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태기에 온 신선한 활력
새벽 알람을 듣고 휴대폰을 확인하였는데 브런치 알림이 떠 있었다. 어제 오랜만에 글을 올려 누군가로부터 ‘좋아요’나 ‘댓글’ 알림인가 싶었는데 예상과 달랐다.
‘출간·기고’ 목적으로 무료 카지노 게임 알림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이메일을 확인하래서 얼른 네이버 메일을 들어가 봤다.
메일의 출처는 모 플랫폼 사업팀이었는데 내용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플랫폼을 통한 마케팅 전략을 내 글과 접목시키고 싶다는 것이었다. 말은 거창하였지만 결국 자기네 플랫폼에 글을 올려달라는 뜻이었다. 브런치에 올릴 거면 우리 플랫폼에도 올려달라~는 것으로 이해하였다.
그 플랫폼이 무엇인지 하단에 url로 남겨져 있어 바로 클릭하였다. 브런치와는 비슷하지만 다국어로 브런치처럼 ‘북’ 형태로 발간할 수 있고, 대상 독자는 전 세계였다. 그러한 면에서 브런치와 차별화가 있어 보였다.
요즘 유튜브, 틱톡 등 숏츠나 영상을 만들 때 여러 국가의 언어로 번역하여 만든다는 건 알고 있었다. AI를 활용하거나 더 매끄러운 번역을 위해 언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등. 영상에 쓰이는 자막도 이미 번역되어 송출시키고 있는데 글이나 책은 말할 것도 없다. 이미 해외 저명한 작가의 책을 읽을 수 있지만 온라인에 올리는 글까지도(유명하지 않은 일반인들의 글도) 좀 더 유연하게 널리 볼 수 있게끔 만들어 준다는 취지에서는 충분히 나올만한 플랫폼이었다.
이따금씩 일상과 자기반성적 글을 올리고 있고, 하고 있는 명리 연구와 상담에 관한 글을 쓰고 있지만 글을 전문으로 쓰고 있지 않기에 이런 무료 카지노 게임이 솔깃하면서도 부담스럽긴 하다. 나 말고 다른 많은 분들에게도 무료 카지노 게임이 갔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그냥 평범한 무료 카지노 게임으로 받아들이면서도, 적어도 내 글을 읽고 보내준 거라는 생각에 감사한 마음도 들었다.
요즘 그야말로 ‘글태기‘를 겪고 있는 중이다. 새해가 되면서 분기마다 참여하고 있는 매일 글쓰기 모임을 잠시 중단하였다. 매일 글을 쓰는 것은 좋지만 하루에 한 편은 써야 한다는(쓰든 말든 자유지만 내 마음이) 부담감에 정작 쓰고 싶은 글을 쓰지 않고 일기 쓰듯 하루를 기록하는 것으로 합리화하여 글쓰기를 대체하는 것 같았다. 매일의 일상 기록도 의미 있는 행위이나 쓰기로 한 글과의 약속을 어기고 어영부영 타협하는 기분이었다. 요즘은 쓰고 싶은 글, 써야 할 글을 뒤로 미루지 않기 위해 글에 대해 고민하고 있지만 여전히. 막상. 쓰려고 책상에 앉으면 이마저도 쉽지 않다. 꾸준히 글을 쓰고 책을 내시는 작가님들을 보면 실로 대단하다는 생각만 들어 몇 줄 타이핑하다가 노트북을 접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런 와중에 이런 제안 메일을 받으면 그래도 읽어주고 제안해 주는 것에 감사하여 글쓰기에 활력을 얻는 것 같다. 답 메일을 하면 줌으로 협력 방안을 설명해 주신다고 하니 답신을 보내고 얌전히 기다려 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