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이른 작별
'한겨레문학상 작가 정아은 별세'
응?
한겨레문학상?
정아은 작가?
내가 아는 그 무료 카지노 게임?
부고 소식을 듣고 한동안 머리가 멍했다.
물론 내가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은 아니지만 글을 읽을 때마다 동네무료 카지노 게임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직장생활을 하다가도 소설을 쓸 수 있구나.
가정주부로 지내다가도 책을 읽고 에세이를 낼 수 있구나.
이렇게 평범한 아이 둘 엄마도 문학상을 받을 수 있구나.
당연하게 생각했던 여성의 사회생활과 가사노동에 대한 부분을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문학작가도 논픽션 책을 내면서 사회에 소리를 낼 수 있구나.
막연하게 어려울 거라 생각했던 부분에 대해 행동으로 답을 줬던 작가님은 아직은 너무 젊은 나이에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셨다. 아직 아이들이 어릴 텐데... 그리고 앞으로 쓰고 싶은 글도 많았을 텐데...
최근 작가와의 만남에 몇 차례 참석하면서 언젠가는 정아은 작가님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그 꿈은 끝내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 대신 슬프지만 작가님의 책들을 다시 훑어보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
* 처음 작가님을 알게 해 준 책 - 이렇게 책을 많이 읽는 엄마는 누구일까 궁금증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 엄마가 바로 정아은 작가님
* 제목을 참 잘 지었다 싶은 책 - 왜 우리는 가사노동을 담당하는 주부를 집에서 논다는 말로 폄하하는 걸까. 그 고민에 대한 답을 찾아나가고자 쓴 책
* 한겨레 문학상 수상작 - 문학상 수상작이라기엔 너무나 잘 읽히는 재미있는 소설책. 너무 현실적이라 그냥 동네 무료 카지노 게임가 친구들 이야기를 해준 느낌이다.
* 이런 사랑 이야기도 있다 - 색다른 사랑 이야기. 사랑이 메말라갈 때쯤 읽어서 신선했다.
* 너무나도 현실적인 이야기 - 그냥 잠실동에 이 인물들이 그대로 살고 있을 듯한 이야기다. 아이들 교육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는 엄마라면 100% 공감할 이야기.
* 작법서 겸 에세이 - 책도 많이 읽고 문학상도 수상한 소설가라면 이럴 것이다라는 편견을 많이 없애준 작법서.쓰는 사람이 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려주는 책.
이 밖에도 많은 책들이 있지만 그 책들은 아직 다 읽어보지 못했다.
지금부터라도 한 권씩 읽어나가야겠다.
이제 더 이상 읽고 싶어도 새 책은 나오지 않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