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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천사 Apr 08. 2025

카지노 쿠폰는 원래 12시에 자던 사람이야

라디오 청취, 좋아하시나요

별이 쏟아져 하늘 바다로

바람 불어 내 마음도 나부껴

돛을 내려라 바로 여기로부터

항해의 시작이다


먼 하늘에 파도치는 오로라

큰 고기떼를 몰고 온다

그물을 내려라 이제 너의 마음은

만선을 이룬다


라디오를 늦은 시간까지 즐겨 듣던 때가 있었다.

10대에는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

2,30대에는 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동시간대 청취율 1위를 고수하던 별밤이라 부르고, 꿈음이라 부르던 그 프로그램들.

위의 글은 <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시그널 송이다.

결혼을 하면서? 아이가 태어나면서?

정확히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밤시간의 라디오 청취는 사치가 되어버렸다.

이유인즉슨, 태봉이와 함께 잠자리에 들면 서다. (열두 살이 되었지만 우린 한방에 다 같이 잔다.)

어렸을 때는 책을 읽어주다가 자느라 그랬고, 요즘은 함께 잠들기 전까지 나누는 카지노 쿠폰기들이 즐거워서다.

(어쩌면 태봉이는 잠자리 독립을 원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걸 실행하지 못하는 것은 오롯이 나로 인한 것이라고 생각도 드는 중이다.)


하지만, 요즘은 그렇지 못하다.

태봉이는 아직 수학학원을 다니지 않고, 수학은 아빠랑 함께 하고 있다.

그날은 아빠가 늦게 오는 날이라, 수학문제집 채점이 내 몫인 된 날.


난 틀려도 된다고 카지노 쿠폰기하고, 틀린 문제를 다시 틀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수차례 강조하지만,

열두 살 아이는 그저 다 맞지 못한 것이 답답하고 화가 나고 짜증이 나다보다.

그렇게 실랑이하다 보면 어느덧 시간은 10시 반, 11시를 훌쩍 넘어서 있다.


매일 10시가 되면, 자자~ 했던 내 말투를 태봉이가 그대로 따라 했다.


"카지노 쿠폰, 자자!"


거기서 나도 모르게 큰 소리를 내고 말았다.


"카지노 쿠폰, 원래 12시에 자던 사람이야! 좋아하는 라디오프로그램 10시부터 들으면서.

근데 태봉이랑 함께 이야기하다가 잠드는 게 좋아서, 매일 밤 10시에 함께 누웠는데 이제 그럴 필요 없을 것 같아. 카지노 쿠폰도 책도 읽고 싶고, 글도 쓰고 싶고, 필사도 해야 하는데 태봉이 위해서 같이 누웠거든!

근데 태봉이는 카지노 쿠폰한테 수학문제 틀린 것 가지고 짜증 내고 하는 모습 보니 더 이상 안 그래도 된다는 생각이 드네."


아이는 적잖이 당황한 듯했다.

처음 듣는 카지노 쿠폰기였을 것이다.

카지노 쿠폰가 라디오 프로그램 청취하는 걸 좋아하는 걸 아는 태봉이는 매일 아침 일어나면 93.9에 채널을 맞추어 컴포넌트를 켜주고, 저녁 먹을 때는 89.1에 채널을 맞추어 컴포넌트를 켜주는 다정한 아들이다. 하지만 밤시간에 카지노 쿠폰가 라디오를 듣고 싶어 한다는 걸 처음 들은 것.


먼저 들어가라 했고, 먼저 자라 했다.


15분쯤 흘렀을까..


아이는 방에서 나와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카지노 쿠폰, 미안해요... 수학문제로 투정 부려서..."


오 마이갓!

어른인 나보다 낫다. 자주 토라지고 먼저 말 건네지 못하는 우리 집 남자 1호보다 네가 낫구나!


반성하는 아이에게 무슨 말이 더 필요하랴!

그냥 꼭 껴안아주었다..


그리고 우리는 함께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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