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체에서 소렌토로
지금은 flex bus가 포텐차에 정차해 있다. 우리는 아침 7시 40분에 레체를 출발하여 소렌토로 향하고 있다. 다섯 시간 정도 소요될 예정이다. 타란토를 지나서 잠깐 휴식 시간이 주어진다. 화장실에 들렀다가 커피 한잔을 한다. 서서 마시는 에스프레소는 1.2유로다. 나는 동행자에게도 커피 한잔을 권한다. 새로 합류한 언니들은 커피도, 와인도 즐기지 않아 이럴 때는 개인 돈을 쓴다. 장을 볼 때 커피와 와인을 산다는 명분으로 공금에 50유로를 더 냈지만 막상 쓸 때는 눈치가 보인다. 포텐차에 진입하면서 다양한 자동차 회사의 로고가 눈에 띈다. 자동차 공장이라기보다는 판매 대리점인 듯한데 KIA도 보여 반갑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장화모양의 긴 지형에서 구두굽에 해당하는 동남쪽 아래 레체에서 바다를 끼고 브린디시까지 올라와서는 방향을 꺾어 내륙을 가로질러 서남쪽 나폴리까지 플렉스 버스로 달리고 있다. 교회가 주를 이루고 과거의 영광을 안고 사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남부 소도시를 뒤로하고 점차 번화한 도심으로 가고 있다는 걸 실감할 수 있다. 나폴리로 접어들면서는 복잡하게 얽혀있는 도로나 철로, 전선들, 밀집되어 있는 공동 주택들, 그리고 많은 사람들. 낙서.... 신에게 의탁하던 삶이 스스로 개척하는 삶의 현장이 된 도심은 긴장감이 돈다. 나폴리 중앙역에는 화장실이 없다. 에스프레소 값이 1.2유로인데, 화장실을 가려면 꼭 그만큼의 돈을 내야 한다. 한 사람이 들어갈 때마다 팬스가 닫히는 기계에 동전을 넣어야 화장실로 들어갈 수 있고, 거스름 돈도 없으니 동전을 바꿔서 넣으라는 안내가 붙어있다. 이렇게 철저히 돈으로 계산되는 이곳은 상업적이다 못해 폭력적으로 느껴진다. 나폴리 중앙역에서 다시 기차를 타고 한 시간 정도 이동하여 쏘렌토로 간다.
도시 간 이동 시간이 길면 상념도 많아진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중 눈시울을 적신 적이 있다. 딸이 나를 울렸다. 그녀는 늘 나의 글이나 메시지에 즉각적이고 긍정적이고 시의적절하고 공감하는 댓글을 달아준다. 엄마랑 가장 잘 통하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한다. 여행 중 아버지 기일이 있어 '아버지의 전쟁. 해바라기'라는 글을 공유했더니 바로 "할아버지도 잘 계실 거예요"라는 답글을 보내왔다. 잠시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갔다가 그냥 눈물이 쏟아졌다. 돌아가신 지 20년이 더 되신 분인데 어디에 계신단 말인가. 라구사를 떠나는 버스 안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대형버스에 손님이라고는 동행자와 나 단둘뿐이었고, 더욱이 동행자는 늘 그렇듯이 맨 앞자리에 앉아 있어서 아무도 나의 눈물을 보지 않아 다행이었다. 아버지를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나는 나의 딸들이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고, 늘 행복했으면 좋겠다. 어느 부모가 그렇지 않겠는가. 그녀는 힘 안 들이고 어떻게 일을 하냐며 의연해한다. 어떤 상황에서건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직면하여 해결하고, 늘 긍정적인 상황으로 분위기를 전환하며 진지하게 살아가는 아이를 보며, 나는 늘 그녀를 믿고 지지한다.
아이가 어릴 적, 잠든 걸 보고 잠깐 마실을 나갔다가 돌아오니 그새 깨어 부엌에서 혼자 울고 있었다. 주저앉아있는 아이 앞에는 그릇 하나가 놓여있었는데, 거기에는 토해놓은 토사물이 얌전히 담겨 있었다. 친구들과 가족모임을 한 후 우리 집으로 차를 마시러 들어가려니 자기가 먼저 집에 가서 정리를 하겠다며 앞서서 집을 향했던 아이다. 다섯 살이 될 때까지 고모 손에서 크느라 고모가 계모임에 데리고 다니면서 고모 친구들로부터 계원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돌맞이 선물로 박상률 작가가 '돌을 맞은 아가에게'라는 시를 지어주었는데, 왜 자기가 돌멩이를 맞느냐고 물어보았던 아이다. 나의 여행 기록을 공유하며 글 속에서 관계에 대한 엄마의 고민을 읽어내고는 본인도 그런 점이 힘들다고, 유전인 것 같다고 말하길래, 그건 유전이 아니라 인간관계에서누구나 하게 되는 고민이라고 나는 답한다. 함께 있으면 행복해지는 아이다.
나폴리는 20년 전 아이들이 중학교 때 겨울방학을 이용해 함께 왔던 곳이다. 그때 셋이서 찍은 사진 속에 아이들은 아직 어리고, 나는 무척이나 젊은 모습이다. 이제 나는 직장을 은퇴하고 다시 여기를 찾아왔고, 아이들은 직장을 다니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 딸들의 건강과 행복을 빈다.
2025. 4. 13. 레체에서 소렌토로 이동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