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호
오랜만에 집에 돌아오면 다툼마저 반갑다. 아등바등 부대껴 살던 지난날의 정겨운 기억 때문일까. 이역만리 타향에서 살다 보면 아득해지는 고향 풍경. 부모님 거닐던 갈맷길의 파도, 주말마다 공 던지고 놀던 근린공원의 활기, 즐겨 찾던 낙지집의 매콤한 향이나 따뜻한 국숫집의 온기 등, 익숙했던 모든 것들과 조금씩 그러나 분명히 멀어진 지금. 오래가는 사이의 틈. 멀어진 물리적 거리만큼, 가까이 지내던 사람들과의 심적 거리는 되려 좁혀져, 더 자주 떠오르고 더 깊이 그리워한다. 거리를 이기는 그리움, 시간 위 추억의 설흔雪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