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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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혁이창 Jan 31. 2025

내카지노 게임 뭐하고 놀까?

어떻게 살아야 카지노 게임 가에 대한 정답은 없었다. 그런데 나는 늘 누군가는 그 정답을 알고 있을 것이라 믿고 그것을 찾아 평생을 지냈다. 삶은 너무나도 다양한 조건 위에 서 있고 그 안에서 옳고 그름을, 맞고 틀림을 나누기가 어렵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누군가는 내가 사는 삶을 목표로 사는 수도 있을 텐데. 나는 또다시 다른 누군가의 삶을 목표로 하여 살고자 했다. 상대적이다. 모든 것이 상대적이다. 더 좋거나 더 나쁨을 구분하기 위해서는 늘 비교할 무언가가 필요했다. 나는 비교라는 틀에서 벗어나 나를 들여다보기보다 이미 있는 외부의 선택지를 택해버리기 쉽도록, 늘 연약해졌다.


진짜로 살아보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카지노 게임 남들과의 비교가 아닌,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를 정하는 것뿐이다. 허나 연약하게도 이걸 정하는 와중에 또 비교를 하려는 마음이 불쑥 서버린다. 다행히도 이제는 그 마음이 서는 것을 가만히 관찰할 수 있기에 이미 서버린 그 마음을 집어내 툭 내려 놓는다. 이 길지 않은 삶에서 다른 누군가의 인정을 위해 살다가고 싶지 않다면, 그저 얼마나 잘 놀다 갔는지를 기준으로 잡아야겠는 다짐을 가져 본다.


잘 놀았다는 건 어떤 걸까. 구정 연휴에 만난 8살 배기 조카를 떠올려 본다. 무엇이 되고 싶어서 하는 카지노 게임 하나 없어 보이고 그저 무엇을 하고 싶어 보였다. 이리저리 뛰었다가 누웠다가 힘이 축 빠질 때까지 움직인다. 엄마가 차려준 밥상을 먹는다.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워터파크다. 타고 싶은 워터슬라이드를 골라서 타고 싶은 만큼 탄다. 사람이 많으면 물안경을 뒤집어쓰고 물속으로 들어간다. 저녁을 먹으러 가는 길에 눈이 내리자 주저앉아 눈을 뭉쳐본다. 옷이 젖는 것은 안중에 없다. 발을 눈 속으로 푹 담가 본다. 숙소로 돌아와 하고 싶었던 보드게임을 펼쳐 놓는다. 바람직한 일이나 해야만 하는 일, 좋아 보이는 일에는 안중 따위 없다. 하루종일 놀다가 지쳐 눈이 스르르 감긴다. 옆에 있던 아빠가 물어본다. “내카지노 게임 뭐 하고 놀까?”


목적은 없다. 카지노 게임 행위 그 자체가 목적이다. 어떤 목적을 위한 행위가 아니라, 행위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하루를 나도 보내고 싶다. 그 하루하루가 켜켜이 쌓여 나의 삶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생각지도 못하게 어느 날 아침 눈을 뜨지 못한다 하더라도, 나는 아쉽지 않고 싶다. 쉽게 연약해지는 마음을 잡아보려 이 글도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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