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라 없는 집에서 삼겹살을 굽는다.
노릇하게 구워진 삼겹살을 곁들여 와인을 마신다.
벽에 걸린 웨딩사진속의 마누라가 말한다.
"맛있나?"
나는 외면하고 티브이의 뉴스로 고개를 돌린다.
아내가 친정에 간지 열흘째,
적막이 엄습해 오는 빈집에서
나는 오늘도 꾸역꾸역 저녁을 맞는다.
그리고 자꾸 중얼거린다.
"그래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
비싼돈 주고 산 후식으로 먹는 귤이 목에 걸린다.
내가 무료 카지노 게임와 이렇게 오래 떨어진 적이 있었던가?
백두대간을 오르다 쇄골이 부러지고 갈비에 금이 간
아내가 없는 집에서 나는 꾸역꾸역 삼겹살을 먹고
후식으로 귤까지 먹었다.
그래도 나는 아내가 다시 집으로 돌아 올 날을 손꼽아 본다.
나는 그녀에게 사랑한다고 말한 때가 있었나 곱씹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