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우물 Jan 20. 2025

환15 온라인 카지노 게임 내가 살아내야만 할 이유(하)

인생의 의미와 살아내야만 할 이유

나를 일깨운 온라인 카지노 게임


내 방으로 돌아와 그녀의 사는 형편에 대해 알아본 직후, 내 머릿속에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 나를 비교하는 그림이 주마등처럼 휘리릭 돌아갔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뇌성마비, 나는 소아마비.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태어나자마자 장애인이 되었고, 나는 생후 1년쯤은 정상인으로 살았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온몸의 근육 강직으로 무릎 한 번 구부리기도 쉽지 않은데, 나는 모든 관절이 다 유연하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양 크러치에 의지하여 힘겹게 내딛는데, 나는 지팡이 하나 짚고 자유롭게 걸음을 옮긴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택시에 올라타는 것도 남의 도움 없인 안 되지만, 나는 스스로 차를 운전하며 다닌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집안에서 도와줄 사람 한 명 없지만, 내 곁에는 항상 도와줄 아내가 있고 비상시에는 달려와 줄 자식들도 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정부에서 주는 보조금으로 하루하루를 연명해 가지만, 나는 전문의 봉급으로 비교적 여유로운 생활을 누리며 산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그저 생존하기에 급급하지만, 내게는 직장이 있고 해야 할 일도 있다.....


그러자 하나님 말씀이 내 가슴을 쿵 하고 울렸다.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그 말씀은 그동안 내가 얼마나 나약하고 어리석은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를 깨닫게 함과 동시에 심한 자책감을 느끼게 했다.온라인 카지노 게임 비교해 볼 때 나는 말도 안 되게 많은 은혜와 혜택을 누리며 살아왔다. 그런 내가 매일 기도랍시고 한다는 것이 그저 ‘하루빨리 데려가 달라, 이 육신을 벗게 해 달라.’ 였다는 사실을 그녀가 안다면 속으로 뭐라고 했을까?


”참말로 배부른 소리 하고 앉았네!“


아마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것이다.

내 눈에선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녀는 의사인 내가 걸어오자 다소 거리가 떨어진 환자 대기실에서 ”선생님, 안녕하세요.“ 하며 웃으며 인사했다. 이런 환자는 정말 드물다. 몇 년씩이나 나한테 추적검사받으러 오는 사람 중에도 이렇게 대기실에서부터 인사하는 사람은 백에 한두 명 정도다.하지만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달랐다. 그래서 나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눈여겨보게 되었고 대화를 나누고 싶은 충동이 생겼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사정을 듣게 되었다.


그녀는 자신의 가슴 아픈 처지를 말하면서도 담담하게 말했고,상담을 마치고 나갈 때도 미소 지으며 인사하고 갔다. 나는 그녀가 자신의 인생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며 살고 있는지는 잘모르지만, 그녀의 이런 태도는 나를 감동케 하기에 충분했다.


나의 각오


그래! 저런 사람도 병원에서 정기검진 받으러 오라 하면 그 불편한 몸을 이끌고 꼬박꼬박 검사받으러 오고, 적어도 겉으로는 어두운 구석 없이 꿋꿋이 살아가는데 내가 뭐가 부족해서 그만한 고통에 그렇게 허무하게 무너져버렸단 말인가. 어차피 사람은 누구나 한 번쯤은 죽기 전에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장애인이 되어 죽어간다. 그러니 우리는 너 나 할 것 없이 장애인이자 예비 장애인인 것이다. 다만 내겐 그 시기가 좀 더 빨리 왔을 뿐.


자, 이제 하느님 앞에서 응석 그만 부리고 힘차게 일어나자. 내 앞에 놓인 문제, 해결하면 될 것 아닌가! 내 인생에 언제 수월한 적이 있었냐? 돌아가는 굽이마다 앞을 가로막는 장애물과 가시밭길. 하지만 그런 것 다 뛰어넘고 걷어치우며 헤쳐 나왔잖아. 그래서 아내가 내게 붙여준 별명도 ‘의지의 한국인’이고. 그럼 이제 그 말값은 해야제?


계획과 실행

그럼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보조기부터 맞추자.

걸어 다닐 때 부러질 염려 없고, 무릎을 제대로 잡아주고, 편안한 착용감을 가진 보조기만 있다면 얼마든지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그러기 위해서는 기성 제품 대신 새로운 보조기가 필요하다.


”정 과장. 그동안 내 보조기 수리해 오면서 나름대로 노하우도 많이 쌓였겠지? 이제 그 노하우를 이용해 자체 제작으로다가 튼튼한 놈 하나 만들어 보지 않겠나?“

”원장님, 안 그래도 제 나름대로 많은 구상을 하고 있었습니다. 한번 해보겠습니다.“


이렇게 하여 새로운 보조기 제작에 들어갔다.물론, 성공한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할지 모른다. 하지만 희망이 있지 않은가!


둘째,다리에 힘을 올리자.

다리에 힘만 붙으면 한번 휘어진 다리를 되돌리기까진 못한다고 하더라도, 휘어진 상태에서 잘 버텨주기만 해도 집안에서 보조기 없이 생활하는 데나 보조기 착용 후 외출 시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지금껏 운동을 안 한 것도 아니다. 일주일에 두 번은 필라테스에서 개인 지도를 받고, 집에서는 매일 고무밴드로 팔다리 운동을 했다. 그 결과, 운전 시 브레이크를 밟을 때마다 허벅지가 땅기고 뻐근하던 것이 사라졌다. 그것만 해도 큰 진전이었다. 이제, 이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더 열심히, 그리고 보다 효과적인 방법을 강구해야겠다.


허벅지 근육 강화에 가장 좋은 것은 스쿼드 운동인데 휘어진 다리로는 넘어질까 조심스러워 그동안 잘하지 않던 운동이었다. 어떻게 하면 가능할까? 하려고 마음먹으니 문제는 의외로 간단히 해결되었다. 침대 모서리에 양다리를 살짝 걸친 채 침대 위로 엉덩이를 오르내리는 것. 이렇게 하니 넘어질 염려 없이 잘 해낼 수 있었다.


그때부터 침대에서 내려올 때마다스쿼드 서른 개를 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하루에 세 번, 2주간 실천해 왔다.

효과는 상당했다. 출퇴근 시 걸음걸이에도 안정감이 더하고, 보행거리도 늘어나고, 집안에서 크러치 하나에 의지하여다닐 때도 다리에 부담감이 덜했고, 세면대나 변기 앞에 혼자 힘으로 서서 뭔가를 할 때도 버티는 힘이 늘어났다. 이대로 계속 꾸준히 한다면 어쩌면 3년 전 상태 비슷하게라도 돌아갈지 모른다.


셋째,아내를 집안일로부터 해방시키자.

밥하고 청소하는 수고만 덜어줘도 아내가 얼마나 편하겠는가.

답은 하나. 제대로 된 쾌적한 실버타운으로 입주하는 것.

그래서 실버타운에 대해 알아보니 부산은 거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2년 전, 부산에서 ‘실버타운’이란 이름이 붙은 시설은 단 하나. 하지만 직접 방문해 둘러보니 지은 지 20년도 더 지나 시설이 상당히 낡은 데다 모든 구조가 나의 신체적 조건과는 잘 맞지 않아 포기했다.

그러던 차, 오시리아 관광단지에 럭셔리 실버타운 분양공고가 났다.

드디어 부산에도 ‘실버타운’이란 이름값에 걸맞은 쾌적한 노인 용 주거시설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200 대 1이란 청약 경쟁을 뚫고 우여곡절 끝에 계약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아내의 마음이 조석으로 변하는 것이다.


‘남편이 저 몸으로 과연 언제까지 직장을 다닐 수 있을까?직장을 그만뒀을 경우, 그 비싼 관리비 내고 나면 생활이 너무 빠듯해진다.’

‘내가 과연 저런 호사를 누리는 것이 맞나?’


아내가 보는 견지에서는 당시의 내 몸 상태로는 1년을 버티기도 힘들다고 생각했다.

또한, 평생을대학교수의 아내로 살면서 근검절약이 몸에 밴 아내는 자신이 그런 호사를 누려도 되나 하는 생각에 자꾸만 죄책감이 든 것이었다.


그래서 이번에 완전히 못 박았다.

”특별히 아픈 데도 없는 내가 다리만 튼튼하면 몇 년이든 직장 못 다닐 이유가 어디 있겠소? 나 이제부터 열심히 다리근육 강화할 테니 그런염려는붙들어 매 놓으셔.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야 돈이 많아 들어오겠지만 자격으로 따지자면 당신만 한 자격을 가진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겠소? 당신은 그 정도 호사 누릴 자격이 충분하고도 남소. 그러니, 그런 쓸데없는 죄책감 따윈 다 집어던지고 이제부터는 오직 자신의 인생을 누리며 살 생각만 하시라요. 이 문제는 이걸로 시마이! 무조건 Go!“


인생의 의미와 살아내야만 할 이유

그녀가 걷는 모습을 보고 그녀와 대화를 나누는 동안, 나는 눈물이 날 만큼 안 됐다는 생각과 함께‘저렇게 힘들게 하루하루 생존하기에 급급한 인생에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그러나, 그녀가 사는 형편을 조사해 보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 나의 형편을 비교하게 되고 하나님이 주신 말씀으로 무언가 깨닫고 나자 뒤뚱거리며 걸어가던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뒷모습이 눈부시게다가왔다.

”그래, 바로 저거야!"


그렇게 힘든 조건 아래에서도 밝게 인사하며 꿋꿋이 살아가는 그 모습으로 다른 사람을 감동케 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그녀의 인생은 충분한 의미가 있었다. 게다가그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고난을 그토록 잘 견뎌내 왔기에 하나님의 메신저로까지 선택받아 나같이 아둔한 사람을 일깨우고 깨닫게 했으니 이 어찌 의미 없는 인생이라 할 수 있겠는가?


이제 나 자신을돌아본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지금 40대 밖에 안되지만 나는 70대다.

살 만큼 살았고, 할 만큼 해봤고, 이룰 만큼 이루었고, 더 이상 미련 남을 것도 없다.

그렇다면 내 남은 인생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의미 있는인생이 될까?


그렇다!

지금껏 갈고닦은 나의 의술로 환자를 제때 올바른 치료를 받게 하는 것.

남다른 인생 경험에다 성경 말씀과 인문학 공부에서 얻은 삶의 지혜를 글로써 함께나누는 것.

경제적 도움이 절실한 이웃이나 단체에 내 가진 조그만 물질로 후원하는 것.

이것만 해도 내 인생은 충분한 의미를 지니는 게 아닐까?


하지만 내게는 더 중요한 게 하나 있었다.

내가 ”앞으로 한 삼 년만 일하고 미련 없이 가고 싶다.“라는 말을 종종 했을 때, 처음엔 농담으로 듣던 아내가 계속 다리 때문에 힘들어하는 나를 보고선 ”당신 입장이라면 그럴 만도 하겠다.”라고 하더니, 몇 주 전엔 눈물을 글썽이며 다가와 내 어깨를 감싸안고말했다.


”여보. 우린 여느 부부와는 사정이 달라 그동안 서로가 너무나 밀착된 생활을 해오지 않았겠어요? 이렇게 수십 년을 함께 살다가 둘 중 한 사람이 먼저 가고 나면 그 큰 상실감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모르겠어요.그러니 제발 그런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우리 서로건강한 몸으로 오래도록 함께 합시다."


아내의 이 말은 말씀의 무게만큼이나 묵직하게 다가왔다.

그래. 그래야지! 특별히 아픈 곳도 없겠다, 다리만 강화하면 될 것 아니야?

그리하여 이 목숨 다하는 날까지아내의 다정한 말벗이 되고, 울타리가 되고, 기댈 언덕이 되어줄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큰 의미가 어디 있겠나?


이번 일을 통해 나는 몇 가지 깨달음을 얻었다.

하느님이 허락하신 이 귀한 생명, 거두어가시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해 꿋꿋이 살아내는 것이야말로 우리 모두의 사명이자 생명을 주신 이에 대한 예의라는 사실을!


길거리에 나뒹구는 돌멩이 하나도, 들에 핀 들풀 하나도 아무 이유 없이, 그리고 쓸모없이 만들어진 건 하나도 없는 법인데 하물며 사람임에야!

다만 그 의미를 찾는 것도, 의미를 만들어가는 것도 각자의 몫이라는 사실을.



※ 표제사진 출처 - Pinterest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