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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차원에서 초청한 외국 교수님이오시면, 가장 한국적인 장소라고 생각되는 곳을 소개해드린다.가장 핫한 장소로 변화를 주어야 하는지 매번 고심하지만, 결국은 제일 한국적인 장소를 안내해 드렸고,처음 마주하는 한국의 모습에 흡족해하신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아름다움을 마주한다. 거리의 화려한 네온사인, 유럽풍의 건축물, 트렌디한 패션과 해외에서 유행하는 라이프스타일까지.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리고 삶의 경험이 쌓일수록 깨닫게 된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나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을. 그래서일까. 나이가 들수록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아름답다"라는 말이 더욱 마음 깊이 와닿는다.
한국적인 것의 미(美)는 단순한 전통의 계승을 넘어, 시대와 함께 변화하며 살아 숨 쉬는 아름다움이다. 예컨대, 한옥의 곡선은 단순한 건축 구조가 아니라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미학이다. 기와지붕이 하늘을 향해 살짝 들린 모습은 마치 날아오를 듯 경쾌하면서도 안정감을 주고, 마당을 중심으로 배치된 공간은 가족과 이웃이 함께하는 삶을 자연스럽게 만든다. 과거에는 조선시대의 양반들이 거닐던 공간이었지만, 오늘날에는 카페나 갤러리로 변모하며 현대인의 감성을 품고 있다. 한옥이 여전히 아름다운 이유는 그것이 단순한 유물로 머물지 않고, 시대와 함께 살아가기 때문이다.
음식에서도 한국적인 미를 발견할 수 있다. 전 세계에서 ‘건강한 음식’이 주목받고 있지만, 이미 우리의 밥상에는 수천 년간 이어져 온 균형 잡힌 식단이 자리 잡고 있다. 된장과 김치는 발효과정을 거쳐 깊은 감칠맛을 내면서도 몸에 좋은 유산균을 가득 품고 있다. 정갈한 한식 한 상차림은 단순히 먹는 행위를 넘어,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조화로운 삶을 담고 있다. 이처럼 우리의 식문화는 단순한 먹거리가 아니라 자연, 건강, 그리고 정(情)까지 함께 아우르는 삶의 철학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아름답다’는 말은 단순히 전통을 고집하자는 뜻이 아니다.과거의 유산을 지키되, 그것을 현재와 연결하고 미래로 확장하는 과정이야말로 진정한 ‘한국적인 것의 미(美)’라 할 수 있다.결국, 가장 한국적인 것이 예쁜 이유는 그것이 우리의 삶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나고 자란 땅, 익숙한 소리와 맛, 우리만의 감성이 담긴 문화 속에서 우리는 가장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존재할 수 있다. 세계의 다양한 아름다움 속에서도 결국 우리가 돌아오게 되는 곳, 그곳이 바로 ‘가장 한국적인 것’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