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님과 농부 - 권정생
울타리 아래에 겨우내 검붉은 잎이 안쓰럽던 회양목에 서서히 초록빛이 돌기 시작하면 아이들이 있는
집들은 들썩거린다.
봄 방학이라고 카지노 쿠폰가 우리 집에서 하루 밤을 지내겠다고 아침부터 짐을 바리바리 싸들고 왔다.
수제비를 할머니랑 만들어 먹고 싶다고 미리 얘기했다
그래서 칼국수에 들어갈 야채와 육수를 미리 만들어뒀다. 그리고 카지노 쿠폰와 함께 밀가루에 물을 넣어 반죽을 해 냉장고에 넣어뒀더니 알맞게 말랑거려졌다. 카지노 쿠폰가 밀가루로 온통 범벅이 되어도 즐겁게 도마 위에서 밀대로 밀어주면 나는 칼로 썰었다. 도마에 가지런히 썰어 보여주며 한석봉 이야기를 해줬더니 신기하게 듣는다. 칼국수와 수제비를 떼어 넣어 수제비칼국수를 만들었다.
콩가루도 넣어서 반죽했더니고소하고 맛있었다. 장난스레 만든 음식이었지만 그런대로 성공적이었다.
이렇게 맛있는 칼국수를 처음 먹어 본다며 카지노 쿠폰는 말을 참 예쁘게 한다
점심을 먹고 백화점에 들러 2학년으로 올라가는 기념으로 옷을 한벌 샀다. 몇 번밖에 못 입는다고 비싼 것 사지 말라는 딸의 당부에 카지노 쿠폰가 원하는 스쿨룩이라는 스타일 옷을 샀다. 아마도 아이돌이 입고 나와서 인지 백화점 매장마다 마네킹에 입혀져 있었다.
전에는 개학 전에 선물을 학용품으로 했는데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학용품 사러 문구점에 다니며 설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참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지금은 학교에서 모든 필요한 물품이 나오기 때문에 빈 책가방만 들고 가면 학교에서 다 준다.
아이들은 당연하게 받아들이지만 내가 볼 때는 공짜로 얻은 것 같다.
유치원 때보다 초등학교 1년 동안 아이가 엄청 성숙해졌다.
키는 별로 크지 않았지만 생각도 깊어지고, 하는 행동도 많이 어른스러워졌다. 애늙은이라고들 하는데 너무 생각이 깊어 조금 걱정스러운 부분도 있다
저녁을 먹고 동화책을 읽는다. 조금 읽더니 책을 덮고 안 읽겠다고 한다.
읽기 싫어서 그러나 싶어 할머니랑 같이 읽어보자고 했다.
카지노 쿠폰님도 이상하고, 노인도 이상해서 싫다고 한다.
그래도 함께 소리 내가며 끝까지 읽었다. 그림이 참 예쁘고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농부 모자 끄트머리에 위태롭게 서있는 카지노 쿠폰 모습이 상징적이다.
동화그림책은 '장군님과 노인'이었다.
유명한 권정생작가의 동화집 '바닷가 아이들'에 수록된 15편 단편 중 하나이다. 이 동화에 이성표 화가가 그림을 그려 넣어 그림동화책이 탄생했다고 한다.
전쟁터에서 혼자 도망친 장군과 우직하고 성실한 농부가 무인도까지 함께 가는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화가 이성표는 이 동화에 특유의 파스텔 색감과 장난스러운 표현으로 그린 그림책이다. 전쟁 통에 만난 두 사람의 대화를 통해 진정한 지도자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초등생에게 추천하는 그림책이었다.
장군은 전쟁에서 부하를 잃고 혼자 도망쳐 살아왔다. 전쟁을 피해 마을 사람들이 다 떠난 곳에 한 농부가 혼자 살고 있었다. 지치고 배가 고픈 장군은 집집마다 들어가 사람들을 찾다가 농부를 만난다. 두 사람은 만나 기뻐한다. 장군은 자기의 부하를 만난 듯 기쁘고, 농부는 모자와 어깨에 근사한 별 계급장을 단 장군이 자랑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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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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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장군은 어깨와 모자에 달린 계급장만 달고 모든 것을 노인에게 의지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농부는 당연한 듯 계급장을 단 위대한 장군님을 자신보다 먹을 것도 먼저 주며 모든 것을 도와주고 시키는 대로 떠받든다. 전쟁을 피해 바닷가에 도착했지만 멀리 보이는 섬으로 가려고 해도 갈 수가 없었다. 농부는 농사짓던 능력으로 연장을 만들어 나무를 잘라 칡넝쿨로 묶어 뗏목을 만든다. 이런 과정에서도 당연하게 일하는 농부와 당연하게 쳐다보며 시키기만 하는 장군은 서로 불평 없이 무인도에 다다른다. 무인도의 삶도 마찬가지였다. 누더기옷이 되어가고 먹을 것이 없어도 농부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위대한 장군님을 모시는 의무를 다한다. 끝까지 떠 받들어진 장군은 계급장만 달고 전쟁이 끝나기만 기다리고 있다.
그러다 전쟁이 끝나고 많은 사람들이 배를 타고 무인도로 들어오게 되는데 결국 백성들은 농부가 진정한 지도자라고 모시고 간다. 그리고 장군은 혼자 남겨두고 혼자 알아서 오라면서 떠나게 된다
카지노 쿠폰는 이런 장군도, 농부도 바른 사람이 아닌 것 같다는 것이다.
본인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키기만 하는 카지노 쿠폰도 이상하지만
그런 장군을 도와주기만 하는 농부도 이상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손녀의 이 말을 들으니 내 생각과 너무 닮아 있었다.
나도 이 책에서 진정한 지도자라고 칭송을 받는 농부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내가 주입시킨 것처럼 카지노 쿠폰의 사고가 나와 똑같아 깜짝 놀랐다.
부하까지 다 죽고 혼자 살아 돌아온 장군을 아무 비판도 못하고 시킨 데로 하는 농부도 진정한 지도자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군사독재시절의 백성들 모습이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이 책이 긴 세월 동안 아동 도서로 읽히고 있는데 내 사고가 문제가 있는지 곰곰 생각을 해본다
초등학교 저학년생들이 이해하기는 조금 어렵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단어도 꽤 어렵고 지금은 안 쓰는 단어도 많았는데 저학년 초등생용이라고 해서 놀랐다.
카지노 쿠폰가 노숙자를 그냥 도와주는 건 잘못이라고 해서 이해시키는 것이 어려웠다.
비가 안 와서 죽게 생긴 나무에게 누군가 물 한 바가지를 주면 그 나무가 싱싱하게 살아갈 수 있듯이
노숙자들도 어쩔 수 없이 길거리로 나와 무기력해졌을 때 따뜻한 손길을 줘서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다면
도움의 손길을 주는 것도 맞다고 해줬더니 고개를 끄덕거린다.
아이를 바른 사고 키우려면 생각을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된다.
카지노 쿠폰으로 넘어갔으니 더 성숙한 아이로 성장하길 바란다
__서랍 속에 넣어두었던걸 꺼내 다시 정리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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