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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뭉클 Feb 08. 2025

문학 카지노 게임 일기(3): 우리 '사이'


카지노 게임이란 무엇인가?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문제를 해결하거나 궁금증을 풀기 위하여 서로 의논함.'이다. 여기에서 방점은 '서로'에 찍힌다. 문제를 해결하고 궁금증을 푼다고 생각하는 순간에 카지노 게임자가 혼자 말하고 있다면? 내담자가 계속 듣고만 있다면? 반대의 경우도 생각해 본다. 내담자가 계속 얘기하는데 카지노 게임자가 듣고만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카지노 게임는 어떤 역할을 하는 걸까?


미래를 예측하기

팩트를 짚어주기

희망을 불어넣기


어느 쪽도 100%는 아니다. 언제나 옳은 정의도 아니고. 하지만 분명한 건 카지노 게임자는 스토리텔러와 아주 많이 닮아 있다. 소설가와 닮았고 시인과 비슷하기도 하지만, 때론 과학자 같고 요리사 같기도 하다. 겉보기엔 다른 분야 같지만 어느 정도 깊이를 가지고 공부하고 숙련한 사람들에게선 비슷한 모습이 떠오른다. 자신만의 기준과 철학을 가진, 간결하고 겸손한 모습.


그러니까, 카지노 게임로 시작해서 여러 직업의 여정을 살아내다 종국엔 스토리텔러로 끝나는 일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 카지노 게임로 시작하지만 소설가도, 시인도, 과학자도, 요리사도 되었다가 마지막엔 어떤 이야기를 '서로'에게서 발견하고 마는 것이다.


흥미 -발견

침묵 - 말문

공감 - 거리

포기 - 수용

치료 - 예방



카지노 게임에 대해서 오래 생각하다 몇 가지 '사이'에서 오가며 균형을 잡고 있는 장면이 떠올랐다.



흥미 -발견

내담자의 흥미를 끈다는 건 별일 없이 살고 있다고,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삶에 스크래치를 내는 일이다.아이러니하게도, 정말 이렇게 사는 게 맞는지, 전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만이 카지노 게임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해결의 실마리가 이미 내담자에게 있다는 반증이다. 그러니 카지노 게임자가 내담자 '사이'에서 얼마나 힘의 밸런스를 맞추느냐중요해진다.


상대의 힘을 믿어주는 자의 힘.

발견에 대한 설렘이 주는 몰입.


끊임없이 탐구해야 한다. 내담자는 제각기 다르고, 카지노 게임자는 각각의 내담자에게서 그들의 힘과,몰입의 원천을 이해하고 구체적으로 유도해야 하기 때문이다.



침묵 - 말문

'나 자신을 드러내 보이는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다.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 별일 없이 잘 지내고 있다. 아니, 그렇지 않을 때도 있지만 무튼 말하고 싶지 않다. 불편하고 불안하다. 오늘도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공유와 피드백은 문학 카지노 게임의 정수지만, 모두가 말문을 쉽게 열고 마음을 내어주는 것은 아니다. 이미 정의했듯, 카지노 게임은 문제를 해결하기도 하지만 궁금증을 풀어주기도 한다. 내담자 스스로 자신이 궁금하지 않다면 우리의 카지노 게임은 시작조차 불가능하다.



공감 - 거리

조언, 편견, 판단, 충고 없이 눈앞의 내담자를 바라볼 수 있는가? 매일의 상황과 사람을 관찰한 기록은 필수적인가? 일기와 일지 사이의 기록은 지나친 공감이 가져올 관계의 파괴를 막아줄 있을까?



포기 - 수용

카지노 게임의 목표 중 하나는 수용을 돕는 일이다. 수용은 '저항하지 않음'이다. 우리는 수용과 포기를 자주 착각하고 헷갈려한다. 수용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는 것. 영향받지 않고, 개의치 않아 하는 것이다. 수용을 돕는다는 건 내담자가 뿌리 깊은 자기혐오를 깨닫도록, 내담자의 고통이 제자리를 찾도록 돕는 일이다. 슬픔, 자괴감, 분노와 수치, 자기 연민... 그 모든 감정의 밑바닥에 두려움이 있음을 깨닫게 돕는 일이다. 감정은 끈적거리는 성질을 지닌다. 두려움의 출처를 알지 못하면 감정을 일시적으로 떼어내는 건 큰 의미는 없다.



치료 - 예방

카지노 게임과 몸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다. 견디는 몸을 인식하고 자신의 체온과 호흡을 다스릴 수 있다면? 치료보다 예방이 더 중요하다. 카지노 게임은 문제의 상황에서필요한 것이 아니라 늘 필요하다. 우리에겐 무탈해 보이는 일상에 대한 관점 조정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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