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후기
5월에 너를 만나고 10월에 너의 안부를 묻는다. 2월 퇴소하기 전 LH임대주택을 계약해 자취할 예정이라고 무료 카지노 게임. 다시 연락무료 카지노 게임고 했지만 이런저런 일을 처리하느라 시간을 낼 수 없다. 11월이 되어서야 전화무료 카지노 게임. 필요한 거 없냐고 묻는다. 많다고 무료 카지노 게임. 뭐가 필요하냐고 했다. 이것저것이라는 말이 돌아온다. 세상 가장 어려운 주문이다. 약속을 잡고 일주일 내내 생각무료 카지노 게임. 원하지 않는 물건을 가지고 가는 일은 쓰레기가 될 것이 뻔하다. 생활하며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 고민무료 카지노 게임. 내가 찾은 답은 음식이다. 밥은 매일 먹어야 하니까. 음식을 해서 가져가는 것도 개인 입맛을 맞출 수 없으니 부적합하다. 쌀을 사서 페트병에 담는다. 부식 거리 몇 가지와 휴지를 챙긴다.
오전 9시가 조금 넘은 시간, 너는 부스스한 머리로 청소기를 든 채 문을 연다. 9평 원룸이다. 현관에는 재활용 수납함이 있고 슬리퍼와 운동화가 어지럽다. 좌측은 화장실, 우측엔 싱크대다. 한쪽에는 침대와 텔레비전이, 맞은편에는 알바를 해서 구매했다는 게임용 컴퓨터가 있다. 유튜브를 하기 위해 구매한 마이크도 눈에 들어온다. 너는 여전히 나와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집안은 훈훈하다. 가방에서 가져온 물건을 꺼내는 동안 너는 청소기 들었던 손을 어쩌지 못한 채 가만히 서 있다. 점퍼를 벗고 바닥에 자리를 잡고 앉으니 그제야 청소기를 내려놓고 앉는다.
이 집에서 처음 잔 날 어땠어요?
아~편하다?
무섭지는 않았어요?
뭐 별로.
한 달 넘었어요?
네.
막상 혼자 생활해 보니 어때요?
후달리죠. 돈 관련해서.
혼자 살면서 제일 고민이 뭐예요?
음…매일 뭐 먹을지가 고민. 반찬은 지인들이나 원에서 가져다주기도 해서 그거로 때우거나 라면 먹어요.
너가 살았던 시설과 집까지는 걸어서 24분 거리다. 아는 사람이 많아 지금까지 살았던 지역이 편하다. 잘 되면 서울이나 경기도로 가고 싶다. 아직은 생각만 무료 카지노 게임.
한눈에 들어오는 원룸 싱크대 앞에 쌀 20kg 포대가 쭉 찢어진 채 문에 기대어 있다. 행거 밑에는 드라이기가 바닥에 드러누워 있다. 텔레비전 밑에는 각종 종이들이 어수선하다. 날벌레가 들어갈 수도 있을 텐데, 난방을 하면 쌀이 쉽게 상할 텐데, 드라이기를 욕실에 걸어두면 좋을 텐데, 종이는 빈 박스에 넣어 수납하면 되는데, 따위의 잔소리 심한 노인네 같은 걱정을 무료 카지노 게임. 정작 너는 아무 일 없다는 듯 태연하다. 여전히 고개를 30도 정도 꺾은 채 바닥을 응시하고 있다.
자취하면서 주거급여와 기초생활수급비, 주말 알바로 생활비를 해결무료 카지노 게임. 시청에서 두 달에 한 번 부식을 지원해 준다. 첫 부식으로 돼지고기를 받았다. 평일에는 컴퓨터 활용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학원에 간다. 일주일에 한 번은 이력서와 자소서 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학원에 간다. 학원은 지원사업으로 신청했는데 어떤 지원사업인지는 잘 생각나지 않는다.
“불안하죠. 장래 문제 생각하면. 미래에 내가 뭐 먹고사나, 취업이 자신 없어요. 잘할 수 있을까? 이상한 사람 많으면 어쩌지? 뭐 이런 생각. 얼마 전에도 공단 시험 봤는데 떨어졌어요. 저는 눈도 높지 않고 돈 적당히 벌면서 오랫동안 다닐 수 있는 직장이면 좋겠어요. 월급은 250에서 300? 내 생활하고 여행 다니고 영화 보는 정도의 여가 생활하고 저축할 수 있는 정도면 충분한 거 같아요.”
너와의 이야기는 많은 무료 카지노 게임으로 이어진다. 부식거리 중 말린 자몽 차를 가져갔다. 무료 카지노 게임과 무료 카지노 게임 사이 나는 가져온 차를 마시자고 한다. 주전자가 없다고 한다. 차를 안 마신다고 한다. 오래 같이 지내봐야만 알 수 있는 취향의 문제가 나는 어렵다. 다행히 커피는 있다고 한다. 커피머신이 싱크대 앞 바닥에 있다. 180이 넘는 키인 너가 쭈그리고 앉아 커피 캡슐을 넣는다. 유리컵에 커피를 따르고 자연스럽게 냉동실에서 얼음을 꺼낸다. 잠시 망설인다. 얼음을 넣지 말라고 할까? 때는 11월 중순이었고 나는 얼죽아는 아니다. 따뜻한 커피가 마시고 싶다. 아무 말 없이 커피를 마신다. 채 녹지 않은 얼음에 첫 커피는 미적지근하다. 커피를 마시는 잠시, 다시 무료 카지노 게임이 지나간다.
오래 앉아 있는 것이 눈치가 보인다. 준비하고 학원 가야 되지요, 라며 주섬주섬 옷을 챙긴다. 어려운 일 있으면 연락해요, 라는 말을 남긴다. 어려운 일이라니. 나는 다시 내 입을 원망무료 카지노 게임. 막막하지는 않지만 불안하다는 너에게 할 수 있는 말이 고작 그것밖에 없다.
막막하다는 뭘 해야 할지 모르거나 기대고 의지할 사람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불안함은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막막함이 아닐까. 막막함을 견디다 보면 불안감이 안정감으로 변할까. 『일인칭 가난』(마티, 2023)의 안온 작가는 20여 년을 기초생활수급자로 살았다. 작가의 젊은 가난이 너의 가난과 오버랩되었다. 본문에 이런 글이 있다.
“‘20대 청년’이라든가 ‘MZ세대’ 같은 용어의 기본값에 우리가 포함될까. ‘청년’에서 여성이 배제되고, ‘20대’에서 가난이 고려되지 않고, ‘MZ’를 ‘고생’을 모르는 세대로 취급하는 사회에서 말이다. 그러고 보면 열음이 한 말이 백번 옳다. 우리를 아는 건 우리뿐이다.”
너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 너와의 시간을 다시 듣는다. 무료 카지노 게임 말들 앞에서 나는 침묵했다. 가난한 스물네 살의 청년, 고생을 아는 ‘MZ’ 세대인 너에게 나는 너를 안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