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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봄 Dec 05. 2024

한겨울엔 오이가 더~ 맛있다.

오이 한상자! 기분이 좋다. 너~~~무 맛있어서! ㅎㅎ


택배가 한상자 왔다.

저 멀리 춘천에서 온 상자안에는 한 겨울 속 여름의 싱그러움이 가득 담겨 있었다. 세상은 며칠전 내린 폭설로 곳곳이 그 흔적으로 여전히 겨울의 한폭판에 서있는 느낌이었는데, 택배 박스를 가득 채운 요 귀여운 녀석들은 아직 제 철을 모르는 듯 했다.
솜털처럼 싱싱한 잔가시를 쫑긋 세우고, 나 아직 갈때 안됐는데, 이 무슨일이고?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

그렇다. 그 택배 상자 안을 가득 채우고 있던 것은 잘잘한, 성장 덜 끝난 애송이 오이들이었다. 보기만 해도 풋풋한 싱그러움이 묻어나는 연초록 색깔이 너무 반가웠다.

카지노 게임벌써 그 사이 열흘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싱그러운 오이님들... 쫌 시들해졌다. ㅎㅎ




요즘처럼 야채값이 고공행진인 이 추운 겨울에, 싱싱한 오이를 큰 박스로 받고 보니, 무슨일인가 싶었다. 언니의 말을 빌리자면, 이 오이들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비닐하우스 안에 들어섰을때, 가슴이 콩닥콩딱 뛰었다고 했다. 비닐하우스를 가득 채우고 있는 오이넝쿨마다 싱싱한 어린 오이들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데, 이것들을 갈아엎어야 한다고 해서 말이다. 다음 파종 준비를 위해서.

"형수님! 우리 카지노 게임하우스 갈아엎어야 하는데, 오늘 시간되시면 카지노 게임좀 따가세요!"
하우스오이 재배 농가인 사촌시동생이 전화를 했단다. 그날도 바쁜 일정중에 잠시 들렀는데, 그 풍경에 가슴이 설랠정도 였다고 한다. 부지런히 손을 움직여 욕심껏 따 담았는데도, 해떨어져 집으로 돌아와서도 그 오이들이 눈에 밟히더라고 언니가 웃으며 말했다. 함께 오이를 따담던 이웃중 한분은오이 한입 배어먹으며, 자기는 가을 오이가 이렇게 맛있는줄 몰랐다고 감탄을 했단다. 우리 언니는 그 맛 볼새도 없이 부지런히 손을 놀려 박스 가득 오이를 수확했단다. 어둑어둑 지는 해가 아쉬웠다고.

다음날 시간을 내어 다시 또 그 비닐하우스를 방문했을 땐, 대롱대롱 매달려있던 오이들이 밤새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꽁꽁 얼어버렸다고 했다. 이번 시즌 오이농사는 파했으니, 다음 농사를 위해 하우스에 그간 공급하던 난방장치를 꺼버린 것이다. 어찌나 아까웠던지, 발길 돌리기가 못내 이쉬웠다고. 전날 시간 여유만 더 있었더라면 저 중에 얼마간은 더 수확해낼수 있었다고 언니는 무척이나 아쉬워했다.

그렇게 우리집으로 배달된 오이박스가, 훅 떨어진 날씨에 행여 얼어버리면 어쩌나 걱정이었었다. 그도 그럴것이 담날 바로 배송될줄 알았던 택배가, 폭설로 우리지역 물류 창고가 망가지는 바람에 3-4일은 더 소요될 것이라고 통보가 왔기 때문이다. 택배사 사정으로 3-4일 늦어진다 했을땐, 얼면 어쩔수 없지 하고 있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보낸지 이틀만에 일요일임에도 택배는 무사히 도착했다. 불안한 마음에 급하게 박스를 열어재꼈을 땐, 얼지알았다는 안도감에 기분이 참 좋았다. 그런데, 바쁜 아저씨들이 내용물을 상관하지 않고 함부로 하셨던지 아니면 오이가 너무 연하고, 싱싱한 탓이었던지, 깨지고, 으깨지고, 부러지고... 좀 많이 상해 있었다. 그래도 이 한겨울 추위에 얼지않고, 삼일을 버티고 있어준 것만 해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말이다.

카지노 게임박스안에 오내 넣어두어 누렇게 떴다. 하지만 놀랍게도 아삭함은 여전하다.



개중에 모양도 예쁘고, 색깔도 아주 상큼한 한개를 골라 물에 깨끗이 씻어 한입 배어 물었다.
그 이웃 아주머니가 이렇게 맛있는 줄 몰랐다는 그 오이맛이 어떤 건지 나도 고개가 끄덕여졌다. 정말 아삭아삭하고, 연하게 맛있는 오이였다. 마트에서 수없이 오이를 사먹어 봤지만, 나도 이런 오이맛은 세상 처음이었다. 어쩜 오이가 이렇게 아삭하고 맛있지?


과일 한 입 배어문듯 달끈하고, 아삭하고, 소리마저 맛있었다. 너무 신기했다. 어떻게 오이에서 이런 맛이 나지? 과일 대신 두고 두고 먹어야 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모양이나 크기는 제각각 이었지만, 먹고 또 먹어도 그 맛은 모두 같았다. 정말 맛있었다.

며칠을 현관문 안에 두고 필요할때마다 몇개씩 꺼내먹었다. 바쁘다는 핑계로 정리할 틈이 없었다. 그러다 어제 저녁, 모처럼 여유가 나서 오이 정리에 나섰다. 친한 이웃들에게 몇개씩 나누어 돌려야 겠다고 나선 것이다. 박스를 열어 상자안을 구석구석을 살펴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망가진 오이가 더 많았다.


택배기사님들께서 바쁜 와중에 힘을 쓰다보니, 이 어리고 연한, 거기다 너무 싱싱했던 오이들이 쉬이 망가진 모양이다. 좀 시들하기만 했어도 이리 쉽게 부러지고, 깨지고, 망가지진 않았을 것 같았다.ㅎㅎ


모양좋는 것으로 한봉지에 열댓개씩 담아, 친한 이들에게 나눠주며, 맛이 기가막히다고 그 맛좀 보라고. 마치 내가 오이농가 주인이나 되는 것처럼 입담으로 맛을 홍보했다. 과일대신 이거 먹어도 될정도라고 말이다.


망가진 오이가 너무 많아, 실은 그 오이맛이 너무 좋아서, 쓸모를 궁리했다. 으깨진 부위만 잘라내고 깨끗이 씻어 동글동글 한입에 쏙 들어가게 손질했다. 그리고 그 상큼함과 잘 어울리는 오이 피클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먹기좋은 크기로 잘라 준비하고, 큰 냄비에 소금물을 팔팔 끓이고, 설탕을 넣어 달콤 짭짤한 국물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팔팔 끓는 물을 바로 손질한 오이에 부어주었다. 싱그러운 초록빛은 잃었지만, 그 아삭함은 여전히 살아있었다.
뜨거운 열기가 식은 다음 간을 보고, 사과식초를 상큼하게 넣어주었다. 그리하여, 짭짤하지만 달콤하고, 달콤하면서 새콤한 맛까지 맛있게 챙긴 오이만 100%의 카지노 게임피클이 만들어졌다.

카지노 게임보기보다 양이 상당히 많아요.ㅎㅎ

카지노 게임피클


마트에서 수도없이 오이를 사먹어 봤지만 이렇게 맛있는 오이는 처음이다. 겨울이라 그 맛이 더 있나 싶다. 아직 여물기 전의 오이 속살의 아삭함과 상큼함을 오래도록 기억할 것 같다.

그냥 먹어도 이렇게 맛있는 오이였기에 두고 두고 과일처럼 먹고 싶었다.
그런데 피클을 만들어 놓고 보니, 매콤하게 칼칼하게 양념해서 카지노 게임소박이 한번 담아보면 어떨까?

할까? 말까? 고민이 좀 된다.

음~~ 고민을 좀 해봐야 할 것 같다.
좀 귀찮다는 생각이.....김장이후 요즘 많이 피곤하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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