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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연 Feb 03. 2025

기연

너의 감정을 나는 알지 못하겠어. 감정이라는 것이 들 때마다 너의 마음이 어지럽게 섞기고 이리저리 굴러서 무엇이 진짜인지 가늠이 안되거든. 행복한 적이 있기는 하니? 행복을 알기는 하니? 무엇 때문에 웃음을 짓고 편안함을 얻고 사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니? 난 아직도 너를 잘 모르겠어. 복잡한 너를, 내가 어떻게 사랑해야 할지 모르겠어.


누군가 너에게 말했었지, "네가 다 혼자 짊어지려고 하지 마."

너는 너의 생각이 참 강해.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 그것들이 또다시 충돌해서 너는 말을 잇지 못하고 멈추어버리고 소리 내지 않고 울어버려. 어쩌면 너는 참 여리고 약해. 강하게 보이고 싶은 마음과 흔들리지 않고 싶은 스스로에 대한 강요를 이제껏 잘 버텨왔지만, 이제는 조금 흔들리는 것 같아 보여. 너는 남들을 지켜보는 게 답답해서 스스로 해내야 속이 시원한 편이지, 거기에서 너는 사람을 미워하기도 하고 그 안에서 너에게 실망하며 너의 한계에 분노를 표출하기도 해. 자진해서 짐을 들어버리는 너를, 나는 막을 수가 없어. 그렇게 한다면 너는 네가 부족하다고 생각할 거니까.


너는 감정에 예민해. 그래서 표출을 하지 않아. 그 감정의 무게를 알고 있기 때문이지? 다른 사람들에게 그 무게를 넘기고 싶지 않아서, 그저 너 혼자 삼키는 거잖아? 그럼 무엇이 더 나아질까, 무엇이 너를 더 편안하게 만들까. 슬픔도 잘 느끼고, 속으로 공감도 잘하는 너이지만, 막상 무슨 단어의 조합으로 말을 내놓아야 할지 몰라서 오해를 받고는 하지. 어쩔 때는 내가 다 속상하더라. 너의 진심을 뱉지도, 보내지도, 그렇게 전달되지도 못하고 그저 너의 안에서 삼켜지고 무너지고 그렇게 사라지기만 하니까. 아무도 너를 알아줄 수 없다고 생각하니까. 하지만, 조금은 기대고 싶잖아, 너도 힘들잖아. 솔직하게 여린 마음을 얘기하고 싶기도 하지 않니?


밤에 드는 온갖 걱정들과 불안정한 생각들이 너의 잠을 괴롭혀. 그게 참 오래된 너의 습관인데, 매일 아침 전날 밤의 한심함을 곱씹으며 너를 탓하는 모습을 볼 때면 괜찮다고 안아주고 싶지만, 너는 나를 경계하며 밀어내겠지. 너는 어느 누구에게도 기대하지 않고 바라지 않으니까. 그게 실례라고, 좋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하니까. 그런데 모순적이게도 넌 정이 참 많아. 홀로 있는 사람들을 그냥 내버려 두지 않지, 왜 그러는지 옆에 조용히 앉아서 곁을 지켜주기도 해. 다른 사람들이 그러더라 "너는 배려와 배려를 더해서 사람들에게 스스로 벽을 세우고 있어" 너의 마음은 그게 아니지? 너는 그저 부담을 주고 싶지 않은 거잖아.


나는 네가 조금 더 말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 네가 지금 어떤지, 행복한지 조금은 화가 나는지, 아니면 슬픈지, 나에게 솔직하게 알려줬으면 좋겠어. 너를 알아줄 사람은 나밖에 없으니까. 네가 방 안에서 소리를 내지 않으며 우는 것도, 화를 참으며 약을 먹는 것도, 새벽에 불투명한 내일과 미래에 대한 온라인 카지노 게임 무능력에 지쳐가는 것도, 하지만 그 안에서 온라인 카지노 게임 사람들은 행복하기를 바라는 것도, 나는 알고 있어.


사랑을 해보자. 우리 서로 사랑을 하자.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 내일은 무엇을 할 것인지. 요즘 고민은 무엇인지, 외롭다면 서로의 어깨를 빌려줄 수 있게. 안기고 싶다면 서로의 품을 빌려줄 수 있게, 나는 너를 사랑하고 싶어.


너는 나이고, 나는 너니까. 우리는 떨어질 수 없으니까. 멀어지려 할수록 더욱더 붙어있게 되는 사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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