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심
메모지에 짧은 문장 하나를 적는다. 문장은 1평으로 이루어진 높은 이름 없는 산 위에 놓였다. 앞도 없고 뒤도 없고, 산 위에 초라하게 앉아 있는 내 기분만 채워줬을 문장이다. 아무 사연 없는 내 기분만 채웠을 문장 하나를
그 누가 이름 없고 가파르고 바짝 말라서 금방 부서질 듯 한 이 산을 엉금엉금 올라타서 읽어주고, 더 나아가서 내 삶을 송두리째 이해해 버릴 수 있길 바라는 꿈같은 어리석음의 한 문장이다. 감성이라 믿고 싶었지만, 그런 식으로 감정에 빠져서 내 안에 수많은 산을 만들었다. 산에서 울리는 메아리는 없다. 귀를 기울여도 모른다.
나는 내게 어떤 모습이고싶어 했던 걸까. 50년 가까이 만든 조각들을, 가파른 산들을 올라 그 문장들을 주워 담으면 찾을 수 있을까.
맥락 없는 순간의 감정들의 산을 짓이겨 벌판으로 만들기로 카지노 게임 추천.
대책회의 모임에 1월 21일에 가입을 했다. 지금부터 정확히 석 달 전이다. 내겐 완벽한 온라인 모임이고, 더욱이 오프가 이루어지는 곳은 다름 아닌 대구다. 이름도 밝혔지만, 익명에 맞먹는 무기를 쥐고 가입한 것이다. 나는 그곳에서 슈퍼맨도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모든 종류의 우월성을 갖춘 사람이 될 수도 있다. 그만큼 대책회의라는 곳은 차분하지만 책으로 이어진 끈적임이 있었다. 끈적임이 퍼져 있지 않은 둘레길을 걸으며 지내보자라는 마음으로 가입을 했다. 가입은 수필버거형님의 권유로 카지노 게임 추천되었고, 그 자리에서 덥석 잡았다. 누군가 내게 우리 집에 놀러 와볼래? 와는 다른 권유였다. 그분은 조심스러웠고, 전부터 라는 말과 함께, 따스한 초대로 받아져서, 난 그대로 받아들였다. 그럼에도 내게 익명성이 가진 무기는 쥐어진 채였다. 내가 그들에게 닿지 않는 한, 그들이 내게 찾아오지 않는 한, 나는 은밀한 커스터마이징 가능한 사람였다. 수필버거님의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진실과 나의 삐죽거렸던 그때와의 작은 계약은 그렇게 이루어졌다. 우리가 서로를 이용하는 관계가 될지 그것은 그 후이다.
책을 읽고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곳의 대화의 공기를 느낀다. 삐뚤어진 마음으로 본다면, 카지노 게임 추천 뽐내기에 가깝다. 사람이 저렇게 말을 한다고? 이단 종교집단일수도 있다는 의구심이 들정도의 순백의 말로 일관하는
글도 읽을 수 있다. 내가 이들과 대화를 하려면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할지를 생각해 본다. 그들이 읽었던 것들의 리스트를 훑어본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토론을 했던 곳에 놓여있던 책들을 탐색한다. 차분하고 날카로운 말들을 수놓는 호기심이 발동하는 분들이 보이고, 모든 깨달음 후에 찾아올 법한 재치의 글들이 보이기 카지노 게임 추천한다. 책이랑 상관없어 보이는 어떤 이의지난 흔적에서 진한 종이책냄새를 맡았고, 각자 자기 자리에서 조그만 조명밑의 얇은 책 한 권을 둔 모습들을 상상하게 되었다. 뜸 들였다. 나갈까? 난 책을 좋아한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읽은 책들은 부족했다. 이들의 평상시 대화의 가벼움이 내겐 중압감으로 다가왔다. 달콤함을 아는 자가 달콤함 위에 느껴지는 쓴맛에 대해, 유쾌하게 하는 대화에서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 치며, 초콜릿을 당장 먹어야겠다는 불안과, 달콤함에 대한 의문점마저 생겼다. 이게 달콤함이 맞는 거였지? 라며 몰래 먹어본다.
대책회의가 대구에서 태어났고, 나는 멀고, 나를 아는 이는 없고, 나를 본 자 또한 없으며, 내가 아는 이 하나 없으니, 그러한 카지노 게임 추천을 변태처럼 즐기기 카지노 게임 추천하려 했던 내게, 큰일이 생겼다. 그것은 연초에 카지노 게임 추천을 했던 글쓰기 프로젝트에 대한 것이었고, 글쓰기에 대한 글이 띄엄띄엄 보였던 와중이었다. 그것은 지난 글들에서 확인할 수 있었는데, 브런치 스토리라는 플랫폼에서 사용할 필명에 관한 글들도 보였고, 던져진 글제에 쓰인 글도 볼 수 있었다. 그건 원하는 자에게 열려있던 프로젝트였으며, 막 가입한 내가 당장 신경 쓸 것은 아니었다. 신입은 뭣도 모르고, 그것을 놓친 숙제라고 받아들이며, 즉시 이행을 했다.
장롱 안에 쓰는 일기장은 누가 볼까 봐서이다. 내가 아는 사람이 볼까 봐 두려워서이다. 그만큼 일기장안에는 들키기 싫은 마음들이 있다. 그렇게 글들은 짧아지거나 쓰이지 않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 글을 쓴다는 건 남기는 행위이고, 카지노 게임 추천 반드시 읽힘을 전제로 한 행동. 그래서 난 맥락 없던 짧은 글만 설사하듯이 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싫어하는 사람 눈을 마주치지 않고, 고개 돌려 욕을 하거나, 누군가를 생각하며 사랑한다며 말했던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막연하게 글을 쓰고 싶어 했고, 누군가의 입에서 자주 들었을 법한, 나도 내 인생에서 내 책 한 권을 남기고 싶다고 나 또한 생각했다. 그것들을 실현하지 못했던 건, 카지노 게임 추천을 안 한 것이 뚜렷한 이유일테고, 카지노 게임 추천을 안 한 것, 못 한 것의 변명은 앞으로 드러나질 나의 문제다.
여기라고 말하기엔 먼 대구에 사는 대책회의에서 글쓰기를 카지노 게임 추천하려니, 처음의 익명의 무기를 들었던 나는 무기가 어느새 행운의 용기로 찾아왔음을 알았다. 내가 쓸 글들을 읽는 이가 이들 중에 있다고 생각하니, 들키기 싫은 마음을 드러낼 수 있는 용기가 고개를 들었다. 애초에 그렇게 여기었던 사람들이라서 가능했다. 들키기 싫은 마음일수 밖에 없던 건, 처음 글 몇 개를 쓰고 나서부터 당장 찾아오기 카지노 게임 추천했다. 누가 내게 더러운 성욕의 취향 따위 묻지도 않았고, 비가 오니 술이 당기고, 슬픔으로 얼룩진 이야기를 읊어보라고 강요하지도 않았다. 그것은 몇 개의 단어로 카지노 게임 추천했다. 꺼내어지지 않던, 몇 개의 단어들. 그 단어 속에 갇혀 있던 나의 기억, 그날들의 냄새, 괜찮은 척 웃었던 웃음들. 모든 이를 상상으로 죽여버렸던 분노들, 윤리적으로 옳지 못한 사랑의 마음들,
인간적이고도 인간적인 미흡한 결심과 포기들이 쓰인 단어가 쪼개어지자 그 안에서줄줄 새어 나오기 카지노 게임 추천을 했다. 난 그것을 그저 주어 담아 글로 바꿨다.
그것은 신기한 경험이다. 처음의 글쓰기는 알약 한 움큼을 먹고, 위세척을 하는 고통이 수반되는자살행위에 가까웠던 것일까. 기쁨의 순간들을 뒤로 젖혀 놓고, 내게 노출되는 그러한 마음과 순간들을 다시 주워 받아먹으며 불안을 불안으로 인사하고, 슬픔을 눈물로 적시며 시간을 보냈다.
처음 으시대던 마음으로 작가 신청을 했고, 당연히 떨어졌고, 쪼개진 단어에서 주워 담은 글로 다시 신청을 해다. 그렇게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그땐 이미 내가 쓴 글의 여러 가지 페인트에 뒤덮여 있는 때여서, 기쁨보다는 심각했다. 내가 쓴 글이 내 목을 조르고, 거기서 쾌락도 느끼기 카지노 게임 추천을 했다. 이러한 굴레에 갇히며 주말오전의 달리기는 멈추었고, 어느새 글을 더 써보기로 결심을 했다. 어쩌면, 결심을 했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그것은, 날 마주하기 카지노 게임 추천한 나와 제대로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기 싫었기 때문이다.
잘한 일이라고 믿는다. 조금 괴롭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