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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 위에 내리는 비 Apr 08. 2025

목우씨의 詩詩하게 살자(301)

제301편 : 양선희 시인의 '신비하다'

@. 오늘은 양선희 시인의 시를 배달합니다.


신비하다
양선희

이거 한쪽만 상한 건데
도려내고 드실래요?
가게 아주머니는
내가 산 성한 카지노 가입 쿠폰 담은 봉지에
상한 카지노 가입 쿠폰 몇 개를 더 담아준다.
먹다 보니 하, 신기하다.
성한 카지노 가입 쿠폰보다
상한 카지노 가입 쿠폰 맛이 더 좋고
덜 상한 카지노 가입 쿠폰보다
더 상한 카지노 가입 쿠폰한테서
더 진한 몸내가 난다.
육신이 썩어 넋이 풀리는 날
나도 네게 향기로 확, 가고 싶다.
- [그 인연에 울다](2002년)

#.양선희 시인(1960년생) : 경남 함양 출신으로 1987년 계간 [문학과비평]을 통해 등단. 현재 원주에 살면서 시인으로, 소설가로, 방송작가로 열심히 생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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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들은 얘기 가운데 ‘여자가 밤에 카지노 가입 쿠폰 먹으면 미인이 된다’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아내에게 물으니 그런 말 들은 적 있다고 합니다. 하필 밤일까? 그리 생각하다 예전에 낮에 카지노 가입 쿠폰를 먹을 때 거기서 벌레가 기어 나와 기겁한 일이 떠올랐습니다.
지금과 달리 약을 치지 않을 때라 어떤 때는 카지노 가입 쿠폰를 먹으려 집으면 하나도 성한 게 없었습니다. 그때 어른들은 생각했겠지요, 벌레 먹은 카지노 가입 쿠폰를 일일이 잘라내고 먹느니 그냥 먹여 고단백질(?)이라도 먹일 목적으로.

시로 들어갑니다.

“이거 한쪽만 상한 건데 / 도려내고 드실래요?”

과일농사, 특히 카지노 가입 쿠폰나무 한 그루라도 키워본 경험 있는 분이라면 절로 고개를 흔들 겁니다. 약 치지 않으면 단 하나도 먹을 게 없다고. 한쪽이 썩었다는 표현은 약을 치지 않았다는 뜻이 아니라 약을 적게 쳤다는 말입니다. 그래도 일부분만 썩었다면 먹을 만하지요.

“먹다 보니 하, 신기하다 / 성한 카지노 가입 쿠폰보다 / 상한 카지노 가입 쿠폰 맛이 더 좋고”

제가 과일 가운데 다른 과일엔 많이 약해도 뽕나무 열매인 오디에 관한 한 고수라 자부합니다. 적어도 일 년에 200kg 이상 수확한 지 20년이나 되었으니까요. 오디 가운데 가장 맛있는 녀석은 작은 새가 콕 찍어 상한(?) 오디. 그 오디는 표가 납니다. 물러터져 떨어지기 직전이니까요.
토마토도 새가 찍은 흔적 있으면 훨씬 더 단맛 납니다. 우박 맞아 상처 난 사과가 성한 사과보다 더 맛있고... 화자의 입에도 성한 카지노 가입 쿠폰보다 상한 카지노 가입 쿠폰가 더 맛이 나나 봅니다. 참 이상하지요, 상한 게 성한 것보다 더 맛있다니.

“덜 상한 카지노 가입 쿠폰보다 / 더 상한 카지노 가입 쿠폰한테서 / 더 진한 몸내가 난다”

바로 앞 시행 ‘먹다 보니 ~ 맛이 더 좋고’와 이어지는 시구입니다. 다만 맛 대신 ‘진한 몸내(몸 냄새)’로 바뀌었을 뿐. 시인은 카지노 가입 쿠폰의 살에서 사람의 살을 떠올립니다. 하기야 카지노 가입 쿠폰 빛깔이 살색(요즘엔 ‘살구색’)에 가까워서만은 아닙니다. 사람다운 내음은 아무 상처 없이 자란 사람보다 상처를 이겨내 상처의 흔적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에게 더 짙게 난다는 뜻으로 새깁니다.

“육신이 썩어 넋이 풀리는 날 / 나도 네게 향기로 확, 가고 싶다”

이제 우리는 시인이 상한 카지노 가입 쿠폰를 상한 영혼에 비유했음을 압니다. 상처 난 영혼은 아무런 시련 없이 성장한 영혼보다 더 강합니다. 원숙이란 말이 여기 어울리지요. 원숙(圓熟)의 원래 뜻은 둥글게 잘 익었단 말이지만 상처 없음이 아니라 모진 세월 다 겪어 둥그스름하게 변했다는 뜻이 더 강합니다.

수밀도(水蜜桃)란 카지노 가입 쿠폰 품종이 있습니다. 중국 원산인 껍질이 얇고 살과 물이 많으며 맛이 단 카지노 가입 쿠폰를 가리킵니다. 카지노 가입 쿠폰벌레는 수밀도에 가장 잘 파고듭니다. 수밀도가 제 몸속 깊이 들어앉은 벌레를 내치지 않고 집으로 내어줍니다.
벌레에게 집을 내어준 수밀도는 덕분에 더욱 단맛을 얻었습니다. 인간에게는 안타까울지 몰라도 카지노 가입 쿠폰로썬 최선의 선택이었습니다. 우린 몸에 병이 들어오면 내쫓으려 온갖 약을 다 먹습니다. 헌데 쉽사리 내쫓기던가요, 오히려 다른 병을 몰고 오지 않던가요.

시는 자기에게 다가온 소리로 읽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오늘 시는 비록 몸에 큰 병이 와 내쫓기 어려울 때라도 마음이 평화로운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다고 그리 읽어봅니다.


카지노 가입 쿠폰(카지노 가입 쿠폰벌레 아닌 사과벌레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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