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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새벽 Mar 0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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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에게 #2

민규야.

요새 읽고 쓰기에 제법 소홀해진 모양인데 괜찮다. 어떻게 인생을 매순간 풀파워로 살겠느냐. 완급조절이라고 생각하고, 또 다른 몰입을 준비하기로 하자.

너의 근황을 고려해 오늘은 좀 가벼운 얘기를 담아 편지한다. 내일부터 짧게 여행을 떠난다고 들었는데, 오고 가는 길에 읽어보고 여기에 적은 영화도 한 번 보면 어떨까 싶다.


최근 출퇴근을 차로 하고 있는 나는 도로에서 어린이보호구역과 노인보호구역을 볼 때마다 생각한다. 왜 카지노 게임 추천은 없는 걸까? 꼭 도로에 있을 필요는 없을 것 같은 이 가상의 공간은 어느 번화가에 허름한 막걸릿집으로 있어도 좋고 도심 속 공원 한 켠에 정자로 있어도 좋을 것 같다. 중요한 건 카지노 게임 추천도 보호가 필요하다는 거다. 매일 무너지고 매일 한숨 쉬는 우리들인데 말이야.


같은 직장인으로서 직장인에 대한 애환을 얼마나 크게 느끼고 사는지, 어제 본 전쟁영화에서조차 나는 직장인에 대한 애수를 느꼈다. 잠깐 그얘기를 해보고 싶은데그래도 될까? 크리스티안 슈뵈초브 감독의 2021년작 <뮌헨: 전쟁의 문턱에서 이야기다.


때는 1932년 옥스포드, 영국인 청년 휴 레가트와 그의 독일인 친구 파울 폰하르트만은 캠퍼스에서 한창 젊음을 만끽하고 있다. 인생은 빛나고청춘은 영원할거라고믿는 것 같다.문제는 사회가 빛나지 않고 평화가 영원하지 않다는 것이겠지만.


6년 뒤, 레가트는 외무부 소속으로 런던에서 일하고 있다. 영국의 총리 네빌 체임벌린을 향한 경외심을 잔뜩 품은 그는 자신이 그토록 높은 사람과함께 일한다는 사실에 자주 고무되곤 한다. 직장인 뽕을 맞은 전형적인 케이스지.

한편 폰하르트만은 바다 건너 베를린에서 그 동네 대빵을 모시고 살고 있다. 바로 총통 아돌프 히틀러가 그 장본인인데 말야. 폰하르트만은 모국어인 독일어와 유학 시절 배운 영어가 모두 가능하여 히틀러의 대외 커뮤니케이션 실무를 맡게 됐다. 히틀러 사상에 경도되어 있던 그에게는 꿈의 직업인 셈이지. 근데 큰 문제가 생겼다. 폰하르트만이 겪어보니 카지노 게임 추천는 그가 생각했던 영웅이 아니었단 말이지...


두 청년이 각자의 문제를 끌어안고 분투하는 동안 영국과 독일, 두 국가는 거대담론을 가지고 만나기로 한다. 바로 뮌헨 협정이라고 불리는 시대의 만남인데안건은 바로 이런 거다. 독일의 영토회복을 위해 주데텐란트를 츄릅츄릅하고 싶어하는 히틀러와, 뭐가 됐든 전쟁은 막고 싶은 체임벌린, 그리고 이해관계로 얽힌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대빵들까지 모두 모여 일종의 평화 합의를 하기로 한 거지. 폰하르트만은 이걸 기회로 삼기로 한다. 여기 모일 대빵들에게 진실을 폭로해버리리라. 순수한 애국자로 둔갑한 카지노 게임 추천는사실 모든 것을 자기 발밑에 두거나 파괴하려는미치광이살인마라는 을...


이 같은 계획을 세운 폰하르트만은 친구인 레가트를 이용하기로 한다.출장인원에 휴 레거트를 포함시켜라. 그게 영국측에 대한 폰하르트만의 요청이다. 두 친구는 그렇게 뮌헨에서 만나게 되고2차 세계대전을 막기 위한 숨막히는 첩보활동이 시작된다.


카지노 게임 추천왼쪽이 레거트(배우는 조지 맥케이). 오른쪽이 폰하르트만(배우는 야니스 니뵈너).



미리 말하자면 영화는 재밌다. 어찌나 몰입이 되던지 두 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이 조금도 지루하지 않더구나. 시나리오 탄탄하고 연기 역시 압권인데 무엇보다 화면이 좋았다. 정신없이 인물들을 따라 다니는 헬드헨드 카메라, 일이 터지기 직전인 뮌헨과 찰떡으로 어울리는 차가운 컬러 그레이딩, 수없이 반복되는 오버더숄더숏과 그 안에 가득한 긴장감까지... 영화 제작에 특별히 이해도가 없는 나조차 탄복할 정도로 만듦새가 훌륭하더란 말이지.

한 가지 더. 영화에 담긴 정신들이 무척 흥미롭다. 말하자면 이 영화는 온갖 '주의'의 짬뽕이다. 애국주의, 국가주의, 인종주의 극단주의, 남성주의... 심지어 여성주의조차 잊지 않아, 사실상 그 모든 주의가 다 나온다. 그러면서도 중심은 흐트러지지 않더구나. 체임벌린과 히틀러가 꽤나 실제에 가깝게 묘사된데다 그 역할을 맡은 배우들이 강한 카리스마를 보여주는데도, 주인공이 어디까지나 두 청년임을 영화가 끝까지 잊어버리지 않더라고.


한편 이런 생각을 했다. 이 긴박한 전쟁첩보 영화의 장르는 사실 '오피스 드라마'여야 하는 게 아닐까?이 이야기의 진짜 갈등은 '카지노 게임 추천 vs 유럽'이 아니라, '실무자vs 현실'이니까.미치광이를 막겠다는 사명감으로 무장한폰하르트만이 히틀러가 괴물이라는 증거까지 확보한 채 현장을 뛰는데 결국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거. 동조자인 레가트 역시 의사결정자의 뜻을 조금도 거스를 수 없는 실무자에 불과하다는 거.그게 여기 나타난 진짜 절망 아니냔 말이다.


카지노 게임 추천실제 뮌헨 협정 때의 모습. 1열 왼쪽부터 네빌 체임벌린(영국), 에두아르 달라디에(프랑스), 아돌프 카지노 게임 추천(독일), 베니토 무솔리니(이탈리아), 갈레아초 치아노(이탈리아)



어렵게 자신을 찾아온 폰하르트만에게 영국 총리는 '무례하다'고 말한다. (의사결정자들은 언제나 그렇듯 내용보다 형식을 본다) 폰하르트만이 돌아간 뒤에는 그를 자신에게 소개한 레가트를 향해 말한다.

"자네에게 몹시 실망했네."

이렇듯 카지노 게임 추천의 앞날에는 좌절뿐이다. 뿐만아니다. 총리는 '중간관리자를 건너뛰고 나에게 바로 왔으니 이건 월권이다'라는 말까지 했다.(반골들이나 절차를 어긴다) 결국 영국은 히틀러가 원하는대로 협상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가 평화를 지켰다며 박수를 받는다. 그러나 진짜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가? 영화가 후반부에서 자막을 통해 몇 가지 사실을 읊는다.


영국과 독일의 평화는 고작 1년 지속되었다.

체임벌린은 국민들로부터 맹비난을 받고 사임한 뒤 곧 죽었다.


후대가 기억하길 뮌헨 협정은 실패한 협상의 대명사이고 체임벌린 총리는 오판의 대명사라고 한다. "우리에게 저항군이 있으니 먼저 히틀러의 손을 뿌리쳐주시면 안에서 응전하겠다"라는 폰하르트만의 말을 영국 총리가 들었다면 2차 대전은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었을까. 어쩌면그랬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찌하랴. 그게 현실인 것을. 필사적으로조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윗선에서 틀린 결정을 내린다, 그 결정이 모두를 힘들게 할 것이 뻔히 보인다, 그럼에도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 카지노 게임 추천의 현실이바로 이런것임을. 안 그러냐.



카지노 게임 추천카지노 게임 추천와 평화협정에 싸인했다며 좋아하는 네빌 체임벌린. (배우는 제러미 아이언스)


번번히 현실에 부딪히는 카지노 게임 추천들에게도 보호구역이 필요하다. 그건 어느 번화가의 막걸릿집에 있어도 좋을 것 같고 도심속 공원 한 켠에 있어도 좋을 것 같지만, 그게 어디든 나는 거기네가 있었으면 좋겠다. 같은 이유로 절망하는 사람. 그러나 카지노 게임 추천 바깥에서 진짜 삶의 미션을 수행하는 사람. 읽고 쓰고 공부하는 것을 통해 앎의 즐거움과 흔들리지 않는 정신을 키우기로 한 동지 말이다.


여행 잘 다녀오길 바란다. 다녀오면 카지노 게임 추천에서 만나 한 잔 하면서 영화 리뷰와 회사 푸념 실컷 나누자.


2025.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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