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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간비행 Mar 28. 2025

카지노 게임이 가르쳐준 삶

루이의 시간(13)

나의 반려견이었던 루이에 관한 연재를 어떻게 끝내야 할지 몰라 미루고 또 미뤘다.

하지만 이제는 어떻게든 마무리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이러한 결심은 방금 전 꿈에서 만난 루이의 모습 때문이다. 꿈속의 루이는 생전의 마지막 모습처럼 힘없고 텅 빈 눈카지노 게임 힘겨워했다. 그 여름, 마지막 며칠 동안 그랬듯이 내 품에 안겨 힘든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나는 여전히 그 마지막 모습을 붙잡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내 기억 속의 루이는 행복하지 못하다.





책에서 답을 찾다

반려견 루이를 떠나보내고 나는 줄곧 '카지노 게임'을 생각했다.

아니, 그보다 먼저. 루이의 삶이 끝을 향해 흘러가던 2년여의 시간이 시작이었다. 이전에는 한 번도 크게 의식하지 않았던 '카지노 게임'에 대한 복잡한 감정이, 그 무렵부터 마음 깊숙이 달라붙어 있었다. 어떤 삶을 살건, 위대하거나 하찮거나, 애쓰거나 말거나, 모든 존재는 '카지노 게임'으로써 그 삶을 끝맺는다는 것. '카지노 게임'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고, 저항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우리 모두에게 공평하다 해야 하나. 카지노 게임 이후에는 뭐가 있을까. 생각하곤 했다. 굳이 살아야 하나. 고민했다.


나는 카지노 게임에 관한 책들을 읽었다. 사후세계에 대해 조사를 하기도 하고, 반려견을 떠나보낸 사람들을 위한 에세이도 여러 권 찾아 읽었다. 책 속의 많은 이야기들에 공감하거나 위로받기도 했지만, 사실 책을 덮으면 자세한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 이야기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메시지는 이것이다.


바로 지금 여기. 삶에 집중해야 한다


카지노 게임에 대한 두려움과 슬픔은 더 이상 '삶'을 경험할 기회를 잃기 때문이다. 더 함께 할 수도 있었는데. 더 사랑할 수도 있었는데. 더 행복할 수도 있었는데. 카지노 게임 이후에는 더 배우고 시도하고 웃을 수 없다는 것. 그래서 충분히 '삶'을 만끽하지 못한 채 카지노 게임을 맞이하게 된다면 회탄만 남을 것이다.





충분한 애도

그동안 참 많이도 울었다. 아침마다 유골함을 끌어안고 울고, 냉장고 자석이나 티비장 선반 등 집안 곳곳에 놓인 루이 사진과 마주칠 때마다 울었다. 어떤 사람은 빨리 잊을 수 있도록 루이 물건을 치우라고 내게 조언했다. 그러나 나는 차마 그럴 수 없었고, 느닷없이 몰아닥치는 슬픔을 피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이런 나의 선택은 전문가들이 말하는 '애도'라는 노동인 셈이었다.

프로이트는 애도를 '상실한 대상에게 투자했던 리비도를 철회하는 과정'으로 설명했다. 그에 의하면 의미 있는 대상을 상실했을 때, 우리는 상실한 대상에 대한 애착을 거두어들이지 못하기 때문에 괴로운 것이다. 리비도의 철회는 역설적이게도, 부재하는 대상을 기억하고 추모하며 감정을 표출하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상실의 슬픔을 눈물로, 말과 글로써 표현하는 것은 애도의 한 방식이기도 하다. 나에게는 혼자서 마음껏 목놓아 울 수 있는 공간이 있었고, 루이를 함께 기억하고 얘기할 가족이 있었다. 그리고 한편으로 이렇게 독백처럼 글을 써댔다.






전문의 도움

밤에 쉽게 잠들지 못해 해 뜰 때까지 뒤척일 때가 많았다.

'어차피..', '그래도..', '그래봤자..', '하지만..' 마구 떠오르는 생각들은 제멋대로 흘러갔다. 대체로 어둡고 무거운 방향카지노 게임. 나의 감정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았는데, 그 롤러코스터가 바닷속에 깊게 잠겨 있어서 아무리 높이 올라가도 수면 밑에 있는 것처럼. 우울했다. 아무 의지도 목적도 없이 한동안 그저 시간에 끌려가며 살았다.


더 제대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갑자기 벌떡 일어나기도 하지만, 이내 습관처럼 다시 웅크렸다. 모든 게 귀찮았다. 사람들과의 만남을 피하고, 일을 미루기 일쑤였다. 집에서 밥을 해 먹은 지는 까마득하고, 되는대로 먹고 아무렇게나 입었다. 좋은 곳에 가서 멋진 풍경을 봐도 웃지 않았다. 나로 인해 내 가족의 일상은 이미 망가졌다는 걸 느꼈을 즈음, 혼자 힘카지노 게임는 나아지기 어렵다는 것도 깨달았다.


그래서 지난 1년간, 나는 전문의의 진료를 받았다.

2주에서 4주 간격카지노 게임 모니터링하며 처방약을 조절했고, 우울과 무력감을 컨트롤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누군가 '지금은 괜찮냐'라고 묻는다면 자신 있게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다.

여전히 루이를 떠올리면 이따금 눈물이 차오른다. 어떤 날은 이렇게 새벽에 일어나 글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이별이 두려워 개와 친구가 되기를 주저하는 인간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나는 반려견을 가족으로 맞았던 그 선택을 결코 후회하지 않노라고 말하고 싶다. 나는 동물 덕분에 인간다움을 고민할 수 있었고, 카지노 게임을 통해 삶을 배웠다. 그리고 참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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