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게임 건강이 나만의 건강은 아니다.
코로나보다 호환마마가 무섭다고 만화비디오에서 이야기해 주던 옛날에는 월경이니 생리니 하는 말들을 꺼내는 것을 조심스러웠다. 조심보다는 부끄러움에 가까웠으며 그런 이야기들을 가족끼리도 하는 것이 금기시되어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 여성의 건강의 척도를 알아볼 수 있은 자궁에 대한 이야기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이런 이야기들을 부끄러워하는 부모 밑에서 자라났지만 미디어나 교육에서는 이런 이야기들을 세상 밖으로 꺼내고 있는 시작점에서도 자라났다. 적당히 비밀스러웠고 적당히 드러나있었다.
초경, 월경, 생리기간, 생리의 양...... 막연하게 아는 것도 있었고 모르는 것도 많았던 그 시절, 나는 나의 생리 주기에 대한 지식과 관심이 부족했다. 초경을 시작한 이후로 한 번도 생리주기가 맞은 적이 없었음에도 주변 누군가에게 알린 적이 없었다. 대학생 시절, 부정출혈이 자주 일어나자 걱정되는 마음으로 처음으로 산부인과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 당시 산부인과는 임신한 사람들만 다니는 곳으로 생각되었기에 대부분 임산부들이 앉아 있었다.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걱정되는 마음에 쪼그라들어 앉아있었다. 그 당시 진료 결과는 다낭성난소증후군이 의심된다는 것이었다. 그로 인해 부정출혈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하셨고 피임약으로 배란을 주기적으로 만드는 방법 외에는 치료법이 없다고 하셨다. 치료방법은 없다고 하니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저 스트레스 덜 받고 좋은 음식 먹고 잠 잘 자야 한다는 형식적인 이야기만 하셨다.
그 이야기를 그저 그런 형식적인 말이라고 생각했다. 대부분의 현대인의 질병의 원인이 무엇인가? 바로 스트레스 아닌가. 만병의 근원이라고 불리는 스트레스. 그 스트레스를 줄이라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인 데다가 스트레스를 어떻게 줄여야 하는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 그 후로 가장 가까운 사이인 가족 사이에서 힘든 시간을 보낼 때 나는 일 년에 3회 정도만 생리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무월경이 지속되면서 나는 조기폐경을 의심했었고 그로 인해 진료까지 받았었다. 그러다 말도 안 되는 일들을 겪고 나는 가족과 거리를 두고 살아가기로 마음먹었다. 불안정한 나의 마음 상태가 안정화되어 가면서 주기는 맞지 않지만 무월경의 간격이 점점 짧아졌고 불안정한 월경이 계속되었다.
마음이 정말 힘들 때는 여유가 전혀 없어서 나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적었고, 기적과도 같은 확률로 아이를 낳은 나는 아이를 키우면서 나에 대한 관심이 더 적어졌다. 아이들을 몸과 체력으로만 키울 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아이들을 마음으로 키우는 시기가 오자 나는 내팽개쳐 두었던 나의 마음을 돌아볼 수밖에 없게 되었다. 나의 마음이 메마른 상태에서 아이들을 마음으로 키우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아이가 어릴 때는 마음에서 체력이 나오는데 아이가 클수록 마음에서 체력이 나왔다. 또 나이가 들수록 병원으로부터 대사질환 즉 호르몬관리가 중요하다는 건강검진 결과를 듣게 된다. 나는 나 혼자의 몸이 아니었다. 나의 아이들의 부모로서 살아가야 할 시간들을 건강하게 맞이하도록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나는 내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주지 못해도 아이들에게 손을 내밀어서는 안 된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나의 건강이 나만의 건강이 아닌 것은 나라는 사람이 누군가의 배우자이며, 나로 인해 이 세상에 태어난 아이들의 부모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과 행복하게 인생을 살아가고 싶은 나의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나는 나의 다낭성난소증후군에 대해 관심을 가지며 공부하기로 했다. 여전히 답도 없는 다낭성난소이지만 그것을 방치하지 않고 돌보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요즘 나는 맞지 않는 생리 일정이라 여기며 그냥 넘기는 것이 아니라 간격을 확인해 보고 자세하게 나의 몸의 변화를 기록하고 있다. 좋은 음식을 먹고 좋은 잠을 나에게 주기 위해 나의 생활에서 방해가 되는 것들을 정리하려고 애쓰고 있다. 좋은 음식과 좋은 잠, 그리고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나만의 방법을 찾는 그 모든 행위는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었다. 나를 사랑해야 남을 사랑할 수 있다는 아주 중요한 진리를 나의 몸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나에게 좋은 것들을 주고 좋은 시간을 선물하는 것. 그건 타인이나 돈이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는 것이다. 좋은 것을 나에게 주며 나의 인생의 우선순위를 나에게 두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치료법이 없는 다낭성난소증후군이지만 꾸준히 관리할 수 있도록 나의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 것이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을 겪는 모든 분들께 응원의 받수를!! 우리 모두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