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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별 Mar 26. 2025

온라인 카지노 게임 1층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윽! 튀김냄새! 잠깐 들어갔다 나오기만 했는데 이미 머리에 냄새가 배어버린 것 같아!”



동네에 하나뿐인 편의점. 우리 동네 초등학생은 물론이고 중학생, 고등학생까지 모두가 사랑하는 장소다. 아이들의 만남의 장소가 되기도 하고 한 끼 식사를 때우는 공간이 되기도 하고, 심심하고 갈 곳 없으면 마냥 앉아 쉴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특히 그곳에서 파는 치킨 꼬치는 모든 아이들이 애정하고 즐겨 사 먹는 간식이다. 그 흔한 마라탕 가게도 분식집도, 베이커리도 없는 이곳에서 아이들이 하굣길에 사 먹을 수 있는 가장 인기 있는 간식이다. 조금만 늦어도 사 먹을 수 없는 간식, 치킨꼬치. 우리집 아이들도 참 좋아하는 간식인데 아이들에게 사주더라도 나는 편의점에 잘 들어가지 않는 편이다. 마치 편의점에 들렀다 왔다는 확인 도장이 찍힌 듯 머리에 금방 기름 냄새가 배어버리기 때문이다. 급하게 물건을 사야 할 때에도 얼른 물건만 집어서 나오는데도 튀김 냄새는 어느새 찰싹 붙어 같이 나온다. 멋진 옷을 입고 내가 좋아하는 향수도 찹찹 뿌리고 나왔건만, 편의점에 들어갔다 나오면 나의 향수냄새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내 비싼 향수가 이런 기름 냄새 따위에 지고 말다니. 모자를 쓰고 들어가도, 옷을 뒤집어쓰고 얼--른 들어갔다 나와도 그 튀김냄새는 좀처럼 쫓아낼 수가 없다.


나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 1층을 참 좋아한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1층에서 진하게 풍겨 나오는 각종 화장품이 섞인 그 냄새가 나는 참 좋다. 누군가는 인위적이라 싫다고 하기도 하고 너무 진해서 머리가 아프다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 1층에서 나는 그 냄새가 참 좋다. 지난겨울, 일이 있어 서울에 갔다가 ‘더현대’에 다녀왔다. 영암 촌년, 들어가기 전부터 두근두근 나대는 심장을 부여잡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으로 향하는데, 서울온라인 카지노 게임이라 그런 건지, 아니면 ‘더현대’라 그런 건지 온라인 카지노 게임 출입구 100미터 전부터 향기로운 냄새가 나는 듯했다. 그 향기에 취해 나도 모르게 스르륵 홀린 듯 들어간 온라인 카지노 게임 1층. 좀 전까지 차에서 아이들과 난리 부르스 한 판 거하게 치르고 들어왔는데 이곳에 들어오는 순간, 모든 게 다 잊힌다. 마음에 위안이 된다. 내가 마치 고상하고 멋진 여성이 된 듯한 기분까지 든다.

참 이상하다. 편의점의 기름 냄새는 아주 잠깐 발만 들여도 냄새가 붙어 나와 잘 떨어지지도 않는데 왜 온라인 카지노 게임 1층 냄새는 안 따라오는 걸까. 난 언제든지 환영해 줄 준비가 되어 있는데 말이다. 제발 따라오지 말라는 냄새는 찰거머리처럼 붙어서 잘 떨어지지도 않는데 쌍수 들고 환영해 줄 수 있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 1층 냄새는 날 본 척도 안 한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한 번 들어갔다 나올 때마다 그 향기로운 냄새로 내 몸이 도배가 되면 참 좋으련만. 참 아쉽다.




곰곰 생각해 본다. 이게 과연 냄새뿐일까.


건강을 생각해 자기 전엔 간식을 먹지 말아야지 하는 순간 이미 내 손엔 과자 봉다리가 들려있고, 오늘은 좀 일찍 자야지 하는 순간 내 손에는 핸드폰이 쥐어져 있다. 아이들에게 화내지 않는 엄마가 되어야지 하는 순간 미간엔 깊은 주름 세 개가 깊이 박혀있고 아이들 등교시키고 나면 부지런히 움직여 하루를 시작해야지 하는 순간 내 몸뚱이는 어느새 침대와 한 몸이 되어 있다.

좀 떨어져 나갔으면 하는 나쁜 습관들은 내 몸에서 방 뺄 생각이 없는 듯, 빼내려고 안간힘을 쓰면 쓸수록 더 빠져들어가는 갯벌에 빠진 다리처럼 나쁜 습관들은 그렇게 나와 한 몸이 되려고 한다.


필라테스를 정말 재미있게 배우고 있다. 근 일 년이 다 되어 가는데도 엉덩이 근육은 붙을 생각을 안 한다. 하체 운동을 하고 나올 때마다 거울에 비치는 후들거리는 두 다리를 보면 ‘숭그리당당 숭당당’을 외치던 개그맨 김정렬 아저씨가 생각난다. 글을 쓰겠다고 마음먹은 지 2년이 다 되어간다. 2년 정도면 나도 근사하고 멋진 작가가 되어 있을 줄 알았으나 어림 반푼어치도 없다. 글쓰기 근력을 키우는 건 엉덩이 근력을 키우는 것보다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함을 알았다. 아이들 공부할 때 화내지 않는 엄마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은 숨 쉴 때마다 한다. 그 순간들이 부끄러워지는 모습을 매일매일 경험한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막내 영어책 읽는 모습을 지켜보다 또 한 번 버럭 해서 눈물 쏙 빠지게 했으니까.

내 몸에 붙었으면 하는 좋은 습관들, 모습들은 그렇게 붙으라고 붙으라고, 제발 병아리 눈곱만큼이라도 좀 붙어달라고 사정사정을 해도 쉽게 곁을 내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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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온라인 카지노 게임 1층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좋은 향기를 내는 사람, 그 향기로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해주는 사람, 다른 사람에게 위안이 되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물건을 사지 않아도 들어만 가도 기분 좋아지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같이, 함께 있기만 해도 편안함을 주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더 나은 나를 위해 매 순간을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부여잡을지라도 즐겁게 운동해 내 몸을 지키고 싶고, 느릴지라도 내 이야기를 펼쳐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아이들에게 매일 두 눈을 부라리는 엄마일지언정 마지막엔 따뜻하게 안아주는 엄마, 부족한 걸 부족하다고 아이들에게 고백할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다.


하,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방금은 또 딸내미와 거하게 한 판 했다. 큰아들과는 아직 평화로우니 다행인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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