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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지개인간 Jan 27. 2025

새해에 어울리는 글감을 찾다가

반성과 다짐을 해본다

다시 찾아온 새해, 우리의 진짜 설날인 음력설을 맞아 이번에는 어떤 글을 쓰면 좋을까 요 며칠 고민을 해봤다. 이왕이면 희망찬 이야기를 남기고 싶은데, 그런 글감을 '돌밥(돌아서면 밥 할 시간)'이 낀 방학 생활에서 찾기란 꽤 어렵다. 그러다 오늘 새벽에 눈이 번쩍 뜨이더니 떠오른 이야깃거리가 하나 있어 꺼내본다. 마침 글의 주인공은 대체로 색이 노랗고, 노란색은 희망, 탄생, 기쁨을 의미하며 '삐약'이라고 생존 신고를 하기 전에는 봄, 생명을 상징하는 계란 껍데기 속에 잠자고 있으니까 해오름달인 새해에 제격이다. 그래서 지금부터 지난 2024년의 한여름에 만난 카지노 쿠폰의 이야기를 적어본다.


안녕, 희망!


[우리 카지노 쿠폰가 타고 있어요]

지난여름에 나는 운전을 얼마나 조심 또 조심했는지 모른다. 우리 아이가 타고 있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과속 방지턱을 매우 부드럽게 넘기 위해 속도를 15km 밑으로 줄였고, 20km의 주행 속도를 유지하며 혼잣말로 '뒤에 오시는 차주님, 정말 죄송합니다'를 얼마나 외쳤는지. 왜냐하면 그간 출퇴근을 함께 했던 달걀 네 개가 21일 동안 기계-부화기-의 따뜻한 품에서 카지노 쿠폰로 부화했기 때문이다.


이 무슨 소리인가. 친정엄마가 들으면 '또!' 아니면 '뭘 자꾸!'라고 한 마디를 하시겠지만, 이번에는 진짜 어쩔 수 없이 부화를 '시키게' 되었다. 왜냐하면 이웃집에서 부화기로 달걀 두 번, 메추리알 한 번까지 부화를 시도했지만, 연이어 실패를 했고 (그분 말씀에 의하면) '뭐든 잘 키우는' 내게 부탁을 하셨기 때문이다. 에디슨은 시도했지만, 나는 감히 도전하지 않았던 그래서 어린 시절에 해결되지 못한 호기심이 거든 덕에 부화기는 아주 자연스럽게 우리 집으로 왔다. 내 다리는 곧장 마트로 향했고 가장 튼튼해 보이는 파란 포장재의 유정란을 골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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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화기 속에서 파각이 시작되었다


[이제 너는 식재료가 아니야]

산란한 지 일주일이 지난 유정란. 그중 제일 예쁜 알로 골라 하루 동안 실온에 두었다가 다음 날 저녁인 8월 4일 밤 10시에 부화기에 넣었다. 책에는 사나흘이 지나면 검란(불빛에 비추어 부화가 잘 되었는지 검사하는 일)을 할 때 핏줄을 볼 수 있다고 했지만, 핸드폰 불빛으로 비춰 확인해 보니 열흘은 되어서야 저 알 안에 무언가 생명이 일어났구나,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보름쯤이 지나서는 6개의 유정란 중 둘은 무정란이라는 것을 확인했고, 나머지 네 알에서는 콩닥콩닥 뛰는 심장을 그림자로 확인할 수 있었다. 카지노 쿠폰도 콩닥콩닥, 나의 기쁨도 콩닥콩닥.


18일 차 마지막 검란 후에는 전란(암탉처럼 3시간에 한 번씩 알을 굴려주는 일)을 멈추고 습도 조절에 온 힘을 다 바쳐야 한다. 다행히 한여름이라 습도 조절은 수월했다. 그래도 이 무렵에 중지란이 되는 경우도 무척 많으니 더 정성을 쏟아야 했다. 그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21일 차, 흐릿하게 "삐약 삐약!" 소리가 들리는 것 같더니 순식간에 파각(알을 부리고 콕 쪼아 깨어지게 함)을 하고 힘차게 세상에 나오는 카지노 쿠폰를 보았다. 고백하자면 이런 장면을 보는 것도 운이 좋아서 본 게 아니다. 삐약 소리가 날 때마다 부화기 앞에서 눈이 빠져라 지켜보았으니 말이다. 그것도 이틀씩이나 새벽을 지켰다. 아마도 내 눈에서 쏘는 레이저가 파각을 도왔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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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엄마가 궁금해서 결국 난각번호로 농장을 찾아내고야 말았다


[내가 깨면 계란프라이, 네가 깨면 카지노 쿠폰]

"와! 카지노 쿠폰도 '왕발'이잖아."

갓 나온 카지노 쿠폰는 털이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그러나 '닭발'이라고 불리는 발은 얼마나 크던지. 누군가 갓난 카지노 쿠폰의 발이 몸통의 반이라고 해도 이제는 믿을 수 있다. 나는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으니까. 그러나 이건 T의 눈이고, F의 마음은 연약한 부리로 콕콕 쪼아서 작은 틈을 만들고 세상에 나온 것이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무사히 알을 깨고 나오기 전까지는 '잘못되면 어떡하나' 하는 두려움 속에서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을 놓치진 않았는지 복잡한 심경에 현기증이 날 지경이었는데 부담감도 덜게 되었다.


그렇게, 사랑받기 위해 세상에 나왔다.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알을 낳고 육계가 되어야 하는 운명을 피할 수 없는 난각번호 4번 양계장에서 난 카지노 쿠폰에 비하면 '반려 동물'로 살아갈 네 마리의 카지노 쿠폰는 그나마 행운인 것이다.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다고 '삐약 삐약' 말이라도 해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앞으로 살 곳을 정해놓고 부화를 시킨 카지노 쿠폰들이었다. 내 품을 떠난 뒤의 일을 약속하거나 함부로 참견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저 우리 가족으로 살아가는 일주일 만치의 사랑을 듬뿍 주기로 했다. 삐약 삐약 소리가 환청으로 들리고 그 작은 것의 빈자리가 느껴지더라도 그것은 우리가 감당해야 할 몫이었다.

깡충깡충 카지노 쿠폰


[사랑하며 그리고 함께]

일주일 만에 카지노 쿠폰 네 마리는 무척 튼튼하게 잘 자랐다. 거짓말을 (많이) 보태자면 죽순처럼 하루하루 키가 달라졌고, 눈빛은 용맹해졌다. 이들이 정말 닭이 낳은 알에서 나온 아이들이 맞나 의심이 갈 정도로 잘 뛰고, 제법 날았다. 그러나 한 마리씩 첫 보금자리를 떠날 때마다 서로를 더 의지하며 삐약삐약 슬프게 울었다. 마지막 한 마리가 홀로 남았을 때는 여덟 시만 되던 자던 녀석이 몇 시간을 더 울다가 지쳐 잠들었는지 모른다. 주먹 만한 이 작은 생명도 사랑의 온도와 함께 살아야 안전하다는 것을 이미 아는 것 같았다.


네 마리의 카지노 쿠폰에게 펼쳐진 사랑은 다채로웠다. 내 손길을 조금 빌려 세상에 나온 노란 카지노 쿠폰는 시골 마을 할머니 댁으로 가서 그 집에 원래 살고 있던 언니, 오빠 닭들 사이에서 애교쟁이 막내로 자라고 있다. 게다가 새하얀 깃털을 가진 흰 닭으로 자라고 있다. 모이주머니가 가득 차게 밥도 잘 먹고 활발하게 놀았던 머리털이 갈색인 노란 카지노 쿠폰도 아파트에서 살다가 시골 할머니 댁으로 갔다. 그리고 으리으리한 궁궐 같은 집을 선물 받고, 오일장에서 새 가족도 데리고 왔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두 마리의 카지노 쿠폰는 다른 형태의 사랑을 경험했다. 귀한 자식에게 선물하는 귀여운 카지노 쿠폰로 눈에 보이는 사랑, 일종의 도구가 된 듯했다.


그 일을 생각하면 여전히 마음이 아프다. 생명의 탄생에 초점을 맞춘다면 부화를 시킨 내게 잘못이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차라리 계란프라이로 두는 편이 더 좋았을지도. 몇 개월이 흐른 지금은 이제라도 사랑의 형태가 달랐다고 이해하려고 한다. 나 역시도 내 자식보다 더 귀한 생명은 없을 테니 말이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최선을 다해준 다른 카지노 쿠폰의 가족들에게 더 고마운 마음을 가지게 된다.

사랑도 희망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내가 가진 사랑에 갇혀 정답을 말하거나 평가하지 않아야 한다. 새해에는 누구에게나 많은 희망들이 떠오른다. 무엇이 더 나은 것인지 단정 지을 수 있는 희망은 없다. 나에게 소중한 것은 무엇인지 2025년에도 그것을 지키고 사는 한 해가 되어야겠다. 그게 카지노 쿠폰가 주는 일주일 치 사랑에 대한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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