게임 전문가'라는 사람에게 듣고 싶은 말이 최소한,
"저도 순간, 아찔하네요"
는 아니었다.
화가 났다. 뭐 하시는 거냐고 따지고 싶었다. 우리 집은 재수할생각이없으니 정시 원서 세 장 중 한 장은 '매우 안정'으로 쓰고 싶다는 우리를 말린 건 당신이지 않냐고 울부짖고 싶었다. 결국아무것도하지 못하고 "네, 감사했습니다"로 대화를 끝내고 말았지만.
딸의무료 카지노 게임를위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움이라고 생각했던 일이 오히려 독이 되었나, 싶어 한동안 자책감에 시달렸다. 정시 원서 세 곳 중 '적정'으로 쓴 곳은 꼭 붙을 거라던 전문가의 말을 맹신했던 내가 바보 천치 같았다. 될 거라고, 차분히 추합을 기다려 보자고 딸의 불안을 임시방편으로 겨우 다독이는 것밖에 할 줄 몰랐던 내가 도대체 엄마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 너무 괴로웠다.
무료 카지노 게임판은 아무도 모른다고,운도 따르는 것이니 자책 말라는 친구들의 위로도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글쓰기는커녕, 매일 온라인에 인증하던 매일 필사, 그토록 즐기던 캘리그래피도 도무지 손에 잡히지 않았다. 때로는 걷고 때로는 달려온 지난했던 12년의 초중고 학교 생활의 무참한 결과 앞에서 딸이 느낄실망과 좌절감에 나도휘청이고 있었다.
그런데, 무슨 일이든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라고 하지 않았나. 정신을 차리고 알아보니,전문 컨설턴트도 해주지 못한 마지막 기회가 남아 있었다. 수시나 정시를 무난히마친 수험생이나 수험생 부모는 알지 못하는 마지막 무료 카지노 게임의 좁은 문 하나. '미충원 학과를 대상무료 카지노 게임한추가 모집'이 남아 있었던 것이다.모든 대학의 모든 학과에서 진행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이것은 오로지 해당 수험생 가정이 개별적으로 알아보아야 한다.
원서를 접수하는 유웨이어플라이에서 딸과 이틀 동안 미친 듯이 추가 모집 대학과 학과를 훑었다(우리나라에대학이 이렇게나 많다니!). 군데군데 겨우 1, 2명 추가로 모집하니 수도권 대학 학과는 수 백 대 1의 경쟁률이다. 수도권 가까운 지방대학은오로지 딸이 끌려하는 학과만을 골라 몇 군데 원서를 넣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렸다. 이렇게 인간이 가장 나약해지는 순간을 위해 종교가 만들어진거,라는 생각을 하며.
결과는어땠을까?
무료 카지노 게임의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맛본 딸은수도권과 비교적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대학 2곳에서 그토록 목마르게 기다리던 합격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라 쓴 수시 6장(전적으로 다 따른 것은 아니었지만), 정시 3장(수시 광탈에 크게 대여 전적으로 따랐던)이 아니라 딸과 내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마지막으로 접수한 곳에서 겨우 합격 소식을 듣게 되다니... 딸의 무료 카지노 게임가 이런 식으로 결실(!)을 맺고 보니 한편 다행이면서도 그리 허탈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딸이 무료 카지노 게임의 토네이도에서 완전히 놓여난건 아니다. 스스로택한 과라 할지라도고교 3년 동안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대학과 학과에 진학하게 되다 보니 후폭풍도 만만찮다.
학교에 등록은 하지만재수 공부 위주로 생활하겠다느니, 1학기만 다니고 집으로 돌아와 반수에 돌입하겠다느니, 어차피 졸업하지 않을 학교니 아예 정을 주지 않겠다느니... 아무래도 딸에게 꽃피는 춘삼월, 낭만 가득한 대학 생활은 요원해 보인다.
처음으로 부모를 떠나 낯선 환경에서 오롯이 홀로 자신을 돌보는 시간은 누구에게든 시련이자 도전일 것이다. 당장은 쉽지 않겠지만, 딸은 현실에 발을 딛고 차근차근 나아갈 방법을 찾아갈 것이다.부인하고 싶고 피하고 싶은 현실일지라도 맞닥뜨리는 과정에서 또 다른 배움을얻길바란다.
정리는 잼병인 줄 알았던 딸이 혼자 있기 일주일 만에 깔끔쟁이가 되었단다. 자신을 돌봐줄 사람이 없다는 것을 자각할 때, 비로소 우린 스스로를 돌보게 되는가.
"엄빠 보고 시풍데."
딸의 애교를 톡으로 보는 지금, 딸의 빈 방이 유난히 휑하다. 아이가 서서히 홀로 서는 연습에적응하길 바라며 이제 나도 한동안 흔들렸던 제페이스를 다시 찾아야겠다.
언제나엄빠도 우리 딸, 보고 시풍데.
딸,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