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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철 Apr 13. 2025

서울카지노 가입 쿠폰 길, 넷째 날

새벽 4시쯤 돼서 다시 차를 몰고 김대중이란 팻말을 찾아서 계속 앞으로 갔다. 아직 사위는 컴컴하고, 잠깐 차를 세워 놓고 보는 하늘에는 맑은 별들이 초롱초롱하게 빛나고 있다. 바다 위에 떠 카지노 가입 쿠폰 섬이라 저밑 어둠 속에서도 파도가 철썩이는 모습이 눈에 잘 들어온다. 남도의 새벽 공기가 시원하게 정신을 씻어내는 느낌이 들었다.


차를 빼서 조금 더 가니까 김대중 대교가 나온다. 이 다리는 신안군의 압해읍과 무안군의 운남면을 잇는 다리로서, 비교적 최근인 2019년 만들어졌다. 2차선으로 만들어진 이 다리 앞 도로 변에 비상등을 켜놓고 두 어 시간 동안 여명이 터오는 섬과 바다를 구경카지노 가입 쿠폰. 그런데 나중에 차를 시동걸려고 하니까 너무 오랫동안 차를 세워 놓았는지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아뿔사! 받데리가 방전이 된 것이다. 그렇잖아도 받데리가 오래 돼서 갈아야 하겠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방심하다가 당한 것이다. 마침 휴대폰 받데리도 방전이 돼서 오도 못하고 연락도 전혀 할 수 없는 난감한 상황에 빠지고 말았다.


내가 지나카지노 가입 쿠폰 차들에다가 도움을 청했지만, 거짓말이 아니라 50여대가 지나가면서 누구도 도움을 주지 않고 그냥 가버린다. 어떤 차는 내가 도로까지 나가서 도움을 청했지만 일부러 피해서 달아나기도 했다. 별로 차들이 다니지 않는 외딴 섬의 인심이 아주 고약하다는 것을 그 때 느꼈다. 성경에 나오는 선한 사마리아 인을 예로 들면서 윤리적 인간을 강조했던 과거 나의 철학 강의가 무색해지는 경험을 했다. 그나마 그 섬에 사는 한 아주머니가 차를 세워서 보험차 까지 불러 줘서 그곳을 빠져 나왔다. 우리가 선한 사람들에 대한 기대를 버릴 수는 없지만, 이런 경우는 확률 상으로 따지면 극히 낮다는 현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무안군으로 넘어오다가 갑자기 친구 생각이 났다. 고등학교 동기인 김동연 전 부총리가 오늘 오후 상암동에서 ‘새로운 물결’ 창당 발기인 대회를 개최한다. 나도 63 동기의 일원으로 참석하겠다는 신청을 해 놓았었다. 나는 그 날이 월요일인 줄 알았는데, 바로 오늘 10월 24일 일요일에 하는 것이다. 행사는 3시부터 인데 이미 12시가 한 참 넘어 있다. 마침 근처에 무안 공항이 있어서 서둘러 그 쪽으로 차를 움직였다. 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승객들이 급감해서 서울 카지노 가입 쿠폰 비행기는 저녁 7시나 돼야 뜬다고 한다. 차를 다시 빼서 서울까지 고속으로 달리면 어떨까고 생각을 했다. 결국은 그 수밖에 없다.


무안공항에서 카지노 가입 쿠폰의 상암동 까지 대략 370킬로 정도 되는데 시속 150킬로로 달리면 -물론 속도 위반이다- 2시간 반 정도면 도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중간에 고속도로를 달리는 과정에서 행사를 돕고 있는 고등학교 동기한테 연락을 해서 행사 마지막에 내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을 10분만 빼달라고 요청을 했다. 하지만 그 친구는 행사 스캐줄이 이미 결정난 상태라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래서 다른 지인을 통해서 선거 총괄 본부장을 맡고 있는 친구에게 연락을 취해서 내가 김동연을 도울 수 있는 결정적인 말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 친구도 이미 여야 정계의 VIP들이 포진해 있는 마당에 내가 낄 자리는 없다고 하면서 불가하다는 이야기를 되풀이 했다. 결국 나는 물리적으로 카지노 가입 쿠폰까지 고속 주행을 하기도 힘들고, 올라간다고 해도 내가 발언할 자리가 없다고 생각해서 카지노 가입 쿠폰행을 그만 포기했다.


카지노 가입 쿠폰 예정에 없던 일정까지 이야기하면서 무리하게 발기인 대회에서 한 마디 하고 싶은 아주 강렬한 이유가 있었다. 김동연 전 부총리는 문재인 정권에 참여를 해서 소신껏 경제 정책을 펼치려다가 중도하차한 인물이다. 그는 오랜 공직 생활을 한 한국의 정통 관료이다. 실력과 소신도 있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의식도 강하다. 이번 대선에 출마하는 다른 어떤 인물 못지 않게 준비가 되어 있고, 대선 출마에 대한 분명한 이념적 지향도 갖고 있었다. 그가 말하는 '제 3 지대론'은 보수와 진보 등 진영 간 첨에한 대립이 한국 사회의 분열과 갈등을 더는 해결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이다. 쉽게 말해서 기존의 정치권의 판을 갈아 업고 새로운 세대, 새로운 지향을 갖는 제3 지대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다.


이러한 그의 이념적 지향은 현재의 한국사회를 불안하게 보는 많은 양식있는 사람들에게 충분히 호소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정치는 이념이나 도덕이 아니고 행정과도 다르다. 정치는 무엇보다 냉정한 현실 인식 속에서 그 이념을 구현할 수 있는 강력한 자원과 인물, 현실적 수단들을 갖출 수 있어야 한다. 그런 것들이 뒷받침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념적인 정당성이나 명분만 강조하게 되면 결국은 동키호테 식의 낭만적 좌충우돌 행위만 연출할 뿐이다. 그는 확실한 우군도 없고, 현실 정치 내에서 아무런 지분도 없는 상태에서 출마를 위한 준비 시간이 어느 정도 있었지만 그것도 제대로 활용을 하지 못카지노 가입 쿠폰. 그런 면에서 내 눈에 비친 김동연의 정치 실험은 그저 순수한 풋내기의 낭만적인 도전과 모험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김동연 식의 정치에 선뜻 참여하기가 어려운 면이 바로 여기에 있었다.


하지만 전 날의 아주 특별한 경험을 겪은 나는 김동연 식의 정치 실험에 반전을 위한 강력한 모멘텀을 제공해주고 싶은 욕구가 커졌다. 사실 김동연 식으로 제 3 지대론을 주장하는 정치는 냉혹한 정치 현실에 비추어 본다고 하면 거의 ‘미친 짓’이나 다름 없어 보였다. 이미 관료로서 충분한 경험을 겪고 정년도 지난 그가 왜 그런 식의 새로운 시도를 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가? 나는 그것이 어젯밤 내가 차 안에서 통곡을 하면 느꼈던 나의 미친 행각과 일맥 상통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가 이런 미친 짓을 하고 이유는 아주 분명했다. 이 사회, 이 정치, 이 국카지노 가입 쿠폰 헤겔 식 표현을 빌린다면 모든 것이 거꾸로 선, 한마디로 ‘전도된 세계’이다. 이런 세계 속에서는 정상이 비정상이고, 비정상이 정상이라고 할만큼 모든 것이 반대이다. 그러니까 ‘내가 하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식의 내로남불이 당연하게 주장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하고 있는 미친 짓이나 김동연이 하려는 정치 실험적인 제3 지대론은 이렇게 ‘전도된 세계’를 바로 잡으려는 미친 분투에 가깝다.


내가 창당 발기식에서 단 10분만 나에게 시간을 마련해준다면 이 ‘미친 짓’을 화두로 그 안에 참석한 많은 사람들의 감동을 이끌어낼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김동연은 자기가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면서 실제 하는 행동은 정상인의 정상적 방법과 절차를 거쳐서 하려는 것과 다르지 않아 보였다. 만일 이런 식으로 한다고 하면 그가 전도된 현실 정치에서 지분을 확보할 가능성은 전혀 없어 보였다. 창당 발기식을 한지 거진 3개월이 되어 카지노 가입 쿠폰 지금 대선 무대에서 그의 지지도는 과거 통진당의 대선 후보였던 이정희 보다도 훨씬 미치지 못했다. 그런 상태에서도 그는 여전히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런 모습 자체를 순진하다고 할까, 아니면 미숙하다고 할까 안타까울 뿐이다. 나는 그 때 선거 총괄 본부장을 맡고 있는 친구에게 여야 정치권의 VIP 들을 불러 놓고 의례적인 행사를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고 강하게 반문했다. 기존의 방식과 규범, 기존의 절차와 정치 문법을 따르는 한 ‘새로운 물결’은 그야말로 '찻잔 속에 태풍' 역할도 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런 나의 생각은 김동연에게 전혀 전달이 되지 못카지노 가입 쿠폰. 나도 더는 내가 이야기할 수 있는 여지가 없어서 그만 나의 이야기를 거두고 말았다. 나는 어떤 문제든 판단이 빠르고 행동도 빠른 편이다. 다시 정신 차리고 내가 당면한 문제로 돌아갔다.


(2021년, 10월 24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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