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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티콘 Apr 24. 2025

무료 카지노 게임 주인이 갖춰야할 덕목,
‘총체적 시각’

서점 주인은 책을 읽어야 할까, 읽지 말아야 할까? 물론 팔려는 책이 새 책이라면 읽은 표시가 남고 그 책은 고객에게 새 책이 아니라 중고서적처럼 보일 것이기에 삼가야 할 일이다. 그렇다면 중고무료 카지노 게임의 주인은 책을 읽어도 되는 것인가? 이미 누군가의 손때가 묻었다는 전제가 있는 책이니 읽어도 별로 표시가 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서점 주인이 책을 읽은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가 너무 독서광이어서 책을 읽으려는 욕구를 주체할 수 없다면 적어도 책의 내용에 깊이 빠져드는 상황만큼은 피해야 한다. 책 속에 코를 들이미는 사람은 서점 주인으로 글러먹은 사람이다. 그는 서점 주인이라면 반드시 갖춰야 할 덕목인 “책의 개별성을 넘어 그 책이 다른 책들과 맺는 관계”를 간파하는 ‘총체적 시각’을 갖출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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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의 저자 피에르 바야르가 제시한 이 개념을 서점 주인에게 적용해보면 이렇다. 서점에는 수많은 책들이 존재하고 거쳐 나가는 책들의 수도 무시할 수 없다. 서점 주인이 그 많은 책들을 하나씩 읽어나간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뿐더러 자신에게 직접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책들은 읽어도 기억에 남는다는 보장이 없다. 서점 주인은 서점 내의 책들뿐만 아니라 쏟아져 들어오는 신간들을 통제해야만 하다. 서점 주인에게는 감동적이거나 교훈을 주는 명작보다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카탈로그가 오히려 훌륭한 읽을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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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름 작가의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에서 서점 주인 영주는 자신이 재미있게 읽었던 책을 손님에게 추천했다가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그녀는 ‘40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남자 손님’이 좋은 책을 추천해달라는 말에 그녀가 ‘다섯 번도 넘게 읽은’ J. D.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녀가 읽으면서 느꼈던 감상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손님에게서 돌아온 질문은 “그런데, 그 책이 저한테도 재미있을까요?”였다. 그녀는 서점 주인이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무작정 손님에게 들이미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그녀가 읽었던 책에 대한 기억보다 읽지 않은 책들의 관계를 꿰뚫고 있었다면 손님이 무슨 책을 원하는지를 바로 알아챌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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빔 벤더스 감독의 영화 〈퍼펙트 데이즈〉에는 총체적 시각에 아주 뛰어난 서점 주인이 등장한다. 이누야마 이누코가 연기한 중고 서점의 여자 주인이다. 주인공 히라야마는 주말이면 책을 사러 중고무료 카지노 게임에 들른다. 히라야마가 고다 아야의 수필집 『나무』를 계산대로 가져오자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고다 아야, 너무 저평가됐죠? 같은 단어도 이분이 쓰면 완전 느낌이 다르다니까.”

그녀는 책의 내용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는다. 단지 책 홍보 카탈로그에 나올 법한 이야기를 하며 손님에게 흥미를 일깨운다. 히라야마가 고른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11』에 대해서는 “퍼트리샤 하이스미스는 불안한 감정을 참 잘 묘사해요. 덕분에 공포와 불안이 다르다는 걸 알았다니까.”라고 촌평한다. 그녀가 『11』을 읽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그녀는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작품 세계를 통찰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몰리의 『유령서점』에서 서점 주인 미플린은 이렇게 이야기 한다.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은 책들에 둘러싸여 있지만 전부 읽을 수는 없기 때문에 이것을 조금 들여다보고, 저것을 잠깐 읽어보는 식으로 책을 읽게 되지. 머릿속은 점차로 표류물들의 집합소, 얄팍한 의견, 수천의 어중간한 지식들로 가득차서 거의 무의식중에 대중의 수요를 척도로 문학을 평가하게 되기 시작하지.”

미플린이 말한 이 이야기가 ‘총체적 시각’에 대한 생생한 묘사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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