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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은 Feb 05. 2025

나를 위로해 보라는 카지노 게임딸에게

나의 둘째 딸내미, 이 녀석도 이 글을 볼지 모르겠다. 이 녀석은 내 카지노 게임 구독자이자, 주기적으로 이 채널을 점검(?)하니까... . 그러니, 이 글은, 둘째 딸이 이걸 읽을 것이란 걸 전제하고 쓰는 것이다. 보면 어쩔 건데? 지가 내 딸이지, 내 어머니인가?


어제 있었던 일이다. 나는 카지노 게임에게 말한다.


제라야, 카지노 게임랑 10분만 누워 있자.


싫어.


이 녀석, 튕긴다. 나는 종종 딸내미들에게 간청한다. 5분만, 10분만 말없이 같이 누워 있자고. 나는 그 시간을 사랑한다. 5분, 10분이라고 말하긴 하나, 함께 누워 있는 상태로 내가 잠이 들어 2시간이 되기도 한다. 말없이 누워 있자고는 했으나, 막상 누우면 많은 대화, 깊은 대화를 하게 되기도 한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그랬으니, 내 큰딸, 작은 딸 역시 아빠와 함께 침대에 누워 있는 시간의 의미를 잘 알리라. 이 녀석들, 이 시간을 싫어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아빠와의 스킨십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잘 안다.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볼에 입을 맞춰주는 그 시간이 얼마나 자신을 카지노 게임해 주는지 아는 듯하다. 더욱이, 아빠와의 오붓한 때인 만큼 뭘 사달라고 하거나 아빠에게 긴요한 부탁을 하기에도 용이하다는 걸 안다.


그런데도, 카지노 게임는 곧잘 튕긴다. 일단 싫다고 해 버린 뒤에, 조건을 붙인다. ~하면 그럴게. 아빠가 - 사 주면 누워 줄게, 하는 식이다. 귀여운 초딩!


어제도, 여차저차 나는 카지노 게임 딸내미와 침대에 누웠다. 팔베개를 해 주고 딸은 게임을 했다. 나는 눈을 감고, 잠이 들 찰나였다. 딸내미가 평소처럼 시시껄렁한 걸 묻길래, 그래, 라고 대답하고 말았다. 대충 기억이 나긴 하는데, ~하는 상황이라면 아빠는 어떻게 할 거야, 하는 물음이었다.


잠시 후!


카지노 게임 딸이 천장이 꺼질 만큼 대성통곡을 하며 울기 시작한다.


왜 그러는데? 나는 물었다.


카지노 게임가 그러라고 해서, 그렇게 했는데, 나 망했어!


다짜고짜 울 뿐이다. 보아하니, 이 녀석이 하는 게임에서 무슨 베팅을 한 모양이다. 게임에 참여하면서 두 달 간 모은 포인트(5000점? 뭐 그정도...)를 다 잃었다고. 아 놔, 나 보고 뭘 어쩌라는 건지. 나, 참.


카지노 게임를 믿었는데... 두 달을 모은 포인트인데.... 대성통곡을 한다. 과장 조금 보태면 거의 한 시간을 운다. 우는 그 소릴 뒤로 하고 나는 거실로 나왔다. 그랬더니 이번엔 이렇게 운다.


나를 망하게 하고, 카지노 게임도 안 해 주네!


하, 웃음이 나온다.


올해 중딩이 된 만큼 제법 큰 줄 알았더니, 웬걸, 그냥 애기였잖아! 나는 그 광경, 그 소리가 마냥 귀엽게 보이고 들렸다. 동시에 생각했다. 이런 울음 소리를 언제까지 들을 수 있을까? 이 아이, 이제 몇 년 더 있으면 더 이상 이렇게 울진 않을 텐데.. . 녹음이라도 해 두고 싶은 마음이었다. 행복이 밀려왔다. 이렇게 다짜고짜 떼쓰는 이 아이의 모습을 언제까지 볼 수 있을까?


*아이 키우기/ 내 아이 입시논술 A부터 Z까지 다 가르쳐 드립니다/ 김정은 작가 채널 구독


https://www.youtube.com/watch?v=Z32wVPOm2q4&t=34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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