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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준 Jan 15. 2025

카지노 게임 속의 낙원





그림은 카지노 게임이다.


국문학자이며, 문학 평론가, 소설가인 이어령은 글, 그림, 카지노 게임, 모두 '긁다'에서 파생되었는데, 글씨를 긁으면 글이 되고, 모양을 긁으면 그림이 되며, 마음속의 어떤 생각을 긁으면 카지노 게임이 된다고 했다.


나는 어린 시절을 유난히 그리워한다.


나의 작품의 주제는 유년시절 자연과 함께했던 행복하고 풍요로운 카지노 게임들이다. 채 철들기 전에 떠난 고향이지만 나의 친구였던 산, 나무, 꽃, 새……. 마음속에 켜켜이 쌓여있는 카지노 게임들을 표현하게 된다.

불행하게도 현실에서 고향을 잃어버린 것은 오래전 일이다. 마을을 가로지르던 미역 감고 가재 잡던 냇가, 산토끼 쫓고 다람쥐 쫒던 야트막한 산, 언덕 위에 서있던 소나무들, 길섶을 따라 피어나던 이름 모를 들꽃, 맑은 물이 넘실거리는 연못과 오리 떼들, 이런 정겨운 모습은 흔적조차 찾을 수 없다. 무참히 파헤쳐지고 개발된 고향은 낯설다. 우리는 개발과 발전이라는 미명 아래 너무도 소중한 많은 것을 잃었고, 잃어가고 있다.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들수록 유년의 카지노 게임을 이상향으로 간직하게 되고 손에 잡힐듯한 카지노 게임들을 되새김질하게 된다.


오늘도 나는 내 마음속에만 존재하는 유년의 고향을 찾아 카지노 게임 속의 시간 여행을 떠난다






카지노 게임

김정준, Song of Nature, Digital print on paper, 90.9 x 60.6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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