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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노 Mar 30. 2025

카지노 게임 사이트 지어준 한약

10년 전 한의사 선생님

엄마, 고모, 언니와 함께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지었다.

아버지의 49제가 끝나면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와 '마음으로 한 약속' 이제야 지켰다. 장례만 해도 힘든데 엄마와 고모는 49제까지 몸을 아끼지 않으셨다. 남들은 한 주에 1회 제를 7번 지내면 된다고 했지만, 불교에 귀의한 고모는 49제 내내 아버지를 기리셨다. 옆에서 보는 사람이 걱정을 할 정도로 혼신의 힘을 다하셨다. 혹여나 감기에 걸려서 49제 법식을 다하지 못할까 봐 두문불출하면서 기도만 하셨다. 그 옆에서 엄마도 붙박이처럼 날마다 온몸과 맘을 다하셨다. 그걸 보는 나 또한 최선을 다해서 함께 했다. 고모는 허리가 나갔고, 엄마는 수술한 다리가 어긋났고, 나는 정신이 나갔다. 그렇게 그 시간을 다 보내고 나니 엄마와 고모의 건강이 염려되었다. 그래서 벼르고 벼르다 드디어 여자 4 총사가 한의원에 다녀왔다.


본인의 건강이 괜찮다고 염려 말라던 고모는 '맥이 안 잡히는 상태'였고, 엄마는 약만으로 잡기 어려워 한의원 장기 투숙객이 되었다. 언니도 괜찮은 줄 알았는데 '맥도 안 잡히고 균형이 무너진 상태'였다. 도리어 내가 제일 건강했다. 그래도 나는 학교에 가면 애들 보고 웃기라도 하니, 제일 나았나 보다. 잠시라도 잊고 웃을 수 있으니.


한의사님은 10년 전에, 이명과 두통 그리고 불면증에서 나를 구해주신 분이다. 예전에 나는 불면의 밤이 지속되어 일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었고, 학교를 1년 쉬었었다. 그 시절 여러 병원을 다녔지만 이 한의사님을 만나고 차도를 봤다. 그것이 인연이 되었고,정말 오랜만에 다시 뵈었다. 세월이 한의사님 얼굴에도 내려앉아 있었다. 개원의로 패기와 열정이 넘치던 분이 풍부한 경험과 관록이 생긴 인자한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역시 선한 마음으로 소임을 다하는 사람은 세월도 덕담을 하면서 지나가나 보다. 나는 나를 볼 수 없으니 10년의 변화를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만난 옛사람의 얼굴에 여유가 묻어나니 참 좋았다. 한의사님은 엄마와 고모의 상실감까지 다독여가며 문진을 하셨고, 진맥도 성심 성의껏 해주셨다. 몸과 맘이 아파서 찾아간 엄마가 맘을 치료받고 나온 것 같았다. 역시 명의다!

고모는 건강이 예전만 하지 못하다는 소식에 세월을 반추하는 표정이었다. 계속 몸 챙기라고 잔소리를 했지만 전혀 미동조차 하지 않으셨는데, 한의사님의 한 말씀 한 말씀이 마음에 박혔다 보다. 이 또한 건강을 챙기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집으로 돌아와서 혼자 사는 엄마와 고모를 위한 맥반석 달걀, 구워 먹는 치즈, 모차렐라 치즈, 식빵, 사과를 사이좋게 나누어 넣어 드렸다. 이것저것 싸고 있는 모습을 보더니 고모가 아른한 표정으로 한 말씀하셨다.


"친정에 온 것 같다. 이렇게 바리바리 한 보따리를 싸주니"


이제는 내가 엄마와 고모의 친정이 되었다. 그 말씀이 마음 따뜻했다. 가는 마음에 오는 마음은 너무 당연한 것인데, 그 따순 마음이 오늘 고모를 훈훈하게 해줬나 보다. 고모의 외로운 마음은 내가 채워줬으니 오늘 고모의 명의는 '나'인 것 같다. 아버지가 지어준 한약 덕에 온 가족이 맘부터 건강해진 하루였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떠난 지 3개월이 되었으면서도 아직도 우리를 먹여 살린다.


점심 먹으러 걸어가면서 나는 철없는 소리를 툭툭했다. 이제는 너무 참지 않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 대한 그리움을 이야기해야 할 것 같아서 철 없이 굴었다. 그게 건강한 이별인 것 같아서.


"벚꽃이 피니까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더 보고 싶어. 차 타고 벚꽃 구경하러 다니던 때가 생각나서 더 생각이 나네."


철없는 조카를 보고 고모가 나무라듯 눈짓했지만. 난 애써 못 본 척했다. 엄마의 눈시울이 붉어졌지만, 그것 또한 우리가 지내야 하는 시간들 같아서 예전 추억들을 마구 읊조렸다. 이제 혼자 울지 말고 함께 울어야 하는 때 같아서.

오늘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우리에게 맛난 점심도 사줬고, 약도 지어줬고, 고모에게 친정을 찾아줬다.이만하면 되었지!!! 행복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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