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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윤범 Mar 09. 2025

Maison des idées


한 국가를 표현하기 위해선 그 국가를 이해해야 한다. 언어로 나타낸다면 그들 언어에서 사용되는 패턴 같은 것도 예가 될 수 있고. The eyes of Hokkaido를 쓰며, 그렇지만 난 지금 일본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므로. 난 소설이라는 형식 속 인간 삶을 그려내려 하고 있다.

언젠가는 기록이 될지 모르는, 그렇다면 어떤 형태로 그것을 만들어내야 할까. 책이 아닐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어느날 문득 그런 생각을 했고 혹시 다른 세계가 있지 않을까 꿈꾸게 됐다. 그곳이 어디인지는 정확히 알지 못하겠지만.

그럼에도 일본 관련 영상을 자주 보게 되는 건 어찌 됐든 소설이 일본 홋카이도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주 오래전에 본 영상을 또 보기도 한다. 우연찮게도. 어느 일본인 개그맨이 한국어를 따라 하는 영상을 본 적 있었다. 다시 봐도 배를 잡고 웃게 된다. 딱 그런 상황 같다. 난 일본인들 모습을 어느 정도 흉내 낼 필요도 있는데 이렇게 표현하면 일본인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할 때가 있다.

내겐 아는 일본 사람이 몇 명 있는데 지금 내가 그런 일을 하고 있다는 걸 알면 그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그땐 가까웠는데 지금은 너무 멀어 서로의 목소리조차 듣지 못하는 그들 사이는. 엔도 료~ 들리는가? 물론 그 캐릭터가 그 친구 모습을 참고한 캐릭터인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면 그들에게 한국인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가끔 그런 것들이 궁금해진다. 호기심 어린 모습으로 다가가 그 안을 들여다보려 했던 것은 아니다. 애초에 그럴 생각 따위는 없었지만.

그 일본인 개그맨은 한국의 전쟁 영화를 많이 보든 반복적으로 보든 했던 듯하다. 또는 이 국가 한반도 상황에 대한 인식이 그런 식으로 한국을 그리게 되는 작용을 한 듯도 했고. 한 서양인이 북한말을 흉내낸다. 같은 민족이 쓰는거의 똑같은 언어를 흉내내면서도 그들 말은 다르게 따라한다. 매우 제한적인 정보 때문이라 보게 된다. 그들 말에 대한 정보는 뉴스 앵커의 그것이 거의 전부라 볼 수 있기에.

저 미국 남자는 도대체 어떤 한국 사람을 만났길래 저렇게 흉내 낼까 생각하기도 한다. 그놈이 되게 매력적이었나? 어느 프랑스 여자의 우리말에 대한 감상은 특정인의 것에 치우쳐진 듯했고 그가 말하는 방식에 집중된 것을 예상하게 했다. 부드럽고 달콤한, 특히 노래를 부를 때 더 그렇게 들렸다는. 우리나라 남자들처럼 발라드 좋아하는 남자들도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불과 십여 년 전에는 내겐 영어를 쓰는 꼬마 아이들이 그 언어가 귀엽게 다가오지 않았다. 애들의 언어인데도. 주인집 자식처럼 보였기 때문일지도. 그렇다면 난 그들을 우월한 존재 쯤으로 여겼던 걸까. 하지만 서양인들을 자주 만나고 직간접적으로 많이 겪게 되며 그 자세가 조금 달라지게 된다. 너무나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한편으로 지독하게 말 안 듣고 말 안 통하는 아이도 있는 것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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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대학 2년을 다니며 그곳에서 난 처음 일본인들을 알게 된다. 본 적도 있고 서로 말해본 적도 있지만 그렇게 자주 보고 감정적으로 더 엮이게 된 경험은 그곳에서 처음 겪은 것이었다. 벌써 20년이 더 넘은 때다. 그때 난 무작정 그곳으로 가려 했다. 그곳에서 그 유명한 제주도 말을 보고 듣게 되는데. 전혀 알고 있지 못했던.

하르방을 안다고 제주도 말을 안다고 할 수는 없었기에. 부산 사람은 제주도 사람 말을 따라 하고 제주도 사람은 부산 사람 말을 흉내 내는 치열한 전개 과정이 펼쳐졌다. 진짜 서로를 알기 위해서였을까. 처음 시작이란 기껏 서로의 말을 흉내 내고 따라 하는 것이었으니.

제주의 언어는 독립적이다 할 수 있을 만큼 전혀 다르게 느껴지는 지점들이 있었다. 내가 알고 내가 이해했던 한국어에서는 뻗어 나갈 수 없는 물줄기에서 비롯된 무언가가 있는 것을 느끼게 된 것이었다. 처음 제주 바다를 봤을 때, 그 반짝이던 물 투명한 바닷물을 보고 느꼈을 때 이 섬이 신비롭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온 지 며칠도 되지 않아도로 비행기를 타고 집으로 가고 싶었음에도.

홀로 이곳에서 지낼 수 없다 두려워했지만 다른 길이 없어 계속 그 섬에 머무르게 되고. 돌아보니 그렇다. 비행기를 타고 간 곳에서는어김없이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바다 건너 저 어딘가에 있을 땅을 그렸으면서 다시 그 땅을 그리워한 나는.

일본 홋카이도는 바다 아래 길을 통해 본섬으로부터 그곳으로까지 닿을 수 있다. 영국과 프랑스 사이의 채널 터널처럼 그곳에도 해저를 지나다니는 열차들이 있다. 프랑스 끝과 영국 끝에서는 날씨가 좋으면 서로 볼 수 있는 날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어느 날 난 대마도를 본다. 저게 쓰시마인지 어떻게 확신하는가 하면서도 난 그게 대마도일 거라 믿게 된다. 내가 알고 있는 건 범인은 쫓으면 도망갈 거라는 것. 추운 겨울 부들부들 떨다 커피 한 잔을 마시면 이 내 마음이 녹아내릴 거라는 그 이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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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커피에 얼음을 타 마시는가. 그렇지만 난 꼭 반대하는 입장이지만은 않다. 난 이탈리아 사람이 아니니까. 도대체 누가 커피를 그렇게 마시노? 아마도 아메리카노, 그것으로부터. 그런 괜한 추측도 해보지만.

난 알고 있는 게 없었다. 또한 앞을 볼 수 없다. 지금의 감정들에 이리저리 휘둘릴 뿐. 일희일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도 있지만 그건 헛소리일 뿐이라 여기는. 누가 그런 말도 안되는 소리를 지어낸 것일까 처음 그런 말을 한 사람을 찾아내고 싶은 마음만을.

난 나를 조정할 수 없고 이 마음을 스스로 컨트롤할 수 없다. 모든 게 제멋대로인 세상에서 반대편의 나를 보고 때로 웃을 뿐이다. 배달 앱을 통해 탕수육과 짬뽕을 시켜놓고 기다리는 이 쉬는 날의 여유로움이란.

오토바이 한 대가 어느 길을 통해 오고 어디까지 왔는지를 보는 이 시스템을 통해 내가 정말 이 세계에 존재하는가 하는 질문도 던지는데. 배고픔은 분명 내 것이지만 그에 따르는 욕망은 분명 내 것이 아니니. 그렇게 믿으니 말이다. 왜 저기서 저렇게 멈춰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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