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집 풀이 분량을 채우지 않은 작은 아이를 앉혀 놓고 야단을 칠 때에도 네가 곁에 있었다. 큰 소리가 나는 이유를 알아내려고 코를 치켜들고 킁킁거렸다. 왜 갑자기 짖어 대는 거야, 그 종이 뭉치를 쾅 내려치는 이유가 뭔데, 저 카지노 쿠폰은 왜 이 카지노 쿠폰한테 등짝을 맞는 거니. 너는 그렇게 묻고 있었다.
책가방을 둘러맨 채 지친 다리로 자전거 페달을 열심히 밟아 집에 도착한 큰 카지노 쿠폰를, 너는 밤늦도록 기다렸다. 도어록을 여는 소리에 기지개를 켜며 현관으로 나갔다. 카지노 쿠폰가 반갑게 부르는 소리를 들으며 꼬리를 흔들었다. 펄쩍펄쩍 뛰고 싶은 마음을 엉덩이와 고개로 누른 채 쓰다듬는 카지노 쿠폰의 손길을 받아주었다.
내가 큰 아이를 불렀을 때 너는 소파에 배와 턱을 납작 대놓고 졸고 있었다. 그날도 나는 투덜거렸다. 아이에게 공부를 더 열심히 하라는 말 뒤에는, 중학교 졸업을 앞둔 아이들에게 아무 영화나 틀어주는 공교육 방관과, 그 공백을 사교육에 의존해야 하는 흔한 워킹맘의 비애와, 거기에 단단히 뿌리를 내린 학원의 번성, 즐거움을 저당 잡힌 채 열심히 달려가도 열에 아홉은 실패로 명명되는 시스템, 그 모든 것을 향한 분노가 있었다.
나와 남편이 카지노 쿠폰의 스마트폰을 붙잡고 싸움을 벌였을 때 너는 맹렬히 짖었다. 대체, 왜 그러는 거야! 학원 숙제와 학교 알림 사항마저 스마트폰으로 오는 세상에서, 나는 카지노 쿠폰에게서 스마트폰을 빼앗았다. 남편은 카지노 쿠폰가 적당한 선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 그걸 돌려주려 했다. 나도 그런 신념을 갖고 이미 여러 차례 카지노 쿠폰에게 기회를 주었노라고 외쳤다. 판도라의 상자는 결국 열리고 마는 것을, 부정하고 또 부정했다.
뭐 하는 카지노 쿠폰인지 이렇게 다정한 너를 잃어버린 전 집사 대신, 너는 곧 마흔두 살이 되는 '코리안 앵그리 맘(Korean Angry Mom)'과 살게 되었다. 아직 갱년기가 온 것도 아닌데, 큰 일이다. 사태를 파악하기 위해 킁킁거려야 할 날이 아주 많을 것 같기 때문이다.
남편은 출근하고 카지노 쿠폰들은 모두 학원에 가고 없는 일요일 낮. 내가 너를 이렇게 걱정하는 줄도 모르고, 너는 따스한 햇살을 덮고 디귿자로 낮잠을 자고 있었다. 나는 대상이 불명확한 화를 삭이려 싱크대와 창문의 묵은 때를 닦고 경건히 분리수거 의식을 치러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