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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테난조 Jan 10. 2025

Episode 2: # 아방가르드-딴카지노 가입 쿠폰, 5화

마음을 지운다_러다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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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2:

# 아방가르드-딴카지노 가입 쿠폰, 5화







8. 그 꿈이다. 꿈에서 보이는 괴물체는 도대체 무엇인가? 좌석에서 일어나 출구로 간다. 버스 기사님이 놀라며 나를 쳐다본다.


“손님, 얼굴에 땀이, 정말로 많아요. 더우셨어요? 말씀을 하시지, 에어컨을 틀었는데도, 이 날씨를 이겨 내기란 정말로 어려워요.”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식은땀이다. 사실은 한기를 느낀다. 춥다. 그 끔찍한 꿈을 꿀 때마다, 온몸의 땀구멍은 열려 비정상적인 생체반응을 보인다. 차가운 땀, 식은땀. 긴장해서다. 얼마나 주먹을 꽉 쥐고 있었던지 아직도 손바닥이 새하얗다. 온몸의 근육은 뇌의 통제를 벗어나 제멋대로 쿵쿵거린다. 목구멍은 까슬까슬한 밤 껍데기가 꽉 찬 느낌이다. 숨이 막혀 표정은 일그러진다. 늘 있는 일이다. 하던 대로 하자. 가방을 열어 검정 비닐봉지를 꺼낸다. 비닐봉지를 귀에 꽂는다. 그리고 손으로 귀를 막는다. 세찬 심장 소리를 들으며 잠시 숨을 고른다. 숨을 고를 때마다 숨소리가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울림을 카지노 가입 쿠폰가자. 호흡에 집중하자. 늘 그랬던 것처럼. 고요[171]]하고 공허한[172]밑바닥 바닷속에 잠길 때까지.


“안녕하세요, 청송동 자원봉사센터이죠? 이상화 씨 좀 부탁합니다.”

“전화 바꿨습니다. 이상화입니다.”

“안녕하세요, 얼마 전 전화했던, 김준서입니다. 기억하세요?”

“아, 네 안녕하세요, 준서 씨, 무슨 일로?”

“지금 청송동 근처입니다. 고속버스 노선이 더는 청송동으로 가지 않는다고 해서요.”

“아, 오셨어요? 그런가요? 그럴 수도 있겠네요. 제가 확인을 못 했네요. 지금 어디에 계신데요?”

“○○ 고속버스 터미널입니다.”

“그럼 조금만 계세요, 데리러 갈게요. 어차피 오후 일정이 없어요. 한 40분 정도 걸릴 것 같아요.”

“그러실 필요까지 없는데, 대중교통 알려주면 타고 가겠습니다.”

“아니에요, 청송동으로 오는 한 분 한 분이 모두 소중해요. 그리고 새로운 카지노 가입 쿠폰이 입주하면 그만큼 마을도 살아나고요. 당연히 우리가 데리러 가야지요. 오히려 준서 씨에게 제가 잘 보여야 해요. 하하하. 준서 씨, 조금만 기다리세요.”






40분이라...... 터미널을 둘러본다. 꽤 넓다. 과거에는 사람들의 왕래가 잦을 법한 넓은 공간에 쓸쓸해 보이는 수많은 일체형 긴 의자. 넓은 공간을 혼자 대여 중이다. 일체형 의자를 카지노 가입 쿠폰서 터미널 양쪽에 있는 고풍[173]스러운 창틀과 어울리는 커다란 통창, 시원한 통창 너머로 쓰임을 다해 인적[174]을 찾기 어려운 버려진 건물들. 바깥 풍경은 한여름 날씨에도 이곳을 스산[175]하게 카지노 가입 쿠폰. 고개를 돌린다. 울적해지는 기분이 들어서다. 터미널 중앙 천장에 매달린 커다란 타원형 시계, 무언가 반짝거린다. 가까이 다가간다. 엠블럼이 보인다.


XXX (트리플엑스)


대한민국 청년이라면 누구나 입사하고 싶은 꿈의 장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가정보기관이다. 이곳의 입사 과정은 철저하게 비밀이다. 무엇을 하는지도, 누구를 채용하는 지도, 어떻게 지원하는지도 비공개다. 누가 트리플엑스의 직원인지는 심지어 가족도 모른다고 카지노 가입 쿠폰. 이들은 주로 시민을 감시카지노 가입 쿠폰. 감시할지도 모른다. 다들 그렇다고 하니까. 소문만 무성하다.[176] 트리플엑스가 잡아가서 특수학교로 보냈다든지. 그러니까, 사회에 진출해도 대한민국에 해를 끼치거나 끼칠 수 카지노 가입 쿠폰 불순한 사상을 지닌 자라면, 색출[177]해 특수학교로 보낸다고 카지노 가입 쿠폰. 그러한 역할을 트리플엑스가 카지노 가입 쿠폰고. 말이 그렇다는 거다. 주위에서 그렇게 끌려간 자를 본 적은 없다. 그나저나 국가정보기관에서 저 시계를 선물한 것인가? 녹이 슨 엠블럼에서 과거의 영광을 느낀다. 터미널에서 수많은 승객이 옹기종기 모여 재잘거린다. 서로 다른 행복을 전달하는 목소리는 이곳을 환하게 카지노 가입 쿠폰. 북적인다. 한 그득 담긴 이들의 소망은 꽃내음을 타고 터미널을 채운다. 말랑말랑한 뭉게구름을 베개 삼아 나비잠[178]을 청하는 갓난아기처럼 과거의 이곳은 인류애[179]가 넘치던 곳일지도.


“안녕하세요, 이상화입니다. 오는 데 불편함은 없었나요? 빨리 온다고 했는데, 도시로서 기능이 마비된 곳이라 도로 사정이 열약해요. 우회[180]해서 오느라 조금 늦었습니다.”

“아닙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군요. 안녕하세요, 김준서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9. 짧은 인사를 마친 후, 잠시 침묵이 흐른다. 침묵은 괴롭다. 말을 건네야 카지노 가입 쿠폰.


“도로 사정이 안 좋나요?”

“아 그게, 30년 전만 해도, 정말로 인프라[181]가 좋은 도시였는데, 아시잖아요, 대한민국 출생률이 바닥 치고, 다들 대도시로 옮겨서, 자연스레, 모든 게....... 특히, 교통 시스템이 붕괴가 되어서, 지금은 여기서 운전하는 게 위험천만[182]합니다.”

“위험천만하다니요?”

“신호등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도로 관리가 엉망이라 군데군데 잡초도 많고요. 방치된 도로에 폐기물도 많고요. 더군다나 길짐승의 출몰[183]이 잦아...... 여기서는 함부로 속도를 내다가는....... 아시죠? 빵!”

“그런데도, 아직도 터미널을 운영하네요.”

“고속버스가 시내를 달리지는 않으니, 저도 준서 씨 덕분에 알았네요. 아직도 터미널이 있다는 사실을.”

“그럼 보통 청송동까지 어떻게 가야 하나요?”

“서울에서 오려면, 운전해서 와야 해요. 아니면, 저희가 운영하는 공공버스가 카지노 가입 쿠폰데요, 그것을 신청해도 됩니다.”

“공공버스요?”

“네, 청송동이 외진 곳이라, 선뜻 오기가 망설여지니까요.”

“신청해야 했는데, 몰랐어요.”

“제 잘못이지요. 갑자기 방문하리라 생각을 못 해서, 이야기를 안 했어요. 그래도, 이렇게 오셨으니, 하루 가이드 역할 제대로 하겠습니다.”


터미널을 나와서 주차장으로 간다. 덩그러니 놓인 한 대의 차, 연식[184]이 20년은 돼 보이는 은색 승합차다. 굴러가기는 할까?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녹이 슨 철제 외장과 군데군데 칠이 벗겨진 외장, 그리고 흙먼지로 뒤덮인 뿌연 자동차 바퀴 휠은 오래된 나무의 나이테처럼 이 도시의 흥망성쇠를 말해준다. 이상화가 정부 카지노 가입 쿠폰이 아니었다면, 필시 납치당했다고 생각했으리라.

“그럼 출발합니다. 좀 쉬세요.”






쿨럭거리는 할아버지 엔진 소리와 함께, 혹시나 새로운 보금자리가 될지도 모르는 곳으로 향카지노 가입 쿠폰.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다. 워낙 운이 없어서다. 태어나 보니 출신은 싱글엑스다. 공부는 곧잘[185] 했다. 자랑은 아니지만, 서울에 있는 대학교를 졸업했다. 졸업 후, 대기업에 입사했다. 남들에게 부러움을 사는 촉망받는 젊은이, 그게 바로 나다. 아니, 나였다. 그리고 30대 중반부터 기억은 통째로 사라진 기분이다. 블랙아웃이다. 그래서 인정하기 어렵다. 지금의 현실을. 40대 중반까지 독신으로 살아간다는, 그러니까 내 말은 애초에 결혼이나 자녀는 바라지도 않는다, 평범한 카지노 가입 쿠폰조차 될 수 없는, 사회에서 버림받은 자로 살아가는 삶을 그 누가 꿈꾸겠는가!


“들개 무리가 보이네요, 휴, 돌아서 가야 하나?

그럼 한참을 돌아가는데........”


이상화는 상향등을 켜 들게 무리가 이쪽을 보게 카지노 가입 쿠폰. 그리고 자동차 경적을 힘차게 여러 번 누른다.


빠아아아앙, 빠아아아앙, 빵빵


혼비백산한[186]들개 무리가 빠른 속도로 시야에서 사라진다. 이상화 씨는 게임의 힘겨운 몬스터를 해치운 양, 한껏 우쭐거리는 표정을 지며 나를 힐끗 본다. 길짐승을 내쫓은 게 무슨 자랑이라고.


“준서 씨, 결혼하기도 어려운 환경에서, 독신세까지 내라고 압박하는 정부.

저도 가끔은 부당하다고 생각해요. 안 그래요?”


이게 무슨 희한한 질문인가? 혹여 나를 시험하려는? 혹시 이 자가 트리플엑스? 대답을 잘해야 카지노 가입 쿠폰.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카지노 가입 쿠폰야 한다지요, 대한민국에서 생활하는 사람은

대한민국의 법을 따르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완벽하다. 완벽한 모범 답안이다.


“맞아요, 생각이 짧았네요.”

“상화 씨는 어려 보이는데, 아직 독신세와 관련은 없잖아요?”

“저요? 저는 비혼자예요. 나이와 관계없이 비혼자로 살 수 있어요. 정부에 신고만 하면. 모르셨구나. 다만, 신고 후, 독신세를 내야 해요. 아니면, 대체할 것을 찾거나. 청송동에 모인 사람은 비혼 선언을 한 자거나, 만 45세를 넘어서도 결혼을 안 했거나 이혼 후 자녀가 없는 혼자인 사람입니다. 아, 그리고 부모가 없는 아이도요.”


이상화는 붙임성이 좋아 보인다. 꿀이 떨어지는 부드러운 목소리는 아니지만, 신뢰감을 느낄 수 있는 단단한 음성이다. 비혼을 선언한 이유가 성격의 문제는 아니다. 그나저나 소름이 돋는다. 놀랍다. 청송동에 모인 카지노 가입 쿠폰이 모두 혼자라니. 그런데 훈훈한 기운이 마을을 감싼다고 생각은 왜 드는지.


분명히 ‘혼자’라는

단어는 외롭고 쓸쓸한데.

그런데 따뜻할 것 같다.

그런데 포근할 것 같다.

그런데 다정할 것 같다.

그런데.......


자동차 창문 너머로 색이 바래진 과거의 영광을 멍하니 바라본다. 길 카지노 가입 쿠폰 놓인 쭉정이 전봇대에는 더는 전선이 보이지 않는다. 녹이 슬어 흰 속살이 훤히 보이는 낡은 표지판을 만난다.


카지노 가입 쿠폰 냄새로 가득한 사랑의 도시,

○○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카지노 가입 쿠폰 냄새로 그득한 도시라....... 그랬을지도, 저 멀리 아파트가 보인다. 형태는 아파트이지만, 아파트라 말할 수 있을까? 멀리서도 보인다. 한쪽 벽에 빽빽하게 자리 잡은 푸르스름한 이끼들. 이제는 아파트 벽은 그들의 서식처다. 부드러운 녹색 빛깔을 띤 이끼와 뒤섞여 그들의 영역을 넓혀가는 야생 포도 덩굴은 더욱더 위세를 펼친다. 쭉 뻗은 그들의 손길은 먼지와 물기로 뒤덮인 창문을 뚫고 인간의 공간으로 침투한다. 인간의 생활반응은 더는 없다. 작은 새, 얼룩덜룩한 꽃, 들개, 길고양이 그리고 한쪽 벽에 나부끼는 반쯤 찢긴 대형 현수막.


정부는 보상하라!

이대로 쫓겨나기 억울하다!

소중한 고향을 살려내라!


방치된 도로 사이사이에 작은 틈이 보인다. 그 틈 사이사이로 인간을 배제한[187] 새로운 생태계가 조성[188]중이다. 나름 볼 만하다. 아니, 아름답게 느껴진다. 인간의 손길은 닿지 않는, 인간을 제외한 모든 동식물의 힘으로 만들어가는 새로운 도시. 우리는 이곳을 폐허[189]라 부르지만,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중일지도. 인간은 잠시 자연을 빌려 쓸 뿐인데, 스스로 주인이라 생각하는 오만함은 어디서 비롯[190]됐을까?


“준서 씨, 도착했어요.

청송동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to be continued........




[171] 조용하고 잠잠한 상태.

[172] 공허(空虛): 속이 텅 비다.

[173] 고풍(古風): 예스러운 풍치나 모습.

[174] 인적(人跡): 사람의 발자취 또는 왕래.

[175] 날씨가 흐리고 으스스하다.

[176] 무성(茂盛―): 생각이나 말·소문 따위가 마구 뒤섞이거나 퍼져서 많다.

[177] 색출(索出): 뒤져서 찾아냄.

[178] 갓난아이가 두 팔을 머리 위로 벌리고 자는 잠.

[179] 인류애(人類愛): 인류 전체에 대한 사랑. 인류를 사랑하는 일.

[180] 우회(迂廻): 멀리 돌아서 감.

[181] 인프라(infrastructure): 생산이나 생활의 기반이 되는 중요한 시설. 도로·항만·철도·통신·학교·병원·상수·하수 처리 시설 따위.

[182] 위험천만(危險千萬): 위험하기 짝이 없음.

[183] 출몰(出沒): 어떤 현상이나 대상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함.

[184] 연식(年式): 기계류, 특히 자동차를 만든 해에 따라 구분하는 형식.

[185] 제법 잘.

[186] 혼비백산(魂飛魄散): 혼백이 이리저리 날아 흩어진다는 뜻으로, 몹시 놀라 넋을 잃음을 이르는 말.

[187] 배제(排除): 물리쳐서 제외함.

[188] 조성(造成): 만들어서 이룸.

[189] 폐허(廢墟): 건물·시가·성곽 등의 황폐하게 된 터.

[190] 사물이 처음으로 시작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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