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12살짜리 딸의 말
초등학생 때부터 이야기를 해나가야 할 것 같다. 나는 어려서부터 언니와 ‘놀이’란 걸 하고 지냈다. 부모님은 맞벌이를 하셨기에 늘 우리끼리 있는 시간이 많았는데, 그때마다 우리가 읽은 책, 본 영화, 드라마, 들은 이야기 등등을 가지고 우리끼리 세계를 만들고 그 속에서 놀았다. 나는 나니아에 갈 때는 루시 페번시나 질 폴이 되는 것을 좋아했다. 15 소년 표류기를 읽고는 소녀 합창단 소속의 30명의 소녀들이 무인도에 표류하는 이야기 속에 들어가기도 했다. 그 이야기가 내 기억 속에 물리적으로는 가장 뚜렷하게 남아있는데.. 우리는 신문지를 길게 말아서 총을 만들었다. 더 길게 만 신문지 막대와 더 짧게 만 막대를 각각 총신과 손잡이 삼아 붙여 만드는 식이었다. 용도가 불분명한, 아마도 어느 관광지 사찰 근처에서 사 온 것으로 생각되는 대나무 막대기에 고무줄을 달아 활을 만들고, 쌓기 나무로 장작을 피우고, 이불로 텐트를 만들었다. 더 어린아이들이 순록몰이를 해오면, 우리는 침대절벽과 화장대 절벽에서 순록 사냥을 했다. 그곳은 바퀴 달린 의자 바위가 있어서 이리저리 움직이며 사냥을 하기가 편리했다. 우리는 동굴을 발견해 그 속을 더 파고들어가 방을 만들고, 돌을 데워 난로로 삼고, 불을 지펴 조명으로 삼았다. 동굴 속에 서재도 만들었다. 어른들 없이 우리끼리 계속 이렇게 살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드라마 선덕여왕을 좋아해서, 신라에 가기도 했다. 그곳은 미실이 등장하는 등 드라마의 내용을 기반으로 한 곳이었지만 또 드라마의 내용과는 많은 것이 달랐다. 또, 그곳은 하루, 또 하루의 반복이라기보다는 이야기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개되는 세계였다. 아직도 기억난다. 미실에 대항하는 일곱 아이들이 거칠부공 옛집에 모여 살며 대화를 나누고, 책략이라는 것을 논하고, 식사도 함께 했다. 같은 곳을 바라보며, 때로 다투기도 하지만 결국은 서로가 서로에게 정말로 친구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 함께한다는 감각. 그것이 참 좋았다. 누군가는 이 글을 읽으며 유치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이 글을 스면서도 웃음이 지어진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우리의 놀이는 그토록 모든 것이 구체적이었고, 우리 두 사람 외에도 여러 친구들과 함께하는 세계였다.
초등학생 시절, 낮에는 학교에 가서 공부를 했다. 좀 더 어릴 때는 카지노 쿠폰가 우리가 그날 공부해야 할 분량을 출근하시기 전에 적어두면 우리가 하교 후 그것을 확인하고 그 부분을 공부한 후 우리의 다른 세계 속으로 떠났다. 하지만 어느 날, 나의 언니의 담임 선생님이 오전 자습시간에 공부할 책을 가져오라 하셔서 언니가 책을 가져가 혼자 공부를 했는데 마침 카지노 쿠폰가 써놓은 분량을 다 공부해서 오후에 할 공부가 없는 일이 발생하자, 나도 책을 가져가서 학교에서 공부를 죄 끝내놓기 시작했다. 그렇게 우리는 오후에 피아노학원을 가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죽, 놀이를 했다. 아빠가 퇴근하실 때까지 쭉.
나는 그 시간들이 좋았다. 현실에서도 적당히 공부하고, 적당히 잘 살고, 놀이 속에서도 즐거울 수 있는 것이 좋았다. 그리고 아마도 무의식적으로 인지하고 있었던 것 같다. 이 시간들도 중학생, 혹은 고등학생이 되면 끝날 거라는 걸. 공부를 더 많이 해야 할 거라는 걸. 하여간에 뭔가 별로 좋지 않은 일이 생길 거라는 감각이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내 주위의 어른들은 그다지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그러니 내가 어른이 된다고 행복할까? 그것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어느 여름날, 내가 열두 살쯤 되었을 때로 기억한다. 나는 카지노 쿠폰와, 언니와 밤 산책을 나섰다. 맥락은 기억나지 않지만, 내가 그런 말을 했다.
카지노 쿠폰, 지금이 제일 행복한 것 같아요. 저는 더 나이 들기 싫어요.
카지노 쿠폰는 말씀하셨다.
이해가 안 된다. 나는 너 카지노 쿠폰 때 얼른 커서 예쁜 옷도 입고 싶고, 돈도 벌고 싶고 하고 싶은 게 많았는데!
그러면서 나는 울었다.
그때로부터 거의 15년 즈음이 흐른 지금, 몇 달 전에 난 그때 내가 카지노 쿠폰께 어떤 말을 듣고 싶었는지 적어보았다.
네가 앞으로 더 좋은 일이 없을 것 같아서 소망 없고 우울하다고 느껴졌구나?
하지만 카지노 쿠폰가 살아보니까 나이가 들면서 재밌고 새롭고 좋은 일이 많은 것 같아.
앞으로 기대되는 일들이 뭐가 있을지 생각해 볼까?
나는 현실 속에서도 나의 놀이 속에서와 같이 즐겁고 의미 있는 일들이 일어날 거라는 믿음과 소망을 가지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내 눈에 현실은 오늘, 또 내일을 하루하루 살아가는 공간일 뿐 친구들도, 의미도 소망도 없어 보였나 보다. 그리고 난 현실에서 의미를 찾아내기에는 너무 감수성이 풍부한 아이였는지도 모르겠다.
15년여 전 카지노 쿠폰께 듣고 싶었던 말을 적고 언니와 이야기 나누며 좀, 울컥했었다. 그리고 그 말은 이제 어른이 된 내가 나 자신에게 매일 들려줘야 할 말이기도 하다.
야, 내가 살아보니까 카지노 쿠폰가 들면서 재밌고 새롭고 좋은 일이 더 많은 것 같아.
앞으로 기대되는 일들이 뭐가 있을지 카지노 쿠폰 같이 생각해 볼까?
(표지 이미지 생성: ChatGPT - OpenAI 이미지 도구 활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