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걸 할 수 없다.
"줄 건 줘." 모두 할 수 없을 때, 기억해야 하는 것.
"줄 건 줘."
한동안 인터넷 밈으로 사방으로 뻗어나간 문장이다. 우선 밈부터 알아보자. 읽으려고 잘 보이는 곳에 둔 책에서 나온 단어다(아직 읽지 않았다는 말을 길게 했다).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인 유전자. 인간은 유전자라는 도구를 통해 자신의 정보를 넘긴다. 하나의 개체는 사라지지만, 인간이라는 종이 종속하기 위한 일이 반복된다. 자기 복제를 하고, 번식을 통해 종을 번창케 하고 외부 환경 변화에서 생존하기 위해 다양성을 확보한다. 과정이 인간 개체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종교나 사상, 이념 같은 정신적 사유'가 변화하고 복제되며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일을 '밈'으로 정의했다.여기서 시작된 밈의 사용처는 확장되었다.인터넷에서 패러디되고 변조하며 퍼지는 상황이 유전자가 종을 유지하는 것과 비슷했던 모양이다. 새로운 방법의 문화 이동, 변화 현상에 리처드 도킨스의 표현을 빌려 낸 것을 이른다. 그럼 "줄 건 줘"는 어디서 왔을까? 롤이라는 게임의 해설자가 했던 모양이다. 게임도 잘하지 않고, 특히 사람과 부대끼며 경쟁하는 게임은 더더욱 하지 않아 잘 모르지만 검색해 보니 사용 예시는 두 가지 정도다. 하나는 롤이 팀을 이뤄하는 게임이라는 점에서 나왔다. 롤은괴물을 잡거나, 다른 유저를 잡으며 성장카지노 쿠폰데, 이때 적에게 최소한으로 대응하고 자신의 손해를 줄일 때 카지노 쿠폰 말이 된다. 또 다른 뜻으로는 준비카지노 쿠폰 전략이 후반에 강한 힘을 발휘하니, 초반에는 이익을 위해 치열한 싸움을 벌이기보다는 잘 피하라는 뜻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가끔 두꺼운 책보다는 짧은 외침과 같은 문장에 깨닫기도 한다. 찰나에 깨닫는 돈오까지는 아니지만 '아~!' 하며 무릎을 치게 된다. 거기다, 글감을 찾아 헤매는 덕분에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잘 살피고, 잘 공부하고, 잘 분석해서 그와는 조금 다른, 조금 더 깊은, 조금 더 나아간 이야기를 만들어내려는 태도. 내 것이 최초이자 최고이며 전부가 아니라, 오랜 시간 수많은 작가들이 만들어온 이야기라는 거대한 발자국에 내 작은 걸음을 하나 보태려는 마음. 이런 노력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소설 쓰고 앉아 있네,page 168) 작은 걸음을 하나 보태 보려는 노력이기도 하다.
난 욕심이 많다. 하고픈 일이 많으니 늘 바쁘다. 몸을 쉼 없이 움직이니 피곤은 덩달아 따라온다. 글 쓰고, 필사도 하고, 팟캐스트 녹음도 하며, 인스타그램에 서평을 남기고, 책 읽고, 운동하고, 일도 한다. 하루에 짜인 계획이 있고, 일주일 계획이 있다. 계획대로 안 되는 게 삶이 아닌가? 언제나 계획은 어그러지고 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되뇌며 잠을 줄이고, 몸을 혹사하며 도달하려 애쓴다. 그럼 도달할까? 하루는 가닿을지 모르지만, 전체를 보면 아니다. 무쇠가 아니니 무너지고 만다. 아파 강제로 휴식하게 되니, 틈틈이 쉬는 것보다 손해 나는 시간 활용을 하게 된다. 후회한다. 그때, 내 귀에 속사귀는 나지막한 말이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상태에선 후회도 허락되지 않는다. 어떤 종류의 후회가 되었든 일단 시도한 사람에게 허락되는 일종의 사치인 것이다(<쓸모와 내일, page 70)." 알지만 후회는 밀려온다. 이때 내게 필요한 말이 바로 "줄 건 줘" 아닌가 싶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포기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 "글 쓰고,필사도 하고, 팟캐스트 녹음도 하며, 인스타그램에 서평을 남기고, 책 읽고, 운동하고, 일도 한다."문장에는 숨긴 게 있다. 드라마도 보고, 웹툰도 보며, 유튜브 영상도 본다. 종종 퍼즐이나 RPG 게임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니 바쁘다. "줄 건 줘" 정신이 바로 여기서 작동해야 한다. 시간도 에너지도 집중력도 모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나라 국민 MC라고 불리는 유재석이 한 말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무언가를 포기하지 않으면 이 두 개를 가질 수는 없겠더라고. 나이는 한 살 한 살 들어가고 일 년 일 년 가면 갈수록 체력적으로도. 대비하지 않고 준비를 해놓지 않으면 작년처럼 재작년처럼 해낼 수 없고. (중략) 내가 담배 피우는 게 좋더라도 끊어야지."포기카지노 쿠폰 한다.싫어카지노 쿠폰 일이라면 가볍게 치우면 된다. 그게 아니라 문제다.내가 좋아하는 것들 중에서 포기를 해야 하는 일이다. 괴롭다. 하지만, 괴로운 일이 해로운 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정신을 차리고, 구분해야 한다. 좋아하더라도 그만두어야 하는 일. 거대한 법전에 기록되어 있으면 좋겠다. 포기해야 하는 일과 그방법을. 그저 다 괜찮다는 쉬운 말을 건네는 것도 마뜩지 않다. 선택에 기로에 서야만 한다. 결정카지노 쿠폰 한다.
선택의 기준을 여럿이지만, 최근에는 니체를 떠올려본다. "지금 살고 있는 이 인생은 영원히 반복한다고 말하죠. 오직한 번뿐인 이 삶을 후회카지노 쿠폰 삶으로 만들 것인 것인가, 다시 살고 싶은 삶으로 만들 것인가는 여러분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또다시 살아도 괜찮을 만큼 충분히 만족스러운 삶을 사세요(<너와 나의 여름이 닿을 때, page 9)" 끊임없이 반복한다. 영원이라는 아득한 시간 동안 우린 반복한다면 어떤 일을 주고, 어떤 일을 최후에까지 남겨두어야 할까? 그렇게다시 산다고 해도 괜찮은 삶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변하지 않는 진실은 모든 것이 변화한다는 말처럼 기준도 변화할 테지만, 지금은 하나로 모인다. "생산"이다. 글을 생산하고, 필사 영상을 생산하고, 팟캐스트 에피소드를 생산하고, 서평을 생산하고, 독서로 사유를 생산하고, 운동으로 근육을 생산하고, 일로 재화를 생산한다. 만들어낸 작은 가치들이 타인에게 가닿고 그들이 쉬어갈 수 있는 콘텐츠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욕심으로 한 숟갈 넣는다. 누군가에게 필요한 가치를 만드는 일. 그게 현재 내게는 강한 기준이 된다.
해야 할 일이 여전히 많다. 하고 싶지만, 기준에서 벗어난 일도 여럿이다. 이때 짧은 문장하나를 떠올려 단박에 결정해 본다. "줄 건 줘."나에게 주어진 기회는 지나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가볍게 줄 건 줘를 외치고, 하고 싶은 일을 구분하는 기준에 따라 나눠본다. 무거운 마음이 아니라 산뜻한 마음으로. 모두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내겐 주어진 재료에 한계가 있음을 알면서.
▼다른 콘텐츠가 궁금하다면?▼
◆별빛 사이언스 레터_일상 속 과학(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