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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할수 최정희 May 01. 2025

아무 말 대잔치, 어른의 카지노 게임 놀이터

스토리텔링 생태공예 수업기


아무 말 대잔치, 어른의 카지노 게임 놀이터 – 스토리텔링 생태공예 수업기”


며칠 전 영남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스토리텔링 생태공예를 강의했다. 교육생은 산림청 인증 자격증인 산림교육전문가 숲해설가 교육을 받는 사람들로 모두 34명이었다. 나는 이 수업을 8년째 하고 있다. 내가 강의하고 있는 강의실은 이전에 내가 숲해설가 교육을 받은 바로 그 강의실이다. 그래서 이곳 수업은 내가 성장한 모습을 내게 가장 잘 비추어주는 거울이다. 이 거울이 작동하는 시간에 나는 교육생에서 강사로 변한 나를 더욱 생생하게 바라볼 수 있다.



첫 시간엔 내 소개와 내가 어떻게 해서 스토리텔링 생태공예 프로그램을 만들게 되었는지, 생태공예가 무엇인지, 스토리텔링 생태공예가 어떤 프로그램인지, 이 프로그램을 실시했을 때 나타나는 효과에 대해 설명한다. 이어질 실습 시간에 주의해야 할 사항에 관한 것을 이야기하고 나면 첫 시간이 끝난다. 올해에는 내 소개를 할 때 내가 쓴 책 숲이 내게 걸어온 말들과 인문학향기충전소 작가님들과 함께 쓴 나의 중년은 청춘보다 아름답다를 소개했다.


스토리텔링 생태공예 실습 시간은 2시간이다. 책상을 옮겨 3팀으로 나눴다. 먼저 겁 많은 토끼 이야기를 하고 팀별로 토론을 했다. 토론할 때 어떤 것을 해야 할지는 말해준다. 토끼와 개구리 이야기에 관한 토론을 끝낸 후 토끼를 만들 재료를 나눠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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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명이 만든 토끼의 모습은 제각각이었다. 휴지를 덧붙여 풍선껌을 불고 있는 토끼 혹은귀를 빳빳하게 세운 토끼, 언제 밖에 나갔다 왔는지 아카시나무 꽃을 붙인 토끼, 만세를 부르는 토끼, 엉금엉금 기어가는 토끼 등으로 각기 자신만의 토끼를 만들었다. 팀별로 작품 감상을 함께 하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발표했다.



이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나는 3개의 팀을 돌아다니며 토론이 어디까지 진전되었는지 토론 내용이 수업과 관계가 있는지 옆에서 듣기도 하고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묻기도 한다. 때론 새로운 토론 거리를 주기도 한다. 이때 강의실 분위기는 수십 명이 웃고 떠드는 소리로 그야말로 시끌벅적하다. 마지막 10분 동안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과제를 내준다. 매년 이 짧은 시간에 교육생들은 재밌는 이야기를 뚝딱 만들어냈다. 팀별로 새로 만든 이야기를 발표할 때, 개그를 보는 듯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바로 이 즉석 코미디 카지노 게임에서 교육생들은 이제까지 몰랐던 동료들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수업 말미에 30초 소감 발표 카지노 게임이 있다. "재미있었다." "즐거웠다'는 말을 사용하지 말하고 한다. 앞서 말한 사람과 같은 말도 할 수 없고 다들 자신만의 새로운 표현을 해야 한다고 한다. 이 말을 하고 나서 교육생들 중 한 사람을 가리키며 "여기서부터 시작할까요?" 하면, 그 교육생은 벌떡 일어난다. 엄청난 기회를 부여받은 것처럼 활짝 웃으며. 이 모습을 보는 교육생들은 부러운 듯 소리치며 웃는다.


이 프로그램은 만들기에 집중하는 수업이 아니다. 나는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이 대화를 하면서 서로 연결되고 힐링도 되고 새로운 다짐도 하고 또 마음속 깊이 기쁨을 느끼는 카지노 게임이 되길 바란다. 매번 교육생들의 소감을 들을 때마다 이들의 내면에 내가 바라는 변화가 일어난 것을 나는 알 수 있었다.


우리는 어른이 되면 맘껏 떠들며 맘껏 웃고 이야기할 기회가 거의 없다. 이 수업은 정말 아무 말 대잔치처럼 아무 말이나 해도 괜찮다. 다른 사람을 비하하는 말이 아니라면. 어린아이처럼 카지노 게임해서 말도 안 되는 말을 해도 괜찮다. 다 웃어준다. 그래서 나는 이 수업을 아무 말 대잔치라고도 한다.


우리는 사느라 바쁘다. 그래서 마음 가는 대로 시간을 보내는 일이 점점 어려워진다. 그래서 답답함이 쌓여간다. 작은 답답함이라도 쌓이면 어느새 삶은 무겁고 숨차다. 이런 프로그램은 그 답답함에 작은 틈을 내준다. 카지노 게임하고, 웃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마음껏 풀어놓으며 스스로에게 ‘이래도 괜찮아’라고 허락할 수 있는 시간. 말하자면, 자신을 살짝 풀어놓는 기회다.이 프로그램은 여름날 뙤약볕 아래 생수 한 병 같은 것이다. 잠시 모든 시름에서 벗어나는 시간이다. 자신에게 카지노 게임을 허락하는 시간이다. 내 이야기 하나 없이 나를 풀어내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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