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 <카지노 게임 사이트17
스포일러 주의<카지노 게임 사이트17에 대한 정보가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분들은 뒤로 가기 해주세요.
지구는 숨쉬기 곤란해진 2054년.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친구 티모와 벌인 마카롱 사업이 망해 사채업자에 쫒겨 죽을 위기에 처하자 지구를 떠나기로 한다. 약삭빠른 티모와 달리 야무진데 하나없이 어리벙벙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 약관도 제대로 읽어보지 않고 새로운 개척 행성 니플헤임으로 가는 우주선의 익스펜더블에 지원한다. 익스펜더블은 기억과 생체정보를 저장해놓고 정착에 필요한 위험한 일들을 도맡아 하는 존재로 죽을때마다 리프린팅되어 다시 태어난다. 사채업자에게 잔인하게 죽기 싫어 지구를 떠나놓고는 죽는게 직업이 되어버린다.
죽는건 도대체 어떤 기분이야?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니플헤임의 정착을 위한 여러 인체실험에 투입되고 그 과정에서 반복해서 죽고 리프린팅을 통해 다시 태어난다. 우주선의 많은 사람들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게 호기심 그득한 눈을 반짝이며 죽는건 도대체 어떤 기분이냐고 묻는다. 마치 놀이공원에서 롤러코스트 먼저 타고 돌아온 친구에게 '야 어땠어? 재미있었냐'라고 묻는 식이다. 예의나 상상력, 공감등 죽음과 관계된 사려깊은 모든 것들이 배제된 무도한 질문앞에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말문이 막혀버리고 만다. 보육원 친구 티모조차 얼음구덩이에 빠져 조난된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게 '잘 죽고 내일 만나'하며 구할 생각도 안하고 떠나버린다. 이렇듯 우주선의 사람들 대부분 카지노 게임 사이트와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죽음에 대해 최소한의 배려도 헌사도 보내지 않는다. 마치 의약품이나 화장품 개발에 쓰여지는 동물들을 바라보는 시선과 같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싸구려 단백질로 저렴하게 만들어져 사람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대신 하다 죽으면 똑같이 찍어내 다시 그 일을 반복하는 피조물일 뿐이다. 인간처럼 대체 불가능한 고유한 영혼과 개성으로 구별되는 존재가 아닌 것이다. 아무도 그의 죽음을 추모하지 않는다.
너의 모든 죽음에 함께 할께
미키는 그 모든 죽음이 아프고 공포스럽다. 반복되는 죽음의 고통은 익숙해지지도 둔감해지지도 않는다. 하지만 익스펜데블 계약서에 함부로 사인을 하는 바람에 몸에 대한 소유권을 잃어버렸다. 미키는 고통스럽다고 호소하지도, 왜 내 몸을 함부로 다루냐고 분노하지도 못한다. 한번의 선택으로 영원한 굴레에 얽혀 간을 쪼이는 프로메테우스처럼 다만 견딜뿐이다. 그런 그의 곁에 여자친구 나샤가 있다. 영화 초반 나는 그녀를 오해했다. 반복되는 죽음으로 혼란해져 문제를 일으키는 익스펜더블을 안정시키는 요원이 아닐까 생각한 것이다. 계급과 기질 피지컬등 모든 면에서 우수한 그녀가 미키하고 사랑에 빠지는 것이 영 미심쩍어 영화 종반까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했다. 나샤는 미키가 새로 태어나 두리번거릴때 다정하게 눈을 맞춰주고 자신의 옆자리를 내어주고 그를 사랑해준다. 미키를 사랑하기 시작한 이후 나샤는 수없이 리프린팅되어 함부로 쓰여지다 외롭게 죽어가는 미키들의 곁에 있어준다.
우리는 때로 한 것보다 안 한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녀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게 죽을때 어떤 기분이냐고 묻지 않는다. 그가 겪는 죽음의 고통과 감정을 고스란히 지켜봤기 때문이다. 수십번 죽는것도 끔찍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수십번 지켜보는 것도 고통의 양에 있어서는 죽음과 비슷할 것이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죽어가는 순간 조금이라도 편안하도록 그를 끌어안고 뜨거운 눈물로 배웅한다. 나샤는 반복되는 죽음과 리프린팅으로도 변하지 않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순수하고 선한 본성을 알고 있고 그가 다시 태어나기를 기다려 주는 유일한 사람이다. 그리고 가래떡처럼 함부로 만들어져 비틀거리는 모든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환대해준다.
완전 럭키카지노 게임 사이트잖아
우리가 어떤 나무를 사랑한다고 할때 그 나무의 모든 부분을 사랑하는 것이다. 예쁜 꽃이 달려있는 가지나, 거칠게 꺽어져 진액이 흘러나오는 가지나, 단단한 옹이가 박혀 있는 가지나 모두 그 나무의 것이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17과 카지노 게임 사이트18이 공존한 사고 상황에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은 서로를 적대하며 당황하지만 나샤는 편견없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을 사랑한다. 그녀가 꿈꿔왔던 엉큼한 성적 환타지를 시도해 볼수도 있으니 완전 럭키카지노 게임 사이트인것이다. 유난히 징징댔던 몇번째인가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 소심하고 찌질하지만 이타적인 면이 도드라진 카지노 게임 사이트17, 거칠고 반항적인 카지노 게임 사이트18. 어떤 모습으로 태어나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인 것이다. 누군가 18은 내가 갖고 17은 나샤가 갖는걸로 하자고 제안했을때 나샤는 과격하게 거절한다. 모든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하나고 그리고 모두 다 내꺼야. 그녀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와의 사랑에 있어서 독점적인 지위를 가질 자격이 있다.
이 영화의 배경이 굳이 우주인 까닭은 나샤가 보여준 일방적인 사랑의 양이 우주적인 스케일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도 해본다. 하지만 나샤 또한 미키의 거듭된 죽음으로 새로운 개척지에 정착이 가능했다는 점, 그리고 그 곳에서 새롭게 발견된 자신의 리더십을 발휘하며 살아갈수 있다는 점에서 상호 구원을 교환하는 셈이다. 나샤에게도 미키는 현재의 모습을 다른 차원의 것으로 변화시키는 럭키한 존재, 럭키미키인것이다.
이상, 우주적인 사랑이야기 <카지노 게임 사이트17이었습니다.
생각의 편린들
1) SF적인 설정이나 의상, 외계생명체의 디자인등은 어디서 본듯 익숙하다. 솔직히 니플헤임의 원주민인 크리퍼는 미야자키 하야오 <바람계획의 나우시카에 나온 오무랑 너무 닮았다. 봉준호 감독은 인터뷰에서 크루아상을 크리처 디자인 감독한테 보여주면서 이런 느낌으로 만들어 달라고 했다 한다. 미키17의 컬러는 미끈하고 차가운 많은 SF영화와는 다르게 빛 바래고 먼지가 묻은 색감이다. 미키가 리프린팅 되는 방식도 마치 구식 도트 프린터가 작동하는 것을 닮았다. 재생 용지에 뼈와 살을 한겹 한겹 붙이며 치이익 치익 느린 속도로 뽑아내는 식이다. 그래서 좋았다는 이야기다.
2) 정복사령관 성이 마샬(Marshall)인 점이 웃겼다. 계엄령인 마샬로(Martial law)를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영화를 본 많은 사람들은 독재사령관 부부와 보좌관등에서 지금 한국 정치현실과 너무 비슷하다고 다투어 말한다. 미국이나 다른 나라들 반응도 비슷하다. 정복사령관을 닮은 자기 나라의 정치인 이름을 제각각 꼽고 있다. 독재자는 멍청하고 사악하고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한다는 점에서 닮았기 때문일까.
3) 영화마지막 부분.. 스코어 보드판에 미키의 이름이 적혀있고 그 아래 17이 18로 바뀔듯 말듯 하다 숫자가 지워지고 반스라는 미키의 성이 씌여진다. 미키는 미키 반스였던 것이다. 관객들은 그제서야 미키의 온전한 이름을 알게 되는데, 숫자를 거듭하며 영생을 사는 리프린팅 인생에서 언젠가는 죽게 되는 필멸의 존재성을 미키가 스스로 획득했다는 것을 상징하는 장면이다.
4) 니플헤임,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세계가 창조되기 이전부터 존재하던 차가운 곳, 하지만 결국은 침입한 지구인들을 허락한 다정한 행성인 그 곳. 그 행성은 어떻게 될까? 얼빵한 노동자도 군인도 과학자도 심지어 곰벌레 닮은 외계인도 소통하고 어울리며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글쎄올시다. 풍요롭고 아름다운 지구도 짧은 시간 작살내고 떠난 인간들이다. 2139년쯤 니플헤임의 거대한 적란운을 뚫고 녹슨 우주 개척함선 여러대가 솟아오르는 장면이 상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