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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심온 Apr 04. 2025

시칠리아 여행 402

성 루시아의 매장

시라쿠사를 수호하는 성인이 세인트 루치아다. 우리가 노래 부르는 그 산타루치아 말이다. 그래서인지 시라쿠사에는 루치아라고 이름 붙은 교회가 한두 개가 아니다. 시라쿠사 대카지노 가입 쿠폰도 파사드 왼쪽에 크게 세인트 루치아라고 적혀있다. 대카지노 가입 쿠폰 안에 루치아를 위한 예배당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대카지노 가입 쿠폰 광장에서 바닷가 쪽으로 산타 루치아 알라 바디아 카지노 가입 쿠폰이 있다. 이곳은 카라바조 그림과 함께 아침 9시부터 12시까지, 그리고 오후 4시 반부터 7시까지 문을 연다는 공지가 붙어있다. 시라쿠사에 도착하는 날, 도시의 이곳저곳을 살펴보면서 이 공지를 보고 다음날 시간 맞춰서 오리라 계획한다. 시라쿠사에 도착한 이튿날은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강우량이 적은 오전을 택해 다시 카라바조 그림이 있는 카지노 가입 쿠폰을 찾았으나 카지노 가입 쿠폰은 문이 닫혀있다. 11시에 오픈한다는 또 다른 정보가 있어서, 파피루스 나무와 백조들이 노니는 아레투사의 샘을 거쳐마니아체 성채를 먼저 걷는다. 유명하다는 보르데리샌드위치집에 도착하니 비가 억수같이 쏟아진다. 점심을 먹으면서 비를 피한지 한 시간쯤 지났을까, 비가 잦아들어 우리는 다시 한번 대카지노 가입 쿠폰 쪽으로 발길을 향한다. 우비를 입은 채 카지노 가입 쿠폰 앞에서 기다리지만 카지노 가입 쿠폰의 문은 열릴 기미가 없다. 카지노 가입 쿠폰 앞 젤라토 가게도 불을 끄고 오늘 장사를 접는다. 비도 오고 카지노 가입 쿠폰도 열리지 않는 날 절라또가 팔리겠는가? 그냥 포기하기에는미련이 남아 카지노 가입 쿠폰 주변에 있는 남자에게 몇 시에 문을 여느냐, 여기 카라바조 그림이 있는 게 맞느냐고 물었더니, 비가 와서 오늘은 카지노 가입 쿠폰 문을 열지 않고, 카라바조의 그림은 또 다른 성루치아 카지노 가입 쿠폰에 있단다.키라바조 그림을 두고 두 개의 카지노 가입 쿠폰에서 다툼을 벌이다가 결국 그림이 이쪽저쪽으로 옮겨 다닌다더니 지금은 이곳이 아닌가 보다. 그럼 그 안내문은 무엇이고, 비가 온다고 카지노 가입 쿠폰 문을 안 여는 건 또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우리는 우선 젖은 신발도 말리고 잠시 휴식을 취하러 숙소로 돌아왔다가 오후 두 시가 지나 비가 소강상태가 되어 다시 길을 나선다. 네오폴리스 고고학 공원을 둘러보고 나서, 다시 카라바조 그림을 갖고 있는 카지노 가입 쿠폰을 찾아 나선다. 디오니소스의 귀를 비롯해 그리스원형 극장과 로마 원형극장, 그리고 이고르 미토라이(Igor Mitoraj)의 많은 조각 작품들을 본 후라 지쳐있을 일행들의 동의를 얻는 게 필요했다. 가디언스지가 죽기 전에 보아야 할 그림 10점 중 하나로 선정했다는 점을 들먹이며, 나는 혼자라도 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다행히 함께 가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고고학 공원에서 20분쯤 걸었을까, 외지고 조용한 마을에 포르톨레 산타 루치아 카지노 가입 쿠폰이 있었다. 카지노 가입 쿠폰 문은 활짝 열여 있고 예배를 보는지 사람들도 꽤 많았다. 보통은 예수님 상이나 십자가가 놓여있을 카지노 가입 쿠폰 정면 한가운데 카라바조의 '성 루시아의 매장' 그림이 걸려있다. 카지노 가입 쿠폰의 제단화로 받쳐진 거다. 카지노 가입 쿠폰 안의 사람들은 그림에는 관심도 없는 듯 자신들의 행사에 집중하고 있다. 아이들이 단체로 세례를 받는 건지, 아니면 교리공부 검사를 받는 건지, 하얀 티를 단체로 입고 스무 명쯤 되는 아이들이 신부님과의 면담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들을 기다리는 학부모들은 늘 있는 일이라는 듯 우리에게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카라바조의 '성 루시아의 매장' 그림은 1유로를 넣어 불을 밝혀야 비로소 그림을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들은 그들의 행사를 진행하고 우리는 최대한 제단 앞 가까이 가 그림을 본다. 오늘은 그림에 불이 밝혀져 있어서 아주 밝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그림을 감상할 수 있었다. 신부님과 아이가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있고, 제단 앞으로는 갈 수 없게 줄을 쳐놔서 충분히 가까이 갈 수는 없었다.

'성 루시아의 매장'은 카라바조가 몰타에서 요한 기사단이 된 후에 기사단과 싸움을 벌이는 바람에 감옥에 갇혔다가 탈옥하여 시라쿠사로 피신한 후 그린 작품이다. 이 그림에는 루치아의 매장을 돕는 인부들이 등을 보인채 화면 정면에서서 루치아의 시신 주위의 흙을 푸고있다. 인부의 복장은 속옷차림이나 다를 바 없고, 그의 엉덩이에 빛이 떨어진다. 성 루치아의 시신은 관도 없이 흙바닥에 그냥 놓여있다. 부랑자의 죽음이나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성모 마리아의 죽음'에서 물에 빠져 죽은 매춘부를 마리아의 모델로 삼았다는 논란이 있는 것처럼, 카라바조는 제단화임에도 불구하고 성인의 모습이 아닌 펑범한 사람들 또는 그보다 더 열악한 환경의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묘사한다. 특히 말이나 사람의 엉덩이를 화면을 향하게 한다거나, 노동하는 사람의 모습을 화면 정면에 부각한다거나, 피를 난사하는 장면을 묘사하여 사람들의 마음에 무엇인가 편치 않은 자극을 남긴다. 종교화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며, 그는 바로크 미술을 시작한 사람으로 일컫는다.

네 번째의 성 루치아 카지노 가입 쿠폰 방문으로 시라쿠사에 있는 카라바조의 유일한 작품 '성 루치아의 매장'을 볼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제단 가까이서 그림을 보다 보니 소문대로 1유로를 넣으면 불이 켜지는 장치가 벽에 걸려있다. 1유로 동전을 넣으면 4분간 불이 켜져서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데, 좀 더 보고 싶으면 2유로를 넣으면 된다. 그러면 8분을 볼 수 있다. 우리는 교회 행사로 운 좋게 공짜로 보았지만 동전을 넣어야 불이 켜지고, 그제사 카라바조의 그림을 볼 수 있다는 게 왠지 씁쓸하다. 종교인으로서 이 그림을 바라보는 게 불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제단 주위로 불도 밝히지 않는 걸까? 아니면 지나치게 어두운 카라바조 그림의 운명인가?


2025.4.2 저녁 타오르미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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