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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르mihr Dec 27. 2024

멀쩡한 카지노 게임 탓

나는 왜 사소한 일에만...


몇 주 전부터 왼쪽 카지노 게임 근처가 불편했다. 그냥 보면, 오른쪽 카지노 게임과 별 차이는 없어 보였다. 허나 또 자세히 들여다 보고, 카지노 게임 근처 이쪽저쪽을 손가락으로 콕콕 눌러보면 오른쪽보다는 어딘가가 더 아픈 것 같기도 했다. 정형외과를 가봐야 할까. 그러나 동네에 몇 개 없는 정형외과는 언제나 대기가 길다. 예약도 안 하고 가서 한참 기다려야 하는 일이 귀찮아서, 평소 다니던 한의원으로 갔다.


한의사의 표정을 보니 별로 심각한 상태는 아닌 것 같았는데, 침놓은 자리 중 몇몇 곳은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꽤 아팠다. 카지노 게임보다는 그 위나 아래의 근육들이 단단히 뭉쳐있는 것 같다는 친절한 설명과 함께, 생활노동에서 불편을 덜어주도록 근육 테이프도 붙여주었다. 나는 한의사에게 물었다.


"저, 운동해도 될까요?"


*


여기서 내가 말한 '운동'이란, 다름 아닌 요가다. 동네에서 괜찮은(?) 요가원을 발견해서 다니기 시작한 지 벌써 11개월 차다. 물론 매일은 아니고 일주일에 두어 번 일 뿐이지만, 나 나름대로는 꾸준히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있는 일이다. 문제는, 이상하게도, 아직도, 요가의 동작들이 전혀 쉽지 않다는 것. 할수록 점점 쉬워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힘들고 어려워진다는 것.


헌데 그것도 실은 당연하다. 문화센터에 한 두 달 다녀봤던 경험과 요가를 좋아하는 지인들에게서 얻어 들은 지식, 그리고 대중적인 스트레칭을 위주로 하는 유튜버들의 강습. 그런 것들이 그동안 내가 요가에 대해 접해서 알았던 전부였지만, 나는 내가 요가를 '꽤 한다'고 믿었다. 선천적으로 유연한 신체조건 덕분에, 요가 아사나의 외양을 얼추 따라 할 수 있었던 까닭이다.


카지노 게임 본격적으로 수련을 시작하자마자, 나는 여태까지 제대로 '서 있지도 못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는 서 있다기보다는, 힘없이 떠 있었다. 언제라도, 어느 방향으로라도, 떠밀려 갈 수 있도록. 선천적으로 유연한 나의 신체는, 알고 보니 우선 유약했던 것이고, 유연함은 약한 것이 살아남는 방법이었을 것이다. 마치 바람 불면 드러눕는 가느다란 풀잎들처럼, 힘을 뺀 채로 살아온 신체.


그런 신체 이 구석 저 구석에 힘을 채워보려는 시도는, 내 몸에 있는지도 몰랐던 근육에 대해 알려주고 한 번도 시도해 본 적 없는 방식으로 신체를 사용하기를 촉구한다. 신기하고 흥미롭고 재미있지만, 정말로 고된 작업이다. 카지노 게임 이런저런 시도 끝에 의지하는 신체 부위에 힘이 채워지고 그 느낌을 알게 되면, 그 환희란! 카지노 게임 한번 힘을 채웠다고 해서, 힘없이 유연하기만 하던 것이 바로 단단한 신체로 변신하는 건 아니다.


*


침을 맞고 괜찮았던 카지노 게임이 며칠 전부터 또 불편하다. 혹시 한의사가 돌팔이 아닐까. 누군가 운동하다 카지노 게임에 물이 찼다던 말이 떠올라, 불안함과 함께 검색에 돌입한다. 아무리 봐도 내 왼쪽 무르팍의 모양새는 검색된 이미지와 다르다. 그러나 아직 본격적으로 물이 차기 전, 혹시 초기 증상일지도 모르지 않은가! 요가하다가 혹시 더 나빠지면 큰일 아닌가!


나는 서둘러 정형외과로 가, 대기한다. 의사는 마치 내가 그랬던 것처럼, 내 무르팍 근처 이곳저곳을 찔러보더니 '겉보기엔 별거 아닌 거 같은데...'라면서, 엑스레이를 찍어보자(고 내가 물으니 그러자)고 한다. 그 결과는, '카지노 게임에 아무 이상 없음'이다. 그러면 '이 불편함은 무엇이냐'는 물음에, '그건 그냥, 나이가 오십이 넘으면 원래 그렇다'고 '앞으로도 가끔씩 지속될 일'이라고, 혹시 많이 불편해지면 그때마다 물리치료(나) 받으러 오란다. 그리곤 내가 묻기도 전에, '운동을, 특히 허벅지 근육 운동을 열심히 하라'고 충고하며 진료를 끝냈다.


진료실을 나서는 내 마음은 아주 기쁘면서도, 또 아쉽기도 했다. 지금 이 카지노 게임의 불편함은 아마도, 오십 년 이상 안 써본 (그래서 아직도) 근육(이 안된 흐물흐물한 살덩이)들이 (왜 안 하던 짓을 새삼스레 해 힘들게 하냐는) 반항하는 몸짓일 것이다. 그러나 힘들어도 재밌는 일이라, 그만둘지 아니면 계속해도 되는지 결정하기 어려웠던 나는, 은근히 '의료 권력'에 기대어 좀 편했던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기도 했던 것이리라. 그러나 결코 편하게 살 팔자가 아닌 것이, 밝혀지고 말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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