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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쿠폰 쓰면 보여요

"엄마 내가 원고가 안 보여."



아이가 작성해 두었던 학교 방송부 원고 파일을 확인하던 중 써 둔 글이 안 보인다고 한다. 나는 어떤 상황인지 보기 위해 아이 방으로 갔다.



"뭐 잘 못 눌렀나? 다른데 저장이 되어있나?"

한글 파일은 있는데 내용이 안보였다. 여러 폴더를 켜 보았지만 아무리 봐도 없었다.



"글씨도 잘 안 써져"

살짝 짜증이 난 듯한 목소리다.



"왜 잘 안되지? 껐다 켜보자."

"흐흥... 껐다가 카지노 쿠폰 켰었어."

슬슬 짜증이 나는 듯 울듯 말듯한 신호를 보낸다.



"그래도 카지노 쿠폰 해보자."

노트북을 껐다가 카지노 쿠폰 켰다.

"잘 써지네. 파일은 있는데 내용은 없고. 어떡하지? 카지노 쿠폰 해봐."

썼던 글은 사라지고, 카지노 쿠폰 찾을 방법이 없었다.



"내가 안 지웠단 말이야!!!"

"어떻게 해. 카지노 쿠폰 해봐야지. 어려우면 엄마가 도와줄게"

아이가 카지노 쿠폰 쓰고 싶어 하지 않는 듯하고, 빨리 처리하고 싶은 듯 해 도와주겠다고 말했다.



"싫어. 엄마 나가!"



아이는 소리 내어 울기 시작했다. 급기야책상을 발로 걷어차며 큰소리로 울어댔다.

나는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랐다. 아이의 감정을 알아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날아가 버렸다.

"그렇게 발로 차며 울지 마! 운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야. 감정이 격해지면 아무것도 못한다고! 지금 해야 할 일을 하라고!"



나의 원성에 쿵쿵대던 발을 멈추었지만, 울음은 끝이 나지 않았다.

"학원 안 갈 거야!"



나는 방으로 가 아이에게 말했다.

"학원 안 간다고? 학원 갔다 와서 하면 되잖아."

"7시까지 선생님한테 보내야 한단 말이야!"

학원에 가야 하는 시간이 한 시간도 채 남지 않았다. 아이는 어떻게든 해보려 하는데 생각이 나지 않는 듯했다.



"학원은 가. 그리고 시간이 별로 없으니 까 엄마가 도와줄게."

"기억 안 나!"


나는 키보드에 손가락을 올리며 말했다.

"그럼 주제가 뭔지 말해봐. 정해진 주제 있을 거 아니야! 엄마가 일단 써볼게. 그리고 네가 어떤 지 봐"

원고를 제출하기까지 시간은 촉박하고, 어쩔 수 없이 도와주어야 했다.



"주제 없어!!!"

원고를 쓰는데 주제가 없었다. 학생 스스로 새로운 내용을 찾아 써야 했다.나는 아이의 마음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정해진 주제는 없고, 새롭게 써야 하니 막막했을 터였다.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니 막연한 마음에 울었던 나였기 때문이다.



"엄마도 예전에 그런 적 있었어. 써놓고 지워져서 다시 써야 했어."

어떻게든 아이의 마음을 공감하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그럼 아이의 기분이 좀 나아질까.



아이가 카지노 쿠폰 생각해 내기에는 시간이 짧은 듯했다.

"시간이 부족하니까 선생님한테 사실대로 말해. 썼던 글이 지워져서 카지노 쿠폰 써야 하는데 지금 학원 가야 하니 제출하는 시간을 늦춰 달라고."



대답이 없자, 알아서 하겠지,라는 생각으로 방을 나왔다. 아이는 마음이 정리되었는지 점퍼를 입고 인사도 없이 밖으로 나갔다. 학원에 가는 모양이었다. 인사도 없이 간다고 화를 낼 뻔했다. 아무 말 없이 지켜보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했다.



(아이가 학원에서 돌아왔다.)



아이는 방으로 가 점퍼를 벗고 책상 앞에 앉았다.

"선생님꼐 말씀드렸어? 어떻게 하기로 했어?"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아이 방으로 갔다.



"내일 아침 8시까지 보내라고 하셨어."

"다행이네. 어려우면 불러 엄마가 도와줄게"



나는 방을 나와 아무 말 없이 부엌정리를 하며 아이를 기다렸다. 아이 스스로 해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한 듯했다.



잠시 후, 아이가 나를 부른다.



"엄마. 이것 좀 봐줘"

"오! 카지노 쿠폰 했네!? 잘했다! 지금 쓴 내용이 훨씬 좋아. 카지노 쿠폰 쓰니까 더 좋아졌어!"

"응. 카지노 쿠폰 하니까 되네~(웃음)"

아이는 차분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이의 말을 들으니 안심이 됐다. 스스로 해결한 아이가 기특했다.



나는 아이가 크든 작든 어려움이 있을 때 극복할 수 있는 아이로 자라기를 바란다. 글을 썼다 지운 건 자신의 실수이니까, 그것을 바로 인정하고, 다시 해보기를 원한다. 감정을 정리하고 지금 당장 해야 하는 것을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힘든 감정에 매몰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나의 감정에 빠지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남편과의 갈등으로 찢긴 마음과 억울함으로 울고 또 울며 좌절했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였는지, 울지 않게 됐다. 책 쓰기를 시작했던, 그때부터 였을까?



책 쓰기로 매일을 보내면서 일상에서 했던 일은 지금의 상황을 관찰하는 것이었다. 일어나는 상황에서 마음에 콕 닿는 장면들이 있었다. 말이나 행동들이 내 안에 쑥 들어왔다. 바로 글을 쓸 수 없을 때는 메모해 두었다. 그리곤 혼자 있는 시간이 되면 바쁘게 키보드를 두드렸다.



나를 힘들게 했던 상황들을 글로 옮기고 하나의 꼭지로 완성하면 뿌듯함이 밀려왔다. 힘든 감정들은 의식 없이 흘러갔다. 마음이 단단해져 가고 있었다.



가끔 글 쓰는 것이 힘들고 부담이 된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글을 쓸 시간이 없다고 말한다. 내가 글을 쓸 수 있었던 것은 책 쓰기가 목표였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목표이기도 했지만, 나에게 글 쓰는 일은, 그 자체로 쉼이면서 행복이었다. '나'라는 한 사람을 성장시켜 주었고 마음을 단단하게 했기 때문에 꼭 목표가 있어야지만 글을 쓸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왜냐하면 나는 책을 낸 지금도 계속 글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책을 내기 전보다 책을 낸 후 글쓰기가 더 즐거워졌다.



나는 지금을 직면하며 살아가고 있다. 가족과의 관계가 힘이 들거나 불만이 있을 때가 있었지만, 지금의 나에게 집중하다 보니 삶에 대한 만족과 감사로나를 채우게 되었다. 글쓰기로 지금의 느낌을 알아차리고 표현하니 삶이 풍요로워짐을 느낀다.





저의 또 다른 이야기가 여기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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