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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파물꼬기 Apr 23. 2025

아빵~ 오늘은 뭐 그려?

딸카지노 게임와 그림계약 체결!

딸카지노 게임와 나는 MBTI가 같다. 우리는 ISFJ !

chatgpt에게 ISFJ는 어떤 성격이야? 라고 물어봤더니 이런 답변을 했다.


ISFJ는 내향적이고 구체적이며 사실적인 정보를 좋아하고 목표 지향적이면서 체계적이다


놀랍다. 딱 나와 딸아이의 모습이다. 딸은 아빠를 닮는다고 하더니 정말이었다. 제발 성격은 닮았다고 치더라도 외모만은 닮지 않기를, 물론 내가 외모가 떨어진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딸카지노 게임는 나처럼 물고기를 좋아했다. 학교 가기 전, ‘니모부부’에게 인사를 하고 밥을 줬고 나처럼 어항 앞에서 물멍도 하는 아주 기특한 카지노 게임였다. 그렇게 딸카지노 게임도 점점 물고기들과 친해져 가던 23년 어느 일요일 오후의 일이다.


딸카지노 게임와 나는 아점을 먹고 어항 옆 소파에 앉았다. 나는 뜨거운 아메리카노, 딸카지노 게임는 핫초코를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딸카지노 게임에게 말했다.


“아빠가 말이야. 물고기 이야기 책을 한 번 써볼까 하는데... 어때?”

“책? 아빠가 무슨 책을 써. 아빠! 책은 아무나 써? 그리고 요즘 누가 재미없게 책을 읽어, 유튜브에 재미있는 영상이 얼마나 많은데!”


반응이 시큰둥했다. 분명 물고기를 좋아하는 딸카지노 게임가 좋아할 줄 알았는데. 하지만 나는 포기를 모르는 남자였다.


“그럼, 아빠랑 함께 책 쓰는 거 어때? 공동작업! 아빠가 글을 쓰고 너는 책에 들어갈 그림을 그려보는 거야. 어때, 재미있겠지?”

“아빠가 보기엔 우리 딸 그림 솜씨가 최고로 좋거든. 느낌도 좋고~”

“아빠! 나 영어 학원도 가야 하고 숙제도 엄청 많아. 내가 한가하게 그림 그리고 있을 때가 아니라고!”


뭐 아빠는 한가하다는 말인가! 그리고 요즘 아이들은 왜 이렇게 학원에 많이 가는지 모르겠다. ‘나 때는 말이야…’라는 말을 하려다 꼰대 소리 들을까 봐 꾹 참았다. 쉽게 넘어오지 않았다. 역시 나처럼 다 계획이 있었다. 어쩔 수 없이 마지막 비장의 카드를 꺼냈다.


“그럼 아빠가 책으로 돈 벌면 신형 카지노 게임패드 사줄게!”


갑자기 딸카지노 게임의 눈이 별처럼 반짝이며 바짝 다가오더니, 귀여운 목소리로 말했다.

“정말! 정말! 신형 카지노 게임패드 사주 거야? 야호 그럼 나도 '그림작가'로 데뷔하는 거네”


말은 빨라졌고 목소리 톤은 높아졌으며 특유의 귀여운 표정이 계속 되었다. 그리고 내 왼쪽 옆구리 쪽으로 더 찰싹 달라붙었다.

“애가 왜 이래~ 저리 가. 아빠가 좋아? 신형 아이패드가 좋은 거야? 아빠 정말 서운해! ”

“그림은 총 42개의 글에 두 장씩이니까 84장, 여유분까지 합쳐서 총 90장 정도면 될 것 같아. 어때, 좋지?”

“그래 뭐, 아빠가 그렇게 원한다면 그리고 내가 쫌 그림을 잘 그리기 도 하니까.힛잇"


그렇게 나는 딸카지노 게임와 ‘그림 계약’을 체결했다. 매주 토요일 오후가 되면 딸카지노 게임는 내 서재로 온다. 고사리손에 카지노 게임패드와 애플펜슬을 들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찾아온다. 오자마자 신나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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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빵~ 오늘은 뭐 그려~?”


그 통통 튀는 말투에, 일주일 내내 쌓인 직장 스트레스가 한 방에 날아갔다.





딸카지노 게임는 나처럼 정확한 걸 좋아했다. 무엇을 그려야 하는지 정확히 알려주면 아웃풋이 훨씬 좋았다. 나는 물고기 사진 중 하나를 보여주며 말했다.


“안시 아빠가 첫 그림이야. 안시 아빠 수염은 Y자 모양이고, 배에 빗살 무늬가 있어. 꼬리와 옆 지느러미가 드레스처럼 멋지게 펼쳐진 게 특징이야. 특이한 점은, 안시 아빠는 알이 부화할 때까지 밥도 안 먹고 알곁을 지켜. 멋있지? 그릴 수 있겠어?”

“정말? 아이고, 안시 아빠 배고프겠다…” 하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나는 옆에서 글을 쓰며 그림 그리는 딸카지노 게임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주말 오후의 햇살이 딸카지노 게임의 새하얀 얼굴을 비췄다. 5분 정도 지났을까. 갑자기 다 그렸다고 했다. 나는 글 두 줄도 못 썼는데. “뭐야, 이렇게 빨리 그려? 대충 그리면 책에 못 넣는다고! 잘그려야는데…” 하며 딸카지노 게임가 그린 그림을 봤다.


딸아이는 아빠의 마음을 알고 있는 걸까? 그림 속엔온기와 사랑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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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만에 뚝딱 그려낸 그림. 수정도 없고 퇴고도 없이 바로 완성된 그 그림. 딸카지노 게임의 이 그림 덕분에,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던 내 글은 마법처럼 매력적인 글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훗날 나는, 딸카지노 게임가 그린 그림들을 보며 지금 이 순간을 떠올릴 것이다. 주말 오후 딸카지노 게임의 얼굴을 비추던 따스한 햇살, 작은 손으로 신나서 그림을 그리던 그 작았던 딸카지노 게임를 말이다.


이제 딸카지노 게임는 벌써 중학교 1학년이 되었다. 숙제도 더 많아지고, 학원도 더 늘어났다. 함께 그림을 그릴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시간은 그렇게 아무 말 없이 사라지고 있었다. 어서 그려야 했고 어서 내가 이 물고기 글을 끝내야만 했다.


나는 바란다. 언젠가 이 물고기 이야기가 한 권의 책으로 세상에 나오길, 딸카지노 게임에게 신형 카지노 게임패드를 건네며 이렇게 말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그림 작가님! 다음 작품 그림도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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