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논법
철학자도 아니면서 걸으면 철학이 된다. 생각이 모아지고 감정이 풀어진다.
지난주 바빴다. 하루 두세 시간 운전하고, 긴장이 필요한 자리에 참석하느라 준비도 했다. 토요일까지 이어졌다. 결국 오늘 10시까지 누워 있었다. 잠은 진즉 해소되었으나 몸이 아직이어서 그냥 누워 있었다. 허리가 아파 올 때까지….
아침 겸 점심을 먹고 등산화를 챙겨 신었다. 동네 뒤도 산이고 앞도 산이다. 오늘은 앞산이다. 아직 잔설이 남아 있다. 조금 더 들어가니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눈 피해를 입었다. 가지며 어떤 소나무는 둥치가 꺾였다. 다행히 오솔길을 막고 있는 것은 벌써 정리되었다. 도로 제설 재까닥 하지 산속까지 나무 치우지. 구청 대단하다. (시청인가?) 질퍽거리는 길에서는 걸음 떼느라 생각할 시간이 어딨어? 평탄한 길이 나오면서 철학이 시작되었다.
문득 든 생각이었다. 아마도 새로운 학기, 신학년이 떠오르면서부터였던 것 같다. 순전히 직업적인 관념인데, 왠지 3월 1일부터 새로운 해라는 느낌이 든다. 1월 1일은 의례적으로 달력을 바꾸고 다이어리 새것 준비하는 것 외에 새해라는 기분이 안 든다. 구정이라는 설날도 떡국 먹으면서 나이 한 살 더 먹는다는, 이것도 10여 년 전부터는 세는 것 귀찮아졌지만. 결국 새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시기가 바로 지금이다. 겨울 방학이 끝나고 신학기가 시작되는 2월.
새해가 두 달이나 지나가고 있는 오늘, 문득 지난해에 대한 감정이 떠올랐다. 지난해 난 누군가를 힘들게 한 적 있나?
없는 것 같은데….
그러면 내가 알지 못하는 상처를 준 적은?
없는…, 자신할 수 없다. 수많은 말과 행동으로 치유하기 힘든 상처를 주었을 수 있다!
그 말이 씻겨 나가지 않고 가슴에 남아 아프게 하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 것을 보면, 그 사람은 그럴 의도가 아니었는데, 그냥 일상적인 대화였을 뿐이라고 말하는데, 난 그걸 검으로 받아 가슴에서 뽑아내지 못하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 것을 보면… 상처를 주었을 것이다.
공유와 김고은이 열연한 도깨비. 책으로 먼저 만나고 드라마를 봤다. 아프고 아린 감정으로 책만큼 빠져 봤다.
혹시, 그 검이 공유의 가슴에 박혀 있는 검, 그 검을 나도 박아 넣고서 모른척하고 있는 건 아닌지. 예전 그 사람의 말이 아직도 아픈 것을 보면 내 가슴에 검으로 박혀 있는 것이며, 그가 검이 아니라고 했지만 나는 검이기에 내가 검이 아니라고 해도 누군가에게는 검이다!
3단 논법에 따르면 검이다.
나풀거리며 내려앉은 눈에 부러진 소나무를 보며, 도깨비의 작가는 검을 그렇게 만들어 내지 않았을까? 누구나 날릴 수 온라인 카지노 게임 검이 있음을 말하고자 한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천재다. 그걸 찾아낸 나도???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