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3일 한국은행과 한국금융연구원은 ‘부동산 신용집중 현황과 문제점, 개선방안’이라는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금융당국(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후원하는데다 발표자로도참석하였고, 행사 말미에는 국내 경제 수장들인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이른바 F3의 특별 대담까지 있었다. 정부에서 상당히 공을 들인 행사였던 셈인데, 이 날의 스포트라이트는 '카지노 게임 모기지'라는 상품에 집중되었다.
[보도자료] 한국은행-한국금융연구원 부동산 신용집중 개선을 위한 정책 컨퍼런스 개최(한국은행, 2025.4.3)
[부동산 신용집중] 한국은행 총재·금융위원장·금융감독원장 특별 대담(한국은행)
금융당국 수장들 ‘지분형 모기지’ 도입 공감대,… “가계부채 악순환 끊을 해법”(조선비즈, 2025.4.3)
지분형 모기지는 공공금융기관(주택금융공사, 이하 주금공)이 주택 구매자에게 저리의 투자자금을 빌려 주는 금융상품이다. 컨퍼런스에서 제시된 모델은 구매자와 공공금융기관이 각각 집값의 10%와 50%를 투자하고, 나머지 40%를 금융기관에서 대출받는 것이다. 구매자와 공공기관이 공동으로 투자해 집값 변화로 발생하는 차익/손실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과거 박근혜 정부에서 실행된 수익/손실 공유형 모기지와 개념이 유사하다. 다만, 과거 공유형 모기지가 실무상 편의를 위해 '대출'로 운영된 반면, 이번에 제안된 지분형 모기지는 '자본투자'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카지노 게임 모기지 구조-①] 자기자본 10%만 있어도 내 집 산다(연합인포맥스, 2025.4.4)
[카지노 게임 모기지 구조-②] 주금공 후순위 배치…사실상 '원금보장'(연합인포맥스, 2025.4.4)
일부 기사에서는, 주금공 투자금(집값의 50%)을 구매자 투자금(10%)보다 후순위로 돌려 손실을 먼저 인식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 경우, 구매자는 집값이 40%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손실을 보지 않으므로 사실상 원금을 보장 받는다. 하지만, 이는 후순위 투자자인 주금공의 손실폭을 크게 확대하는데다 구매자의 도덕적 해이도 부를 수 있어 채택할수 있을지 의문이 있다. 구매자가 최 후순위로 손실을 먼저 인식하되 집값이 올라 차익 발생하면 수익을 더 가져가거나, 구매자와 주금공이 동순위로 이익과 손실을 카지노 게임율에 따라 나누어 인식하는 방안이 보다 현실적이다.
자본투자라고 하지만, 어딘가에서 돈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지분형 모기지도 기본 성격은 대출과 큰 차이가 없다.구매자 입장에서는 주금공의 투자금도 이자(또는 사용료)를 지불하고 원금을 상환해야하기 때문이다. 보유기간 동안은 이자율이 낮지만, 매각 시점에 차익을 나누어야 하므로 금융기관 대출보다 이자율이 더 높을 수도 있다. 공공기관이 자금을 부담하는 정책 금융상품이기는 하지만, 어찌 보면 현재 70% 가량인 집값 대비 대출한도(LTV)를 90%까지 늘리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가계부채부담완화방안을 고민하는 컨퍼런스에서 대출한도를 늘리는 상품이 나왔다는 점에서 아이러니다.
한국은행이나 금융당국이 이 당연한 사실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로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은대출 위주의 정책금융을 개선하고 가계부채 문제를 완화하는 수단으로카지노 게임 모기지를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모순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려면, 지분형 모기지가 늘면서 가계대출은 줄어들어야 한다. 즉, '지분형 모기지는 현재 가계대출 중 무언가를 대체하는 수단'이 되어야 한다.
가장 유력한 것은 전세대출이다. 정부는 가계부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중심으로 차주의 상환능력 심사를 강화하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DSR 산정에서 제외되는 상품이 많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것이 정책대출, 전세대출 이주비/중도금 대출이다. 이 중 이주비/중도금 대출은 주택담보대출로 전환되며 DSR에 다시 포함된다. 반면, 정책대출과 전세대출은 서민 금융상품이기는 하지만 DSR 규제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고, 부동산 호황기 때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 받기도 했다. 전세대출은 갭투자를 우회 지원하는 효과도있어 DSR 포함 여부를 두고 가계부채 문제에서 가장 논란이 되어 왔다. 다만, 일반 서민의 주거마련 수단으로 전세대출이 큰 효과가 있고, 규모도 200조원에 이르다보니, DSR 산정에는 아직 포함되지 않았다.
전세대출도 DSR에 포함…'대환대출 DSR 예외'는 종료(아주경제, 2024.1.17)
금융당국 "가계부채 안 꺾이면 전세대출·정책대출도 DSR 포함(연합인포맥스, 2024.8.21)
전세자금 대출을 고려한 DSR 규제에 대한 논의(금융연구원, 2024.9.7)
[국토정책Brief 제995호] 전세자금대출 보증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정책방향(2024.12.23)
지난 2월 발표한 '25년도 가계부채 관리대책'에서 정부는 "상환 능력 내에서 빌리는 관행을 확고하게 정착하기 위해DSR 제도의 점진적 정교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전세대출의 DSR 포함은 아직 꺼지지 않은 불씨인 셈이다. 또한 정책대출, 전세대출, 이주비/중도금 등DSR산정에서 빠져 있는 상품에 대해, 정부는 금융사가 내부 관리용으로 산출하는 DSR에는포함하도록 하였다. 공공금융기관인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전세대출을 보증할때는 차주의 상환능력을 심사해 보증한도를 정하게 함으로써 HUG보증 전세대출에는 사실상 DSR이 작용되도록 연내 제도를 개편할 계획이기도 하다.
정책 흐름을 보면, 정부에서 "전세대출을 줄이면서 서민층의 주거마련은 지원"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연장 선상에 지분형 모기지가 있지 않을까 싶다. 지분형 모기지에서 구매자의 자본투자가 집값의 10%라는 점도 의미심장한데,전세를 얻기 위해 세입자가 부담하는 금액도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수도권 아파트에서 전세가격은 매매가격의 60% 가량(서울은 50%)이다. 전세대출이 집값의 80%까지 대출을 해주므로, 세입자는 집값의 약 10% 가량을 부담해 주거를 확보할 수 있다. 결국, 카지노 게임 모기지가 도입되면, 수요자는 같은 돈으로 집을 구매할지 전세를 살지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카지노 게임 모기지는 아직 상품을 구체화하고 있는 단계이다. 공동투자자인 구매자와 주금공의 수익/손실 비율을 어떻게 정할지, 구매자가 주금공에 납부할 이자(또는 사용료)는 얼마로 할지, 구매자와 주금공 간의 지분 양수도는 어떻게 처리하고 이를 어떻게 등기에 반영할지, 주금공 외에 다른 기관(주택도시기금, 민간 금융사 등)이 참여하도록 할지 등 세부적인 상품 구조가 결정되어야 한다. 다만, 앞으로 발표되는 상품화 방안, 특히 상품적용 대상자의 자격 요건과 대상 주택을 보면,가계부채 부담 해소라는 정책 목표 아래에서카지노 게임 모기지라는 상품의 역할이 보다 분명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