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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앞니맘 Apr 14. 2025

4월 14카지노 쿠폰 기억하는 사람들


"우영아 생일 축하해. 보고 싶다."

자기를 톡에서 삭제하지 않고 안부를 남기는 사람들이 올해도 있어. 오늘이 자기 생일이네. 어제, 오늘 비바람에 진눈깨비까지 내렸어. 날씨가 점점 이상해. 그래도지난가을,마당에심은 튤립이 예쁘게 피었어.


아이들은 각자 위치에서 잘 지내고 있어. 둘째는 일병이 됐고 후임도 들어왔대. 요즘은 휴대폰 사용이 자유로워 손 편지를 한 번도 안썼어. 자기가있었으면 만화 편지 한 통은 보냈을 텐데 아쉽다.


갈수록 유치원장 노릇이 힘드네. 매년 같은 듯 다른 여러 가지 일들이 생기고 마음 다스림이 더 필요해져. 지난 목요일에 유치원차운행하다 사고가 났어. 아이를 내려주고 마지막 귀가 장소로 가기 위해 좌측으로 차를 돌리는 순간 자전거 탄 고등학생이 차 앞을지나가다어졌어. 자기가 빨리 달리면 내가 멈출 줄 알았대. 내가 좌우를 살필 때는 그 학생이 보이지 않았어. 심장이 쿵 카지노 쿠폰 떨어지는 것 같았어. 나도차에서 내리고 그학생도 자리에서 일어났어.


사고가 처음이라경찰이나 보험에 신고할 생각은 못 하고 아이 상태가 괜찮은지살폈어. 부모님께 알리고 병원먼저갔어. 병원에 도착하고 보험회사에 접수했어.검사 결과 타박상 외에다친 곳이없었어.진짜다행이지? 학생도부모도걱정하지 말라고 하는 데 진정이 되질 않았어. 사는 게 참 힘드네. 내가 뭔가 많이 잘못 살았나? 겨우 잊고 있던 질문을 되뇌며 집으로 돌아왔어.


일찍 잠자리에 들었어. 낮에일을 생각하니 두렵고 무서워 잠이 안 왔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상황에 대한 매뉴얼이 없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공포스러운 일이야. 나는 더 이상 그런 일을 겪고 싶지 않았는데 오늘이 또 그랬어. 심폐소생술 연수를 매년 받듯이 교통사고 매뉴얼도 매일 기억하고 살아야 할까?

119 신고 및 경찰 사고 접수 후 사고 현장 사진, 목격자 연락처, 블랙박스 영상 등 증거를 확보하고, 병원 방문하여 정밀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

사진, 보험회사, 유치원에 연락할 생각도 못 카지노 쿠폰 모든 책임을 혼자 해결하려고 애쓰던 내 모습이 떠올랐어. 오랜 시간 내가 살아온 습성 같아서 눈물이 났어. 부탁하고 의지하고 그렇게 살았어도 괜찮았을 테고운전도 내가 꼭 안 해도 되는일인말이야. 마음이뭐 그랬어.


그래서 금요일하루 쉬기로 했어. 학교가 끝나고막내만데리고기차를 탔어. 엄마 생신이라 모이기로 했는데 조금 일찍 내려갔어. 변함없이 나를 마중 나오고 반갑게 맞아주는 가족들 품에서 잠을 잤어. 하지만 사고 얘기는 하지 않았어. 나만 생각하면 걱정이 태산인 가족들에게 더 이상 근심을안겨주고 싶지 않았거든.

마침, 면민 행사가 있어서 다 같이 엄마를 응원하러 갔어. 운동장 가득, 모여있는 들은 노인들뿐이었어. 내가 나이를 먹은 만큼 아줌마 아저씨들도 멈춰 있지 않았으니 당연하지. 깊게 파인 주름과 휘어진 관절에 의지한 몸.가족을 지키느라 생긴 훈장이라고 표현해야 할까? 초대 가수 노래에 맞춰 몸을 흔드는 그분들 모습이 행복해 보여 다행이었어. 운동장을 빙 러 설치한 천막 위에 마을 이름이 익숙했어.등하교하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그 마을을 가던 내 모습이 스쳐 갔어.


"친구야, 너는 면민 체육대회 응원 안 오니?"

마을 이름을 보다안부 겸 친구에게 문자와 모교 사진을 보냈어. 이 얘기 저 얘기하다 사고 얘기를 했어. 그냥 맘이 조금 힘든데, 집에 와서 좋다고 했지. 나를 위로하던 친구가 자기는 암일지 몰라 조직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어. 내가 힘들 때마다 어려운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 준 친구였는데괜찮을 거라는 말밖에 못 했어.

"그 와중에 수업 빼야 하는 게 걱정이더라."

친구 문자를 보고 한참 동안 대꾸를 못 했어. 공감이 되는 내가 싫고 우리 모두 가련한 인생이라는 생각에 할 말을 잊었어.


부모를 똑 닮은 모습. 옆길이나 샛길은 볼 생각도 못 하고 살아온 길에 끝이 병이고 뒤틀린 관절이라면 지금이라도 다르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 죽기는 싫은데 죽는다 해도 겁은 안 난다는 농담 같은 친구 말은 진실이 아닐 거야. 기운 빠지는 말 그만하라고 했어. 암이 아닐 거라고....


동네 어른들 음료를 돌리고 엄마를 살뜰하게 챙기는동생이 보였어. 매번 종양 검사를 하러 가는 날, 얼마나 두려울까? 동생또한 걱정할까 봐 덤덤하게 말카지노 쿠폰 있다는 나는 알아.

나는내가 제일 두렵고 아픈 줄 알았어.그래서 내 얘기만 하고 있었나 봐. 진짜 미안하더라.


"얘들아, 이제부터 다르게 살자. 우리도 싫은 건 하지 말고 좋아하는 일 많이 하고 살자."

"언니, 그렇다고 하루살이처럼 살 수는 없잖아."

동생 댓글에 웃었다. 하루살이도 엄청 바쁘게 살다 간다고 들었어. 하루살이는 하루라서 후회는 없나?


자기야, 내가 어찌 살면 좋겠어? 알려줘. 나는 지금 혼란스러운 인생의 계절을 보내고 있어.

자기에게 찾아가는 길이 예뻤는데 오늘은 춥네. 4월이 맞는지 모르겠어.

내가 놓고 온 꽃이 시들 때쯤 또 게.

5월은 따뜻하겠지?

참, 내일 법원에 가는 날이야.

어떤 마음이 담긴 글을 쓰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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