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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고로 Mar 29. 2025

[미식일기] 버드나무브루어리, 강릉

수제 맥주맛있는 줄은 알았는데, 뜻밖의 피자 맛집

파스타를 좋아하는 만큼이나 피자를 좋아하는 김고로, 강릉을 너머 강원도의 대표 피자집이 되어가고 있는 샌마르의 사장인 피자대장님과 친밀하게 지내다 보니 종종 재미있는 행사나 일에도 함께 엮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최근 샌마르, 그리고 강릉은 물론 강원도의 대표 수제 맥주 브루어리인 '버드나무 브루어리'와의 협업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피자대장님의 요청으로 버드나무 브루어리의 대표 맥주들과 샌마르의 간판 메뉴인 강릉꼬막피자의 '궁합' 보기를 도와드리게 되었다. 샌마르라는 피자집의 일개 단골손님이 이런 중요하고 귀한 자리에 객원으로 초대를 받다니, 이런 감사할 일이 다 있나. 김고로는 '올타쿠나'하고 대장님의 제안을 덥석 받아들였다.


샌마르에서 피자대장님과 따로 버드나무 브루어리의 '병' 맥주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페어링을 마치고 나서는 샌마르와 버드나무브루어리의 행사에서 손님들이 마시게 될 '생' 맥주들과 강릉꼬막피자와의 페어링을 살펴보기 위하여, 버드나무브루어리 직원분들의 초대를 받아 피자대장님과 함께 버드나무브루어리로 향했다.


버드나무 브루어리(이하 '버드나무')의 직원분들과 강릉꼬막피자와 생맥주들의 궁합을 찬찬히 살펴보면서 김고로도 버드나무의 어떠한 생맥주와 강릉꼬막피자가 잘 어울리는지 의견을 개진하고, 손님들의 구미를 충족시킬지 열심을 다해 알려드렸다. 그렇게 페어링의 시간이 끝나고 난 후, 김고로가 기다리던 말이 버드나무의 셰프님에게서 나왔다.


"버드나무 브루어리에서 궁금하신 메뉴는 없으세요? 맥주나 안주를 더 드시고 싶은 것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듣던 중 반가운 소리, 김고로는 당연히 버드나무 브루어리에서 궁금한 메뉴가 없지 않았다. 지인들로부터 버드나무 브루어리의 수제 버거가 매우 훌륭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으니까.


"제가 듣기로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 브루어리의 수제 버거가 그렇게 맛있다고 하던데요."


김고로가 버드나무의 버거를 먹고 싶은 마음에 이야기를 꺼내자,


"아쉽게도 지금은 저희가 수제 버거를 하지 않네요."


"앗, 이럴 수가..."


"지금도 수제 버거 얘기를 많이들 하셔서, 하아, 수제 버거를 다시 해야 하나?"


아아, 조금 더 일찍 와서 수제 버거를 먹어볼걸, 안타까운 마음의 김고로. 하지만 넷플릭스에서 백 선생님과 함께 출연을 하기도 한 식당이기에 그 외에도 맛있는 안주는 많다. 그중에서 김고로의 눈에 들어온 것은 독특한 피자들, 특히나 백 선생님이 극찬을 마지않았던 '송고버섯피자', 그리고 이번 시즌에 내놓은 '곤드레 비스마르크' 피자였다.


"대장님, 이 피자 궁금하지 않아요? 곤드레에 베이컨, 그리고 달걀 반숙이 올라갔네요, 토핑으로."


"음, 그렇네요."


"이탈리아에도 보면 달걀을 삶거나 반숙으로 익혀서 토핑으로 올리는 피자들이 있던데, 같이 드실래요?"


"그러시죠, 고로님."


"셰프님, 여기 송고버섯피자하고 곤드레 비스마르크 피자 먹을 수 있을까요?"


김고로가 염치없이 피자를 두 판이나 달라고 할 줄은 몰랐는지, 잠시 눈이 동그래지시는 버드나무의 셰프님 그리고,


"그러면 주방에 얘기해서 특별히 송고버섯이랑 곤드레 비스마르크랑 반반으로 해달라고 할게요. 지금 있는 맥주랑 페어링도 해보실 겸 해서요."


"아하, 감사합니다!"


오해마시라, 버드나무 브루어리에 '반반피자'는 없는 메뉴다. 다만 김고로와 피자대장님을 위해서 버드나무 브루어리의 셰프님이 특별하게 만들어주신 메뉴이니 모두 착오 없으시길. 버드나무의 특별한 배려와 그저 황송할 뿐인 김고로와 피자대장님.


"사실 일반 피자집에서도 반반 피자를 만드는 일은 쉽지 않기도 하고 손이 많이 가거든요."


"맞아요, 그래서 저희도 클래식한 페퍼로니, 샌마리안, 불고기 피자 정도만 반반으로 해요."


피자를 하는 버드나무의 셰프님과 피자대장님의 공감대가 형성되는 대화가 진행되고, 버드나무의 샘플러 맥주를 마시며 이미 '말하는 토마토'가 되어버린 김고로는 옆에서 버드나무의 새 맥주인 '대관령 페일에일'을 홀짝홀짝 마시면서 피자를 기다린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버드나무 브루어리의 송고버섯 & 곤드레 비스마르크 피자. 반반피자는 페어링을 위해 특별히 준비된 피자이며 당연히 비매품이다. 버드나무 브루어리의 셰프님께 감사 말씀을 전한다.

"곤드레가 마치 진한 페스토와 같네요. 반대편에 있는 송고버섯의 향기는 트러플 오일이라도 뿌린 줄 알았어요."


오븐에서 갓 나온 피자가 열기를 모락모락 피우며 길쭉한 검은 식탁 위로 등장하자, 진한 송고버섯의 향미가김고로의 코를 감싸 안고 뇌로 스며들어 온다. 값비싼 트러플 버섯이 아쉽지 않은 향기, 술이 조금 취해서 눈빛이 가물가물 저물고 있던 김고로의 눈동자에 빛이 번쩍 들어오면서 불이 켜진다. 반숙 달걀이 피자 오븐의 잔열에 익어버릴라, 김고로는 피자 조각을 급하게 썰어서 피자대장님과 자신의 그릇 위에 올려놓는다.


"얼른 드셔보시죠, 맛이 궁금하네요."


"그러시죠."


온라인 카지노 게임버드나무 브루어리의 곤드레 비스마르크 피자. 조리된 생곤드레, 베이컨, 달걀 반숙.

꿀꺽


피자 조각의 모서리에서 흐르고 있는 샛노란 노른자 꿀물을 흘리기라도 할까, 포크로 조심스럽게 피자의 끝을 들어 입안에 살포시 얹어 넣는 김고로. 피자를 베어 물자 송고버섯피자와 함께 구워진 덕분에 송고버섯의 진하고 강렬한 향기가 콧속에 강력한 훅을 날리며 들어온다. 그리고 동시에,


촤아


입안에서 터지는 달걀노른자의 고소하고 부드러운 질감과 하얀색의 소스가 혀와 입천장으로 왈칵 차오른다, 어떠한 소스인지는 모르겠으나 마늘이 가미된 베샤멜소스의 맛이 나는 매우 크리미한 맛으로 반숙 달걀의 비릿할 수도 있는 풍미를 받쳐주는 균형이 매우 조화롭다.


"와! 이 반숙 토핑 엄청나네요!"


피자에 토핑으로 올라간 달걀 반숙의 맛이 기대 이상으로 인상적인 맛으로 판명되자, 술이 깨버릴 정도로 놀라는 김고로. 하지만 얼굴이 아직 시뻘건 상태라 말하는 토마토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김고로의 호평에 흐뭇한 표정을 지으시는 브루어리의 직원분들. 그리고 반숙 위에 자리 잡은 베이컨과 곤드레로 입을 향한다.


"저희는 일부러 생곤드레를 조리해서 올렸어요, 건곤드레도 나쁘지는 않은데 식감이 질긴 경우가 많거든요."


"맞아요, 건곤드레는 정말 잘 불리지 않으면 식감 질기고 가시가 살아있어서 따가운 경우도 있더라고요."


김고로는 이전에 집에 있던 건곤드레를 덜 불려서 곤드레밥을 했다가 곤드레를 씹으며 입안도 같이 따끔따끔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하지만 곤드레 비스마르크 위의 곤드레는 맛과 향기가 아니면 곤드레라고 하기 어려울 정도로 쫄깃하고 매끈할 정도로 부드러웠다. 거기에 기름기 충분한 통베이컨 조각까지 더해지니 달걀, 곤드레, 고기가 더해지면 고추장 없는 곤드레비빔밥을 먹는 기분이 드는 김고로였다.


"곤드레 비스마르크가 의외로 너무 맛있어요, 역시 맛있는 맥주에 그에 걸맞은 안주가 준비되어 있군요, 여기."

온라인 카지노 게임버드나무 브루어리의 송고버섯피자. 치즈 반, 버섯 반이다.

그리고 먹다 보니 피자의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는 도우도 구수한 밀가루 향기와 쫄깃하고 탄탄한 식감이 듬뿍 올라간 토핑을 튼튼하게 받쳐주며 흰쌀밥과 같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한다. 옆에서 함께 피자를 드시는 피자대장님도 비슷한 생각이신지 피자에지를 작게 뜯어서 계속 맛을 보신다. 아직 배가 다 부르지 않은 김고로는 송고버섯 피자를 빠르게 한 입 베어문다.


와작


바삭하게 구워진 버섯이 치아에 닿자 촉촉하고 말캉한 식감을 주며 부드럽게 찢겨나간다. 송고버섯 특유의 진한 표고버섯의 향이 훅 들어오며 중간중간 심어져 있는 자색 양파와 함께 사각사각 소리를 내며 씹힌다. 말랑말랑하고 수분감 넘치는 맛이 쌉싸름하면서도 구수한 풍미를 자랑하는 대관령 페일에일과 조화가 좋다.


"대관령 페일에일이 샌마르의 강릉꼬막피자와도 궁합이 좋았는데, 송고버섯피자와도 궁합이 굉장히 좋네요. 피자들과 함께 먹으면 쌉쌀함은 부드럽게 내려가고 음식의 풍미를 배가시켜 줘서 저는 나중에 또 오면 대관령 페일에일만 안주와 먹겠어요."


버드나무 브루어리까지 와서 곤드레 비스마르크와 송고버섯피자를 먹지 않았으면 나중에라도 크게 후회했을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김고로는 마지막 남은 피자 조각까지 다 먹어치웠다. 맛있는 술과 음식, 버드나무 브루어리는 그 어느 것도 모자라지 않은 곳이라고 김고로는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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