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듀
영화 <아듀(Bye Bye Morons, 2021 개봉)는 프랑스의 오스카, 프랑스판 아카데미 시상식으로 불리는 세자르 영화제에서 작품상, 감독상을 비롯해 무려 7관왕을 석권했으며 4주간 프랑스 박스오피스에서 1위를 차지한 화제작이다. 살고 싶지만 자가 면역 질환에 걸려 살 수 없게 된 쉬즈 트라페(비르지니 에피라 분)와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은 남자 장 바티스트 퀴샤스(알베르 뒤퐁텔 분), 앞을 볼 수 없지만 기가 막히게 길을 찾아내는 인간 내비게이션, 조르주 블랑(니콜라스 마리 분)이 서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한바탕 소동을 다루고 있다.
쉬즈 트라페는 성공한 미용사이지만 헤어스프레이가 기관지 세포를 손상시켜 자가 면역 질환에 걸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다. 쉬즈는 15살에 아들을 낳았지만 부모가 쉬즈를 보호소에 보내고 연인은 미성년자 강간으로 감옥에 가게 되면서 결국 자신이 낳은 아이를 포기하고 입양 보내게 된다. 그 후 두 번이나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려고 했지만 아이를 임신할 수 없었다. 장 바티스트 퀴샤스는 내무부 IT 지원 소속 팀장으로 유능한 사람이지만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업무에서 밀려난 뒤 더 이상 살기 싫어진다. 결혼도 하지 않고 오직 일에만 매달려 지낸 장 바티스트는 일이 전부였기에 일에서 밀려난 것은 사형 선고나 다름없었다. 장 바티스트 퀴샤스는 사무실에서 자살을 시도하다 실수로 총구가 벽을 향해 발사되는 바람에 벽에 구멍을 뚫고 벽 근처에서 일하던 뒤퓌라는 직원을 다치게 만든다. 갑자기 벽에 구멍이 뚫려 총기가 난사되는 바람에 그곳에 있던 사람들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는다. 마침 아이의 입양 기록을 찾으러 보건부 사무실을 방문한 쉬즈 트라페가 그 상황을 목격하면서 두 사람은 엮이게 된다.
여러 차례 우여곡절을 겪으며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15살에 낳아 입양 보낸 아들을 찾게 된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낳은 아들은 28세로 명문 공대를 졸업하고 대기업 IT 팀장이 되어 있었다. 아들을 입양한 양부모는 모두 사망하고 아들 혼자 살고 있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아들이 혼자서도 잘 살고 있는데 자신이 나서서 혼란을 주는 걸 원치 않는다. 숨어서 아들을 지켜본다. 아들 아드리앙은 같은 회사에 다니는 여직원, 클라라를 짝사랑해 그녀가 사는 동네로 이사 오고 익명으로 꽃을 보내고 그녀를 위해 시까지 쓰면서도 고백조차 못 하고 멀리서 바라보기만 한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와 장 바티스트는 아드리앙과 클라라를 엘리베이터 공간에 둘만 있도록 만들어 서로 이야기를 건네고 고백하도록 도와준다.
장 바티스트를 추격해 온 경찰이 쉬즈와 장 바티스트를 포위하고 더 이상 도망갈 곳이 없어진다. 자수하지 않고 움직이면 총을 쏘겠다는 경찰과 대치 상황을 벌이면서도 경찰에 투항하지 않는다. 더 살고 싶지만 살 수 없게 된 쉬즈와 전부였던 일에서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밀려난 장 바티스트는 "잘 있어라, 멍청이들"이라며 경찰을 향해 돌진하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삶의 막다른 골목에 몰린 사람들은 용감해진다. 손자병법에도 도망갈 구멍은 만들어 놓고 몰아야 한다는 구절이 있다. 속담에도 쥐를 쫓을 때는 도망갈 구멍을 열어 놓고 쫓는다는 말이 있다. 궁지에 몰리게 되면 죽기 살기로 상대에게 저항하기 때문에 상대 역시 전력에 큰 손실을 입게 되어 이겨봐야 좋을 것이 없다는 소리다. 인생의 끝에 내몰린 쉬즈와 장 바티스트는 못할 것도 없고 두려울 것도 없다. 그들의 행보를 가로막는 세상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간다. 세상의 부조리한 장벽과 통쾌하게 싸워 자신의 뜻을 관철하는 그들의 모습이 통쾌하게 느껴지는 블랙 코미디다.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절차라는 이름으로, 서류 미비라는 이름으로 앞을 가로막고 무조건 기다려야만 하는 현실에서 더 이상 기다릴 시간이 없는 쉬즈는 절망하게 되고 결국 장 바티스트와 블랑과 공조하여 입양 보낸 자신의 아들을 찾게 된다. 곧 죽을 수밖에 없는 자신이 이제 와서 아들 앞에 나서는 것은 아들의 삶에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 자신의 존재를 숨긴 채 멀리서 지켜본다. 다만, 마지막으로 아들이 짝사랑하는 여자와 맺어질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는 세상과 통쾌하게 온라인 카지노 게임하려 한다. 중국의 오자병법에 ‘필사즉생 행생즉사(必死則生 幸生則死)’라는 구절이 나온다. 죽기를 각오한 자는 살고 요행히 살기를 바라는 자는 죽는다는 뜻이다. 죽음을 각오하면 더 이상 두려울 것이 없기 때문에 세상의 부조리와 잘못된 관행과 맞짱 뜨고 더 이상 살 수 없는 이 세상과 마지막 작별을 고한다. 장 바티스트는 살아야 할 이유가 사라져 더 이상 살기 싫어진 이 세상과 작별하려 한다. 죽음과 자살을 미화하고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죽을 각오로 임한다면 무엇이건 바로잡을 수 있고 뜻을 관철시킬 용기가 생기지 않을까 한다. 세상과 마지막 작별을 고해야 하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이들처럼 통쾌하고 강렬하게 세상과 작별할 수 있을까? 이왕 세상과 작별해야 하는 게 숙명이라면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찾아올 때 회한이나 앙금을 남기지 않고 통쾌하고 산뜻하게 작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