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용인의 한 가정집에서 하루를 묵었다. 최근 들어 카지노 게임이의 편도 쪽이 심상치 않아 동네에서 이 병원, 저 병원, 심지어 대학병원까지 진료를 받았다. 아픔에도 불구하고 진료 때마다 별다른 소견이 없어 결국 위내시경을 받기로 하였다. 그런데 카지노 게임은 동 대학병원에서 하지 않고 다른 병원을 '고집'하였다. '내시경'에 대해 과민한 그이는 시설 좋고 기계도 신식인 곳에서 검진을 받고 싶어 했다. 그래서 택한 병원은 용인 세브란스. 그이는 어제 오후에 나를 용인으로 데려왔고, 나는 끌려왔다.
하루만 묵고 아침 일찍 그이가 나가야 하기 때문에(건강 검진까지 따라가는 걸 바라진 않았겠지?) 적당한 모텔을 잡으려고 했다. 그런데 요즘 에어비앤비로 가정집 숙소를 탐방하는 게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되었다. 숙박업소는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기도 하고 특히 꿈자리가 예사롭지 않아.. 카지노 게임에게 좁아도 좋으니 따듯한 느낌이 드는 가정집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착하고 보니 좁지만 있을 건 다 있는 원룸형 집이었다. 에어비앤비의 장점은 따로 체크인을 하지 않고 비밀번호만 받아서 들어가면 되는 점이다. 하나하나 안내사항을 듣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되었다. (어차피 호텔 가도 부대시설을 전혀 이용하지 않기에;) 그냥 몸만 들어가도 되는 거고 왜인지 모르게 터치받지 않은 느낌이 좋아 이런 에어비앤비를 선호하는 것 같다.
찬찬히 집을 둘러보았다. 아기자기하면서 감성을 담아내려는 주인장의 노력이 보였다. 입구서부터 오른편엔 부엌, 왼편엔 화장실, 그 사이 통로를 지나면 큰 창이 나타났다. 그 창 덕분에 좁은 집이 넓어 보였다. 창 앞에는 원목형 침대, 그 양옆엔 협탁, 중앙엔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 그 위에 스탠드와 철이 지났지만 감성을 돋워주는 미니 트리, 군데군데 자리한 작은 협탁들, 그 위 식물, 조명, 인형, 커피 머신 등이 따듯한 느낌을 보태었다. 주방기기는 밥솥, 전자레인지, 토스트기, 전기 포트, 차고 넘치는 식기류, 냉장고에는 생수 3병까지, 집주인의 센스가 엿보였다.
아침 8시 50분부터 검진 시작이라던 그이는 8시 좀 안 되는 시각에 집을 나섰다. 가서 문진표를 작성해야 한다나. 일찍 나가준 덕분에 나도 제 할 일을 하면 된다. 돌체구스토로 커피를 내리고 요즘 쓰고 있는 불렛저널 다이어리에 오늘과 이번 주 상담 스케줄을 확인한다. 공부 시간 빼놓고, 사이 시간에 독서와 글 쓸 시간이 있는지 체크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낯설지만 또 혼자 있어 카지노 게임한 하루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